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지난 2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남가좌1동 주민센터에 차려진 2021 재·보궐선거 사전투표소에서 투표를 하고 있다. 일부 여론조사 결과 윤석열 전 총장이 정의당 지지층에서도 20%에 가까운 지지를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뉴시스(공동취재사진)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지난 2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남가좌1동 주민센터에 차려진 2021 재·보궐선거 사전투표소에서 투표를 하고 있다. 일부 여론조사 결과, 윤석열 전 총장이 정의당 지지층에서도 20%에 가까운 지지를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뉴시스(공동취재사진)

시사위크=김희원 기자  정의당 지지층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일까. 진보정당인 정의당 지지층이 보수야권 유력 대선주자로 꼽히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게 상당한 지지를 보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그 이유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부 여론조사 결과 정의당 지지층은 정의당 심상정 의원은 물론이고 범여권 대권주자들보다 윤석열 전 총장에게 더 많은 지지를 보낸 것으로 나타났다.

리얼미터가 오마이뉴스 의뢰로 지난달 22일부터 26일까지 실시한 3월 월간정례 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1.9%포인트)에서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를 물은 결과, 정의당 지지층에서 윤석열 전 총장(18.3%)이 우위를 점했다. 뒤이어 이재명 경기도지사(17.9%), 심상정 의원(16.6%), 이낙연 민주당 전 대표(11.1%) 순으로 조사됐다.

일부 여론조사 결과에서는 정의당 지지층에서 윤 전 총장이 이재명 지사에게 뒤지기는 했으나 이낙연 전 대표와 심상정 의원보다는 더 많은 지지를 받았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 등 4개 여론조사 전문회사가 지난달 29일부터 31일까지 실시한 전국지표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에 따르면, 정의당 지지층에 ‘차기 대통령감으로 누가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하느냐’고 물은 결과 이재명 지사 36%, 윤석열 전 총장 13%, 이낙연 전 대표 11%, 심상정 의원 5% 순으로 나타났다. (여론조사 관련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 ‘민주당-국힘’에 누적된 불만, 정의당 신뢰 하락 때문?

정의당 지지층에서 이 같은 현상이 나타난 것은 정부여당의 실정에 대한 불만과 국민의힘에 대한 거부감, 이에 더해 김종철 전 정의당 대표 성추행 사태로 인한 실망감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특정 정당에 속하지 않은 윤석열 전 총장 지지 의사로 표출됐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정의당 이동영 수석대변인은 5일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양당에 대한 실망, 누적된 불만과 정의당에서 발생한 일련의 사태로 정의당에 대한 신뢰도가 하락하면서 일시적으로 윤 전 총장에게 지지가 가지 않았을까 싶다”고 강조했다.

이어 “검찰개혁과 관련해서 정부여당이 신뢰를 잃은 지점이 있었을 것이고 또 제3후보가 나왔을 때는 일시적으로 반향들이 좀 있을 수 있다”면서 “정의당에서 이탈한 층이 양당으로 가기는 어려운 조건이기 때문에 일시적으로 윤석열 전 총장에게 머물러 있는 게 아닌가 싶다”고 지적했다.

차재원 부산가톨릭대학교 특임교수는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박원순 성추행 사건 2차 가해 논란 등으로 민주당에 실망하고, 정의당으로는 정권을 만들기는 힘들다고 생각하지만 그렇다고 국민의힘은 찍을 수 없다고 생각하는 정의당 일부 지지층이 제3지대에 있는 윤 전 총장에게 지지를 보내게 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정의당 지지층 일부가 윤 전 총장에게 보내는 지지는 장기간 안정적으로 지속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주장도 제기된다. 윤 전 총장이 향후 제3지대에서 독자 세력을 구축하지 않고 국민의힘에 흡수될 경우 정의당 지지층의 지지는 다시 빠질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차재원 부산가톨릭대학교 특임교수는 “윤석열 전 총장이 제3지대가 아니고 국민의힘으로 흡수되면 정의당 지지층 일부가 보내는 지지가 계속될 것이라고 보지 않는다”며 “윤 전 총장이 앞으로 보수적 색채를 더욱 드러낼 경우 실망감이 생길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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