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서예진 기자 더불어민주당 경선이 과열됐다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원로들이 나서서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이낙연 전 대표의 상호 폭로전에 강한 우려를 표했다. 특히 경선이 과열되면서 지도부로 불똥이 튄 상황이어서 원로들이 지도부에 힘을 실어준 것으로 풀이된다.
◇ 원로들, 네거티브보다 정책 경쟁 강조
송영길 대표를 비롯한 민주당 지도부는 6일 당 상임고문단과 간담회를 열었다. 이번 간담회는 대선 경선 등 각종 현안에 대한 원로들의 조언을 듣기 위해 마련됐다. 간담회에는 김원기·문희상·오충일·이용득·임채정 상임고문이 참석했다. 대선 경선에 나선 정세균·이낙연·추미애 고문과 개인 일정이 있는 이해찬 상임고문은 참석하지 않았다.
송 대표는 이 자리에서 “경선 흥행을 위한 충분조건은 잘 갖춰져 가고 있는데, 다만 경쟁이 과열돼 우려의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는 것도 사실”이라며 “여자 배구가 역사적인 4강에 진출했다. 김연경의 리더십 하에 모두가 원팀으로 하나로 뭉쳐서 개인플레이 하지 않고 팀워크를 통해 막강한 일본과 터키를 이겨내는 모습에 모든 국민이 감동했다”고 언급했다.
이소영 대변인은 회의 도중 기자들과 만나 “경선 후보들간 공방이 과열되고 있는 상황인데 과도한 네거티브나 과열된 상호 싸움 보다는 정책 경쟁으로 나아가고 국민들에게 감동을 주는 모습을 보여드려야 한다는 일치된 당부가 있었다”고 전했다.
당 내 클린 검증단 설치와 관련해선 “현재 대선 경선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검증단 설치 등으로 지금 시점에서 당이 개입하는 것은 여러 가지 측면에서 적절하지 않고 오히려 백해무익할 수 있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표했다고 한다.
◇ ‘여권 내부 피로감’ 우려
현재 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들이 연일 피아구분 없이 지역주의 공방, 조폭 관련설, 전과기록 공방전 등 상호 비방전을 벌이고 있어 경선 후유증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이재명 지사와 이낙연 전 대표의 네거티브 공방이 격화되면서 여권 지지층 내부의 피로감도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오마이뉴스의 의뢰로 리얼미터가 지난 3~4일 여야 주요 대선후보 호감도를 조사한 결과, 이 지사는 40.1%, 이 전 대표는 37.9%의 응답자에게서 ‘매우 또는 어느 정도 호감이 간다’는 답을 받았다.
그런데 해당 조사에서 민주당 지지층 중에서 ‘이재명·이낙연 모두 호감’을 고른 비율이 27.4%에 그쳤다. 이는 무당층의 ‘이재명·이낙연 모두 호감’ 비중(28.2%)보다 낮은 수치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이는 후보들 간 공방이 지나치게 길어져 여권 지지자들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클린 검증단 설치에 대해 송 대표가 부정적인 입장을 견지하자, 당 일각에서는 ‘이심송심’(李心宋心)이라는 단어까지 사용하며 지도부가 편파적이라는 비판이 나오기도 했다. 경선 과정을 관리해야 하는 당 지도부로서 리더십에 상처가 생길 수 있었던 상황이다. 결국 경선 과정에서 상호 비방전이 도를 넘자, 원로들이 직접 나서 당 지도부에 우려를 전달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간담회에서 문희상 고문은 경선 과정을 두고 “못난 정치를 하고 있다. 소탐대실 하지 말고 최대 과제인 정권재창출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김원기 고문은 “경선 싸움이 정도를 넘었다”고 강조했고, 이용득 고문은 “과도한 네거티브 경선은 누구를 위한 것이냐. (외부에서 보는) 당 이미지가 하락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나머지 고문들도 이같은 기조에 동의하는 분위기였던 것으로 전해진다. 원로들의 지지를 얻은 송영길 지도부가 과열된 경선을 잠재울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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