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 히어로즈 소속 한현희(오른쪽)는 최근 방역수칙 위반 및 일탈행위와 관련해 자필 사과문을 공개하고 올림필대표팀에서 하차했다. /뉴시스
키움 히어로즈 소속 한현희(사진 우측)는 최근 방역수칙 위반 및 일탈행위와 관련해 자필 사과문을 공개하고 올림픽대표팀에서 하차했다. /뉴시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프로야구가 거센 파문에 휩싸였다. 코로나19 확산으로 리그가 중단된 가운데, 일부 선수들의 일탈행위가 연이어 드러난 것이다. 문제의 선수들은 방역수칙을 무시한 채 원정숙소 호텔 등에서 외부 여성과 술자리를 갖다 코로나19에 감염됐을 뿐 아니라 거짓진술까지 한 것으로 나타나 큰 충격을 주고 있다. 특히 이 같은 파문에 키움 히어로즈 구단이 어김없이 연루되면서 키움증권의 프로야구 마케팅은 또 다시 악재를 마주하게 된 모습이다. 

◇ 또 말썽 일으킨 키움 히어로즈

코로나19 확산으로 2021시즌 프로야구가 전격 중단된 가운데, 파문이 걷잡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르고 있다. 일부 선수들의 심각한 일탈행위가 줄줄이 드러나며 야구팬들은 물론 전 국민적 공분을 사고 있는 것이다. 

파문에 불을 지핀 건 NC 다이노스 소속 선수 4명이다. 이들은 지난 5일 밤부터 6일 새벽까지 서울 강남에 위치한 원정숙소 호텔에서 외부 여성 2명과 함께 술자리를 가졌으며, 이 과정에서 3명의 선수가 코로나19에 감염됐다. 더욱이 이들은 거짓진술로 방역수칙 위반 및 일탈행위를 은폐하기까지 했다.

뒤이어 한화 이글스 및 키움 히어로즈 선수들도 같은 파문에 합류했다. 이들은 NC 다이노스 선수들보다 하루 먼저 같은 호텔에서 같은 여성 2명을 연이어 만났으며 은퇴선수 1명을 비롯한 총 7명이 동시에 한 공간에 머무르기도 했다. 심지어 키움 히어로즈 소속 선수 2명은 수원의 원정숙소를 이탈해 서울 강남까지 왔던 것으로 나타났다.

즉, 방역수칙을 가장 철저히 지켜야 할 프로야구 선수들이 여성들과 ‘호텔방 술판’을 벌이다 코로나19에 감염되고, 이로 인해 리그가 중단되는 사태에 이른 것이다. 더욱이 문제를 일으킨 선수들 중 NC 다이노스 및 키움 히어로즈 소속 선수 2명은 올림픽대표팀에 발탁돼 출국 전 코로나19 백신까지 맞은 상태였다.

성난 여론만큼이나 후폭풍은 거세게 이어지고 있다. NC 다이노스 소속 선수들은 올림픽대표팀에서 물러나고 자필 사과문을 올리기도 했으나 72경기 출장정지 및 벌금 1,000만원이라는 KBO 차원의 중징계를 피하지 못했다. 

키움 히어로즈 소속이자 올림픽대표팀에 발탁됐던 선수 역시 자필 사과문과 함께 태극마크를 반납했다. 또한 한화 이글스와 키움 히어로즈 구단 모두 해당 선수들에 대한 자체 중징계 방침을 밝혔다. 

2019시즌 키움 히어로즈가 출범한 이래 매년 구설수가 끊이지 않고 있다. /뉴시스
2019시즌 키움 히어로즈가 출범한 이래 매년 구설수가 끊이지 않고 있다. /뉴시스

◇ 침묵하는 키움증권, 문제 해결 ‘요원’

이로써 키움 히어로즈는 ‘흑역사’를 하나 더 추가하게 됐다. 그동안 수많은 사건·사고를 일으키며 프로야구계의 문제아로 전락했던 팀이 이번에도 어김없이 연루된 것이다.

나아가 매년 100억원을 투입해 ‘히어로즈 마케팅’을 펼치고 있는 키움증권도 또 다시 악재를 마주하고 말았다. 서울 히어로즈와 손잡고 적극적인 프로야구 마케팅에 나선지도 어느덧 3년차에 접어든 가운데, 득보다 실이 더 커지는 모양새다.

2018년 11월 키움증권이 서울 히어로즈와 메인스폰서 계약을 체결하며 탄생한 키움 히어로즈는 이후 각종 구설수가 끊이지 않고 있다. 이장석 전 대표의 옥중경영 논란, 감독 사퇴와 베테랑 선수의 폭로 등으로 드러난 구단 고위진의 갑질 파문 등이 대표적이다. 출범 첫해부터 한국시리즈에 진출하고, 소속 선수였던 김하성이 성공적으로 메이저리그에 진출하는 등의 호재도 있었으나 불미스런 잡음이 더 많았다.

사실, 이는 키움 히어로즈가 출범하기 전부터 제기됐던 많은 우려가 현실로 이어진 것이기도 하다. 키움증권과 손을 잡기 이전에도 서울 히어로즈 구단은 숱한 사건·사고를 일으킨 바 있다. 구단 고위진의 비리에서부터 선수들의 성폭행 혐의 연루, 구단 차원의 뒷돈 트레이드 등 일일이 열거하기 어려울 정도로 총체적 난국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키움증권은 5년 총액 500억원 규모의 계약을 통해 ‘히어로즈’ 앞에 ‘키움’을 새겼다. 또한 이현 키움증권 대표는 키움 히어로즈 출범식 당시 “키움과 히어로즈는 유사한 유전자를 갖고 있다”는 평가와 함께 “키움과 히어로즈가 키스톤 콤비를 잘 이뤄 좋은 경기를 하겠다”고 포부를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좀처럼 끊이지 않는 히어로즈의 불미스런 잡음은 키움증권이 기대했던 바와 다른 결과를 낳고 있다. 각종 마케팅 효과는커녕 브랜드 이미지가 실추되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키움증권이 이러한 상황을 사실상 방관하고 있다는 점이다. 키움증권은 앞서 히어로즈가 일으킨 여러 논란과 관련해 수습에 나서거나 입장을 밝힌 적이 없다. 심지어 키움증권이 연루됐던 과도한 구단 운영 개입 의혹에 대해서도 침묵했다.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이사가 구단주로서 직접 사과한 NC 다이노스는 물론, 과거 히어로즈 구단에 개선을 요구하며 스폰서비 지급을 중단했던 넥센타이어와도 뚜렷하게 대비된다.

한 야구계 관계자는 “키움 히어로즈의 문제적 행보가 근절되지 않는 이유는 최종적인 책임 주체가 명확하지 않기 때문”이라며 “메인 스폰서로서 구단에 물의를 빚는 일이 없도록 철저한 관리를 요구해야 하고, 문제가 발생했을 땐 책임과 수습도 함께해야 하는데 그런 모습을 찾아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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