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가 일본법인 카카오재팬의 사명을 '카카오픽코마'로 변경하고 유럽 시장 진출에 나선다. 최근 유럽의 출판 만화 시장이 빠르게 디지털화되면서 시장이 성장함에 따라 연내 시장 진출을 마무리할 전망이다. /카카오
카카오가 일본법인 카카오재팬의 사명을 ‘카카오픽코마’로 변경하고 유럽 시장 진출에 나선다. 최근 유럽의 출판 만화 시장이 빠르게 디지털화되면서 시장이 성장함에 따라 연내 시장 진출을 마무리할 전망이다. /카카오

시사위크=송가영 기자  카카오가 일본 등에서 웹툰 사업을 전개하고 있는 카카오재팬의 사명을 변경하고 유럽 디지털 만화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낸다. 최근 유럽 출판 만화 업계가 빠르게 디지털 만화 시장으로 변화하고 있고 이에 따른 경쟁사들의 해외 진출이 빨라지고 있는 가운데 카카오도 시장의 변화에 적극 대응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 유럽 디지털 만화 시장 급변… 웹툰 사업 경험 녹인다

카카오는 자사의 일본법인 카카오재팬의 사명을 ‘카카오픽코마’로 변경한다고 4일 밝혔다. 이번 사명 변경에 카카오는 일본을 넘어 유럽 등 글로벌 시장에서 브랜드 인지도를 확보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픽코마는 카카오재팬이 일본 시장에서 서비스하고 있는 디지털 만화 및 웹소설, 한국 웹툰 콘텐츠 등을 제공하는 플랫폼이다. 카카오재팬은 웹툰 ‘나 혼자 레벨업’ 등을 통해 일본에서 경쟁력을 입증한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이하 카카오엔터)의 오리지널 지식재산권(IP), 일본 시장에서 확보한 디지털 망가 콘텐츠 등을 유럽 시장에 선보일 예정이다. 

카카오가 유럽 시장 공략을 위해 선택한 첫 행선지는 프랑스다. 카카오재팬은 유럽의 출판 만화 시장이 디지털로 전환되고 있고 프랑스가 유럽 콘텐츠 시장 중심지로서 전세계 플랫폼 사업자들의 관심이 높아 선택했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지난 9월 카카오재팬은 프랑스에 ‘픽코마 유럽’ 법인 설립을 완료했으며 연내 프랑스 현지에 픽코마를 론칭할 계획이다. 현재 확보한 콘텐츠를 디지털화해 현지 이용자들에게 제공할 예정이다. 

김재용 카카오재팬 대표는 “일본에서 픽코마 앱을 출시해 성공 경험, 쌓아온 노하우를 토대로 프랑스 시장에 픽코마를 안착시키겠다”며 “종합 디지털만화 플랫폼으로 진화시키는 동시에 카카오 글로벌 진출 토대를 쌓아가겠다”고 말했다.

이를 놓고 업계에서는 카카오가 픽코마, 카카오웹툰 등을 통해 아시아 시장을 중심으로 성과를 거두고 웹툰·웹소설 플랫폼인 타파스, 래디쉬를 인수하며 북미 웹툰 시장 공략도 마친 만큼 최근 출판 만화 시장 변화가 큰 유럽 시장으로 사업 범위를 넓히고 영향력을 키우기 위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지난 3월 발간한 유럽 주요국들의 디지털 만화 시장 현황에 따르면 유럽의 디지털 만화 시장 규모는 지난 2013년 1억1,700만 달러(한화 약 1,390억원) 규모였지만 2017년 2억3,300만 달러(한화 약 2,760억원)를 기록하며 두 배 성장했다. 오는 2022년까지 규모는 연평균 8.9%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 중 프랑스의 디지털 만화 시장은 지난 2014년 4,000만 달러(한화 약 474억원)에서 지난 2018년 기준 6,800만 달러(한화 약 805억원)를 기록하며 연평균 17.5%의 높은 성장률을 보였다. 주변국인 독일의 연평균 성장률은 18.8%, 영국은 14.4%를 기록하는 등 유럽 디지털 만화 시장이 가파른 성장세를 기록했다. 

이와 함께 네이버웹툰 등 경쟁사들이 이미 유럽 시장에 진출해 성과를 내고 있어 글로벌 시장 경쟁력 강화에 주력해온 카카오가 연내 서비스 개시를 목표로 적극 대응해 나갈 수 있다는 분석도 업계에서는 내놓는다. 

네이버웹툰에 따르면 지난 9월 기준 네이버웹툰은 프랑스 구글플레이 만화 부문에서 매출 및 다운로드 순위에서 각각 1위를 기록했다. 네이버웹툰이 투자한 콘텐츠퍼스트의 ‘태피툰’이 프랑스 구글플레이 만화 부문 매출 순위 2위에 오르는 등 시장 점유율 빠르게 확보하고 있다. 

최근 유럽 시장의 출판 만화 및 디지털 만화 시장이 빠르게 변하고 있고 경쟁사들의 시장 진출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는 만큼 카카오는 픽코마, 카카오웹툰 등으로 아시아 시장에서 확보한 웹툰 사업 경험 및 노하우를 활용해 입지 다툼을 벌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픽코마는 론칭 약 4년만인 지난 7월 일본 시장에 먼저 진출한 네이버의 ‘라인망가’를 제치고 일본 모바일 비게임앱 부문 매출 1위를 기록한 이후 현재까지 1위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카카오엔터는 지난 6월 웹툰 플랫폼 ‘카카오웹툰’의 태국 시장에 출시, 론칭 나흘 만에 누적 일 거래액 3억원을 돌파했다. 

또한 모바일 데이터 분석 플랫폼 앱애니에 따르면 지난 8월 기준 태국 현지 시장에서 엔터테인먼트 분야 웹툰 플랫폼 중 카카오웹툰이 매출 1위를 기록했고 iOS 기준 지난 7월 대비 매출이 약 35% 오르며 가장 빠른 매출 성장세를 기록한 웹툰 플랫폼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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