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인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이낙연 전 대표 측의 갈등이 극에 달하고 있는 가운데 강성 친문·친조국 성향의 열린민주당이 대선 정국에서 어떤 스탠스를 취할 것인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뉴시스(공동취재사진)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인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이낙연 전 대표 측의 갈등이 극에 달하고 있는 가운데 강성 친문·친조국 성향의 열린민주당이 대선 정국에서 어떤 스탠스를 취할 것인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뉴시스(공동취재사진)

시사위크=김희원 기자  범여권이 대선을 앞두고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놓고 극심한 갈등을 겪으면서 둘로 쪼개진 상황이다. ‘반이재명’ 세력은 이재명 지사의 도덕성 문제 등을 문제 삼아 ‘이재명 불가론’을 내세워왔고, ‘친이재명’ 세력은 이 지사의 본선 경쟁력을 높게 평가하며 우호적 입장을 보여왔다.

이 같은 갈등은 대장동 의혹이 불거지면서 극에 달하고 있다. 이로 인해 범여권은 강성 친문 세력까지 양분된 상황이다. 이재명 지사와 이낙연 전 대표 측은 각기 범여권 친문 세력을 자신들의 우군으로 끌어안기 위해 사력을 다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열린민주당이 대선 정국에서 취할 스탠스에 대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열린민주당은 지난해 21대 총선을 앞두고 정봉주‧손혜원 전 의원 주도로 창당된 강성 친문·친조국 성향의 비례대표 정당이다. 여권에서는 총선 이후 지금까지 끊임없이 더불어민주당과 열린민주당과의 통합 필요성이 거론돼왔다.

◇ 열린민주당 ‘이재명 우군’ 자처하나

그런데 대선 정국에서 열린민주당은 이낙연 전 대표가 아닌 이재명 지사 ‘우군’ 성향을 보이고 있다. 지금까지 강성 친문은 이 지사에 대한 비토가 강하다는 분석이 많았다.

그러나 열린민주당 최고위원을 지낸 정봉주 전 의원은 지난 3일 공개된 유튜브 채널 ‘봉원반점’ 방송에서 ‘강성 친문 지지자들 사이에서 이재명 지사에 대한 반발이 만만찮다’는 지적이 나오자 “강성 친문이 아니다. 친문을 빙자한 꼴통, IS(이슬람국가), 0.1%의 반골들”이라며 “무슨 이재명 불가론이야. 이재명 불가하니까 정권 넘겨주자는 얘긴가”라며 독설을 가했다.

정 전 의원은 ‘이재명이 되느니 차라리 윤석열, 홍준표 찍겠다고 할 수 있다’라는 지적에는 “이재명 절대 못찍겠다? 그러면 윤석열, 홍준표 지지자라고 선언하고 가라”고 쏘아붙였다.

정 전 의원은 “어디서 자기들이 친문이라고 하면서 이재명 안된다고 얘기하나. 우리는 민주정부 4기를 세우겠다는 거지 이재명을 대통령 만들자는 이야기가 아니다”며 “민주정부 4기 그룹 중에서 1등 한 사람을 세우려고 했더니 그게 이재명이었던 것이다. 이낙연이 1등했으면 이낙연 미는 거고 추미애가 1등 했으면 추미애 미는 거다”라고 강조했다.

정 전 의원은 이낙연 전 대표의 경선 전략에 대해서는 “스스로 똥볼을 찬 경우가 많았다. 자살골을”이라며 “총리 때는 얼마나 점잖았나. 네거티브를 하지 말았어야 했다. (지지율이) 오를려고 할 때면 ‘팀킬 네거티브’ 작전을 썼다. 그래서 오르지 못하고 주저앉았다”고 비판했다.

열린민주당 지지층도 이 지사에게 압도적 지지를 보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향신문이 케이스탯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3~4일 실시한 대선후보 적합도(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 조사에서 열린민주당 지지층은 이재명 지사에게 80.2%로 압도적 지지를 보냈다. 이낙연 전 대표의 지지율(4.7%)은 국민의힘 홍준표 의원(5.0%)보다도 낮은 것으로 집계됐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지금까지 강성 친문·친조국 성향으로 평가 받던 열린민주당 지지층이 이 지사에게 압도적 지지를 보내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정권재창출에 우선순위를 두고 있는 범여권 지지층 일부가 본선 경쟁력을 고려해 이 지사에게 지지를 보내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특히 대장동 의혹이 불거지면서 이재명 지사를 중심으로 범여권 지지층이 결집하고 있는 것도 주요 원인이라는 주장도 제기된다.

박창환 장안대 교수는 7일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대장동 의혹 사태가 이재명 지사로의 결집력을 더욱 가속화시켰다고 본다”며 “대장동 의혹으로 민주당의 유력한 후보가 낙마할 경우 여당과 대선 정국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친문 적자 후보가 있었다면 열린민주당 지지층에게서도 그 후보를 향한 쏠림 현상이 나타났겠지만 친문 적자 후보가 없는 상황에서 당선 가능성을 보고 차선을 선택한 것이다. 정권교체보다 정권재창출이 훨씬 낫다고 판단한 것”이라며 “이낙연 전 대표는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 사면론 등으로 개혁 점수를 잃은 상태고, 이낙연 전 대표가 본선 후보가 됐을 때 당선 가능성이 좋지 않다고 본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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