박진회 한국씨티은행장이 3연임을 포기하고 용퇴를 결정해 관심을 쏠리고 있다. /한국씨티은행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박진회 한국씨티은행장이 3연임을 포기하고 용퇴를 결정해 관심을 쏠리고 있다.  

한국씨티은행에 따르면 박 행장은 지난 14일 직원들에게 ‘3연임을 포기하고 용퇴를 결정했다’는 내용의 사내 이메일을 보냈다. 메일에는 그가 행장직을 이달 31일까지 수행하고, 이사회 의장직은 10월까지 유지한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박 행장의 임기는 오는 10월 27일 만료될 예정이었다. 그런데 행장직 임기 만료 두 달 전에 미리 사퇴 의사를 밝힌 것이다. 

이 같은 결정에 대해 업계에선 이례적이라는 반응을 보내고 있다. 박 행장은 2014년 씨티은행장에 취임한 뒤, 지난 2017년 연임에 성공한 인사다. 영업점을 대거 통폐합해 자산관리(WM) 특화 점포 위주로 개편하고, 디지털 금융 거래를 전면 확대한 점을 인정받아 3년 연임에 성공했다.  

업계에선 그가 재선임에 도전할 가능성이 높다고 관측해왔다. 업계에선 갑작스런 용퇴 결정에 최근의 실적 문제가 고려된 것이 아니냐는 해석도 조심스럽게 내놓고 있다. 지난해 씨티은행 당기순이익은 2,794억원으로 전년 대비 9.1% 감소했다. 올 상반기도 이익은 뒷걸음질을 쳤다. 

씨티은행은 올 상반기 순이익이 9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696억원) 보다 46.9% 줄었다. 특히 2분기 순이익은 303억원으로 1년 전보다 72.4% 감소했다. 다만 2분기의 경우, 일회성 요인 이슈가 크게 반영됐다. 회사 측은 2분기 순익 급감 배경에 대해선 “코로나19 관련 충당금 추가적립과 지난해 2분기 769억원 규모의 본점건물매각이익 소멸효과가 반영됐다”고 설명한 바 있다. 

박 행장의 사퇴 의사를 밝힘에 따라 씨티은행은 후임 인선 절차를 서두르고 있다. 씨티은행은 18일 이사회를 열고 은행장 직무대행을 선임할 예정이다. 차기 은행장은 이후 임원추천위원회에서 결정될 예정이다.

업계에선 차기 행장 후보를 놓고 벌써부터 하마평이 나오고 있다. 박 행장의 후임으로는 유명순 수석부행장이 유력한 후보로 떠오르고 있다. 유명순 수석부행장은 1987년 씨티은행에 입행한 후, 대기업리스크부장과 다국적기업금융본부장, 기업금융상품본부 부행장 등을 역임한 기업금융 전문가다.  

유 수석부행장은 지난 2014년 JP모건 서울지점 기업금융총괄책임자로 선임되며 잠시 씨티은행을 떠났다가 2015년 박진회 행장의 첫 임원 인사 때 수석부행장에 발탁돼 복귀했다. 유 수석부행장이 차기 행자에 선임되면 씨티은행 내에는 첫 여성 은행장이 탄생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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