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TV의 호황기가 이어지면서 디스플레이 수요도 크게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이로 인해 디스플레이 공정 내 발생하는 온실가스를 감축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도 점차 커지고 있다./ 그래픽=박설민 기자

시사위크=박설민 기자  최근 정보통신(IT)업계 경영 트렌드의 핵심은 ‘ESG(환경·사회·경영체계)’ 경영이라고 볼 수 있다. 특히 지구온난화, 기후 변화 등 각종 환경 문제에 대한 중요성이 증대되면서 IT뿐만 아니라 모든 산업 분야들은 ‘온실가스’ 배출 감소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 같은 환경 중시 트렌드는 디스플레이 업계 역시 마찬가지다. 특히 디스플레이는 ‘화면’이 있는 거의 모든 제품에 적용되는 산업 분야이기에 ‘환경’과 관련된 문제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디스플레이 산업이 온실가스 배출에 미치는 영향과 이를 해결하기 위해 업계는 어떤 노력을 하고 있을까.

◇ DP산업 온실가스 배출량 1,400만톤 수준… OLED생산 증가하면서 배출량도↑

사실 디스플레이 산업은 철강, 정유·화학 업계 ‘탄소 다배출 업종(Carbon heavy industries)에 들어가는 수준은 아니다. 하지만 디스플레이 산업 현장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량은 무시하고 넘어갈만한 수준으로 보기 어려운 것도 사실이다. 디스플레이 산업은 대규모 양산 설비를 가동하는 첨단산업으로 전기 사용량이 막대하고 초미세 공정을 위한 화학물질 사용이 많기 때문이다.

실제로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2018년 기준 디스플레이 산업 부문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1,410만톤으로 우리나라 전체 온실가스 배출량의 1.94%, 전체 산업분야 중에선 7위를 차지했다. 

디스플레이 산업 현장에서 온실가스가 발생하는 이유는 △생산에서 필요한 전기 사용에서 발생하는 간접 배출 △화석연료 사용에 따른 직접 배출 △생산공정에서 이용되는 화학물질의 배출에 따른 공정배출의 총 3가지로 나뉘는데, 이중 ‘공정배출’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 배출량이 가장 심각하다.

산업연구원(KIET)에서 발간한 ‘반도체·디스플레이 산업의 온실가스 배출 현황과 중장기 과제(2020)‘ 보고서에 따르면 디스플레이 산업 분야는 지난 2016년까지는 탄소배출 저감장치 도입 및 대체가스 사용 등으로 공정부문 온실가스 배출량은 감소했었다. 

최근 디스플레이 업계에서 온실가스가 크게 증가하고 있는 주요 원인은 디스플레이 업계의 ‘효자 품목’인 OLED의 생산량이 증가때문이다. OLED 공정에서 사용되는  SF₆(육플루오린화황)의 경우, 지구온난화지수가 이산화탄소의 2만3,900배에 달하는 온실가스이기 때문이다./ 그래픽=박설민 기자

하지만 최근 디스플레이 업계의 ‘효자 품목’인 OLED의 생산량이 증가하면서 배출량도 상승 전환을 맞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18년 기준 디스플레이 공정 부문 온실가스 배출량은 배출량은 468만톤이다. 이는 지난 2016년(367만톤)과 2017년(426만4,000톤)의 배출량에 비해 각각 27.52%, 9.76% 가량 증가한 수치다.

OLED 생산량 증가가 온실가스 배출량의 증가를 가져온 이유는 공정 과정에서 사용되는 가스 때문이다. OLED 공정에서 사용되는 SF₆(육플루오린화황)는 필수 가스다. SF₆는 대표적인 온실가스 중 하나다. 한국전력공사에 따르면 SF₆의 지구온난화지수(GWP)는 이산화탄소(CO₂)의 2만3,900배에 달한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반도체 및 LCD공정의 경우, SF₆를 NF₃(삼불화질소)로 대체해 온실가스 배출을 획기적으로 감소시켰다. 하지만 OLED공정에서는 아직까지 SF₆를 대체할만한 물질이 마땅히 없다는 것이 업계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산업연구원은 “OELD 공정에서는 유기물질을 발광 소재로 사용하는 제품 특성상 SF₆를 NF₃로의 대체 적용이 불가능하다”며 “국내 디스플레이 산업의 경우 현재 LCD는 감축 생산하고, OELD 비중은 크게 확대되는 추세이기에 가스 대체를 통한 공정 배출 절감효과는 점점 줄어드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 디스플레이 제조사들. 온실가스 감축의 직·간접적 해답 모색

이처럼 디스플레이 산업에서 온실가스 배출 문제가 골칫거리로 작용하면서,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와 같은 국내 대형 디스플레이 제조사들 역시 해결 방안 모색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재 공정가스를 SF₆ 대체하는 것이 현재 기술로는 불가능한 OLED 생산 부문의 경우엔 ‘간접적’으로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인다는 것이 디스플레이 업계의 전략이다.

먼저 삼성디스플레이가 택한 온실가스 감축 전략은 최신 기술의 발전을 통한 ‘간접적’ 온실가스 감축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현재 발광 효율을 대폭 개선한 OLED 신규 유기재료의 상용화에 성공해 소비전력을 16% 이상 낮출 수 있는 저전력 스마트폰 OLED를 개발했다. 해당 패널은 삼성전자의 최신 전략스마트폰인 갤럭시S21 울트라 모델에 최초 적용됐다. 또한 지난해에는 스마트폰 OLED 패널의 소비전력을 최대 22%까지 낮출 수 있는 ‘어댑티브 프리퀀시(가변 주사율)’ 기술 상용화에 성공했다. 해당 기술은 갤럭시노트20 울트라 모델에 적용됐다.

공정가스를 SF₆ 대체하는 것이 현재 기술로는 불가능한 OLED 생산 부문의 경우엔 ‘간접적’으로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인다는 것이 디스플레이 업계의 전략이다. 삼성디스플레이의 경우, 저전력 OLED 기술 등을 통해 지난해 11만톤의 온실가스를 절감하는 성과를 이뤘다./ 사진=삼성디스플레이

삼성디스플레이 관계자는 “지난해 생산한 스마트폰, 노트북, 스마트 워치용 OLED 패널의 총 전력 소비량은 2017년 소비량의 약 30% 수준인 239GWh 감소했다”며 “이는 11만톤의 온실가스를 절감한 것과 상응하는 수치이며, 축구장 5,600여개 면적에 약 1,700만 그루의 소나무 숲을 조성했을 때 흡수할 수 있는 탄소량에 맞먹는 효과”라고 설명했다.

LG디스플레이의 경우엔 부품수가 적고 자원 재활용률이 높은 OLED를 제품에 적용 중이다. 특히 OLED의 경우 LCD와 달리 플라스틱 부품들로 구성된 백라이트를 사용하지 않아 폐기시 발생하는 유해가스 등의 물질을 줄일 수 있고, OLED패널의 경우 92.2%의 부품을 회수해 재활용 가능하다는 것이 LG디스플레이 측 설명이다.

아울러 양 사는 디스플레이 공정 과정 내 전반에서의 온실가스 감축 노력도 지속 중이다. LG디스플레이의 경우엔 약 370억원의 환경부문 투자를 통해 디스플레이 생산과정 전반에서 사용되는 공정가스를 지구온난화지수가 낮은 가스로 대체시킨 상태다. 또한 대기로 배출되는 온실가스량을 90% 이상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감축설비를 각 사업장에 설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디스플레이 역시 현재 OELD를 포함한 디스플레이 공정 부문 전반에 온실가스 저감 설비를 운영하는 등 공정 내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구체적인 공정 내 설비 명칭이나 기술에 대해선 기밀인 관계로 자세한 설명은 어렵다는 입장이다.

삼성디스플레이 관계자는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현재 온실가스 저감 설비를 운영 중이며, 온실가스가 대량으로 발생하는 공정 가스에 대해서는 대체 가스 개발 중”이라며 “또한 공정가스 사용량을 절감하는 등 모든 라인에서 온실가스 감축활동을 이행하고 있으며, 향후 신규공정 과정에서의 사용량 저감 계획 등을 수립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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