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 안팎에서는 부산시장 보궐선거 핵심 이슈인 ‘가덕도 신공항’ 문제가 선거 승패를 가를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사진은 2013년 9월 23일 촬영된 부산 강서구 가덕도의 모습./뉴시스
정치권 안팎에서는 부산시장 보궐선거 핵심 이슈인 ‘가덕도 신공항’ 문제가 선거 승패를 가를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사진은 2013년 9월 23일 촬영된 부산 강서구 가덕도의 모습./뉴시스

시사위크=김희원 기자  4월 재보궐 선거가 3개월도 채 남지 않은 가운데 여야가 민심 흐름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예민하게 반응하고 있다. 일부 여론조사 결과, 부산시장 보궐선거가 예정된 부산에서 정당 지지율이 국민의힘 우위에서 더불어민주당 우위로 역전됐다는 결과가 나오자 여야 모두 술렁였다.

정치권에서는 그동안 부산시장 보궐선거를 두고 국민의힘이 ‘이긴 선거’라는 전망이 많았다. 이 때문에 최대 격전지로 꼽히는 서울시장 보궐선거보다 부산시장 선거전에 대한 주목도는 떨어졌다. 국민의힘 내에서도 다소 여유를 부리는 분위기가 감지됐다. 그러나 앞서가던 국민의힘 지지율이 민주당에 뒤지는 것으로 나타나자 민주당은 “희망이 생겼다”며 반색하는 분위기가 형성됐고, 국민의힘은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리얼미터가 YTN 의뢰로 지난 18~20일 정당 지지도(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 ±2.5%포인트)를 조사한 결과, 부산·울산·경남(PK) 지역에서 국민의힘 지지율이 29.9%인데 반해 민주당은 34.5%를 얻으며 역전됐다. 지난주에는 국민의힘(40.7%)이 민주당(24.7%)을 16%포인트로 크게 앞섰다.

한길리서치가 폴리뉴스‧KNA 공동 의뢰로 지난 17~18일 실시한 정당 지지도 조사 결과(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5%포인트), 부산에서 민주당(30.2%)이 국민의힘(28.6%)을 앞질렀다. 

반면 국민의힘이 민주당을 앞선 결과도 있다. 한국갤럽이 지난 19~21일 실시한 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에서는 부산·울산·경남에서 국민의힘 36%, 민주당 22%로 나타났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김미현 알앤써치 소장은 22일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부산 지역 정당 지지도가 역전된 것과 관련 “일시적인 현상으로 봐야 한다”며 “정당 지지율이 선거 결과에 그대로 투영된다고 보지는 않는다. 결과적으로 가덕도 신공항 문제가 선거 결과에 영향을 미치지 않겠나”라고 분석했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21일 오후 부산 강서구 가덕도대항전망대를 방문해 변성완 부산시장 권한대행과 부산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선언한 예비후보 등과 가덕신공항 건설추진 예정지를 둘러보고 있다./뉴시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21일 오후 부산 강서구 가덕도대항전망대를 방문해 변성완 부산시장 권한대행과 부산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선언한 예비후보 등과 가덕신공항 건설추진 예정지를 둘러보고 있다./뉴시스

◇ 민주당 "가덕도 신공항, 부울경 미래" 

일부 여론조사 결과 부산에서 민주당이 국민의힘을 앞선 것으로 나오자 민주당은 화색이 돌았다. 이낙연 대표는 지난 21일 부산을 방문해 기자들과 만나 “민심은 출렁거리는 것이기 때문에 일희일비하고 싶지 않다”면서도 “노력하기에 따라 더 많은 국민의 신뢰를 얻을 수 있다는 희망을 줬다는 점에서 감사하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이 여세를 몰아 부산 민심을 확실하게 잡기 위해 ‘가덕도 신공항’ 이슈를 적극 활용해 국민의힘과의 차별화를 시도했다. 민주당은 지난해 11월 발의한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을 오는 2월 임시국회에서 단독으로라도 처리하겠다며 국민의힘을 압박했다.

이낙연 대표는 22일 최고위원회의에서 “가덕 신공항은 부·울·경의 미래”라며 “노무현 대통령께서 시작한 가덕 신공항을 문재인 정부에서 매듭짓도록 하겠다. 특별법을 2월 임시국회에서 반드시 처리하겠다. 야당도 동참 바란다”고 밝혔다.

최인호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국회 브리핑에서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은 가덕신공항 특별법을 발의하는데, 원내대표는 반대한다. 국민의힘은 찬반 당론을 신속히 밝히길 바란다”며 “반대한다면 찬성하는 여야 의원들과 함께 특별법 단독 처리도 불사하겠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내에서는 일부 여론조사에서 부산 지역 정당 지지도가 더불어민주당에게 밀리는 것으로 나오자 그 원인을 놓고 다양한 분석이 나왔다./뉴시스
국민의힘 내에서는 일부 여론조사에서 부산 지역 정당 지지도가 더불어민주당에게 밀리는 것으로 나오자 그 원인을 놓고 다양한 분석이 나왔다./뉴시스

◇ 국민의힘 “경각심 가져야” 위기감 표출

국민의힘은 지지율 역전 현상이 나타나자 위기감이 감돌고 있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 21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지지율에 대해 “일희일비할 필요 없다”면서도 “설 전에 부산에 한 번 다녀올 것”이라고 밝혔다.

국민의힘 내에서는 부산이 오거돈 전 부산시장 성추행 파문으로 국민의힘에 유리한 여건이 형성된 것은 맞지만 방심해서는 안되는 곳이기 때문에 지도부가 더욱 신경을 써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부산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이언주 전 국민의힘 의원은 22일 BBS 라디오에 출연해 “부산은 그렇게 압도적으로 이길 수 있는 곳이 아니다”며 “부산은 문재인 대통령의 고향으로 열렬한 민주당 지지자가 30~40%는 있는 것 같다”고 강조했다.

이 전 의원은 “이번 선거는 성추행으로 생긴 선거라 프레임으로 보면 유리하지만 그 부분도 잊히고 있고 가덕도 신공항 이슈 등은 여당에 유리한 프레임”이라며 “당 지도부가 (부산) 선거에 더 관심을 가졌으면 한다”고 주장했다.

또 당 내에서는 주호영 원내대표 등 대구경북 지역 의원들이 ‘가덕도 신공항’ 문제에 부정적 입장을 보이고 있고, 부산시장 선거 일부 후보들이 서로 네거티브전을 펼친 것이 민심에 악영향을 미친 것 아니냐는 주장도 제기됐다. 지지율 역전을 일시적인 현상으로 치부하지 말고 경감심을 가져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장제원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지지율에 일희일비 할 필요는 없지만, 하락세인 것은 분명해 보이는 만큼 경각심을 가져야 할 때”라며 “중앙당이 부산 보궐선거에 대해 무관심을 넘어 손을 놓고 있다는 느낌을 주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신공항 문제를 비롯한 부산 경제 추락에 대한 중앙당 차원의 어떠한 정책적 지원도 없다”며 “경선이 네거티브전으로 흐르고 있다. 이렇게 방치하다간 어처구니 없는 결과가 나올 수 있음을 빨리 깨달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태경 의원은 “당 지도부는 이 결과를 일시적인 것으로 무시해선 안된다”며 “혁신정당, 대안정당으로 인정받아야 보궐선거도 이기고 정권교체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