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인 이재명 경기지사가 25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경기도청에서 직원들의 환송을 받으며 차량으로 이동하고 있다. 이 후보는 26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대선 예비후보로 등록, 27일에는 문재인 대통령과의 면담 등 본격적인 대권 행보에 들어간다.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인 이재명 경기지사가 25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경기도청에서 직원들의 환송을 받으며 차량으로 이동하고 있다. 이 후보는 본격적인 대권 행보에 들어간다. /뉴시스

시사위크=권신구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25일 경기도지사 자리에서 물러났다. 도정 업무에서 손을 떼고 본격 ‘대권 행보’에 나설 계획이다. 다만 당 내부의 화학적 결합부터 야권의 지속적인 ‘대장동 의혹’ 공세 등 이 후보를 노리는 ′위협 요소′가 여전한 상황에서 이를 어떻게 돌파할 것인지가 최대 과제로 거론된다.

이 후보는 이날 경기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주어진 임기를 다하지 못하고, 도지사로서 마지막 인사를 드리게 돼 대단히 아쉽고, 송구하다”며 “부족한 점이 많은 저를 굳게 믿고 응원하고 격려해주신 도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밝혔다.

이날 이 후보의 사퇴의 변은 대권 주자로서 자신의 철학을 강조하는 데 무게가 실렸다. 무엇보다 그는 경기도지사로서 ‘공정의 가치’ 실현을 위해 매진했다는 점을 부각했다. 이 후보는 “‘새로운 경기 공정한 세상’은 시대의 과제이자 제 소명이었다”며 “누구나 동등한 기회를 누리고, 노력한 만큼 정당한 몫을 보장받는, 억울한 사람도 억울한 지역도 없는 경기도, 한반도 평화가 시작되는, 도민 누구나 최소한의 삶을 누릴 수 있는 경기도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 왔다”고 말했다.

그간 도지사직을 병행하면서 대권 행보에 상당한 제약을 받은 만큼, 정치권에선 사실상 ‘이제부터가 진짜’라는 평가가 나온다. 오는 26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대선 예비후보 등록을 시작으로 이후 문재인 대통령과의 면담도 진행할 예정이다. 

이 후보는 “이제 저는 도민 여러분께서 보여주신 민주주의와 공동체에 대한 애정, 집단지성의 힘을 믿고 경기도지사직에서 물러나 20대 대선 민주당 후보로 나서고자 한다”며 “1,380만 도민의 삶을 책임지는 자리에서 5천만 국민의 삶을 책임지는 나라의 대표일꾼이 되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 ‘대장동 의혹’‧‘불안한 원팀’ 과제 

정치권에서는 이 후보의 행보를 마냥 ‘순조롭게’만 평가하는 분위기는 아니다. 당 안팎에서 여전히 이 후보를 둘러싼 논란이 지속되고 있는 탓이다.

가장 큰 문제는 민주당의 온전한 결합이다. 민주당 경선 이후 이낙연 전 대표와의 ‘감정의 골’은 여러 차례 노출돼 왔다. 다행히 전날 이 전 대표와 회동을 통해 ‘원팀’의 모양새를 취하긴 했지만, 여진은 곳곳에서 이어지고 있다.

전날 회동에서 양측 지지자 간 충돌 사태가 빚어진 데 이어 이날 이낙연 캠프 공보단장이었던 정운현 전 국무총리 비서실장은 방송인 김어준 씨를 향해 “이재명 캠프로 가면 된다”고 맹비난하기도 했다. 김씨가 이 후보를 공개지지한 데 불만을 드러낸 것이다. 뿐만 아니라 이 전 대표가 ′선대위원장′이 아닌 ‘상임고문’을 맡은 것을 두고도 여러 뒷말이 새어 나오기도 한다.

이같은 분위기에 이 후보도 자세를 낮추는 모습이다. 그는 전날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아직 마음이 다 풀어지지 않은 분들도 계신 줄 안다”며 “부족한 점은 채우고 고쳐야할 점은 고쳐가면서 함께 하겠다”고 당내 잡음 해소에 주력했다. 이 전 대표의 상임고문직과 관련해선 “선대위원장은 당대표가 하는 게 원칙”이라며 “총리까지 하셨으니 상임 선대위원장 밑에 놓을 순 없다”고 밝혔다. 최대한의 예우를 했다는 점을 부각하며 논란을 일축한 셈이다.

당 밖에서 국민의힘이 쏘아대는 ‘대장동 의혹’ 공세도 당면한 과제다. 국민의힘은 이날 당 대장동 게이트 태스크포스(TF)를 확대 재편하며 이 후보에게 칼끝을 겨눴다. 고발전도 시작되는 조짐이다. 원희룡 전 제주도지사는 위증과 허위사실 공표 등 혐의로 이 후보를 검찰에 직접 고발했다. 원 전 지사는 이날 페이스북에 “경기도청을 나와 향해야 할 곳은 청와대가 아닌 감옥일 것”이라고 힐난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시사위크>와 통화에서 “대장동의 수령에서 빨리 벗어나는 것이 가장 중요하고, 아직까지 여권 안에서 부족한 ‘원팀’이 될 수 있도록 물심양면으로 지원해야 한다”며 “이를 통해 국민들은 ‘이재명 정부’의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권 재창출이라는 대의를 이뤄야 하는 상황에서 문재인 정부와 관계 형성도 중요하다는 평가다. 현 정부의 성공이 곧 이 후보의 동력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현 정부의 비판의 지점을 적극 수용하고, ′기본시리즈′ 등 본인의 브랜드를 잘 접목하는 것은 이 후보가 풀어나가야 할 숙제다. 박 평론가는 “(이 후보는) 문재인 정부가 성공할 수 있도록 총력을 다해야 한다”며 “문 정부와 관계를 잘 만들어 단순 계승이 아닌 한단계 업그레이드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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