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탈당 사태′와 관련해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과 각을 세우고 있다. 김 최고위원이 탈당자보다 입당자 수가 많다고 한 것을 대놓고 비판하면서다. /뉴시스

시사위크=권신구 기자  국민의힘이 연일 ‘탈당 논란’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모습이다. 당 지도부서부터 이를 해석하는 데 이견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준석 대표는 20‧30층 탈당 사태를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는 모습인 반면 김재원 최고위원은 ‘입당자’가 늘었다고 엇박자를 내고 있다.

이 대표는 10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김 최고위원은 기본적으로 몇천 명 단위로 이야기하기 시작하면서 어떻게든 입당 숫자도 많다고 이야기하려는 것 같은데 저는 처음부터 20‧30세대의 그런 탈당 문제를 이야기했다”며 “김 최고위원이 어제 또 방송 나가 허위 이야기했지만 일반 당원과 선거인단 당원 합치면 순손실”이라고 강조했다.

김 최고위원은 전날(9일) CBS 라디오 ‘한판승부’에 출연해 “정확하게 확인을 더 해봐야 할 사안”이라고 전제를 달면서 “20‧30세대가 2,100명 탈당하고 1,700명 정도 입당했다고 들었다. 400명 정도 감소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전체 탈당한 분이 약 3,000명 정도 되고 입당한 분이 7,000명 정도라고 들었다”며 ‘탈당 사태’가 심각한 수준은 아니라는 분위기를 내비쳤다.

이같은 내용의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전날 ′TV조선′은 국민의힘에 탈당자보다 입당자가 더 많다는 내용의 보도를 했다. 전당대회 이후 6,800여명이 넘는 신규 당원이 들어왔고 이 가운데 20‧30세대도 1,704명에 달한다는 것이다. 이 대표가 지난 8일 “수도권에서 1,800명 넘는 탈당이 있었고 탈당자 중 20‧30 비율이 75%가 넘는다”고 언급하면서도 사실상 이같은 신규 입당자에 대해선 함구했다는 지적이다.

이 대표는 이러한 주장이 계속해 나오는 데 불쾌함을 그대로 드러냈다. 그는 전날 페이스북에 이같은 내용이 담긴 기사를 공유하며 “통계를 비틀어 언론사에 누가 이런 자료를 보도 부탁했나 보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탈당자는 당비납부가 확인된 ‘선거인단’ 기준이고 입당자는 그냥 입당 신청자 기준”이라며 “결국 억지로 일반 당원을 다 포함시켜서 통계 내도 수도권은 탈당자 수가 입당자 수의 2배가 넘는 거다”라고 말했다. “당비 내는 당원을 추리면 탈당자 수가 입당자 수의 4배 이상이 보통 되는 것”이라는 것이다.

그의 화살은 곧장 김 최고위원을 향했다. 이 대표는 ″처음에 40명 탈당했다고 섣부르게 덮으려고 나섰다가 언론이 이런 자료를 입수해 공개하면 어쩌려고 했냐”며 “그리고 탈당은 팩스 또는 인편이라 실제 이 정도 감행했으면 정상적인 상황이면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게 맞는 거다”라고 말했다. 이어 “40명이라고 허위사실을 공표한 걸 바로 잡아줘도 계속 뻗대면 더 사고가 커진다”고 강조했다.

이 문제를 두고 당내 혼란이 지속되는 가운데 이 대표의 고심도 깊어지는 모습이다. 그는 탈당을 폄하하는 목소리를 견제하면서 이 사태에 대한 ‘조심스러운 접근’을 강조했다. 그는 전날 MBC ‘100분 토론’에 출연해 “선거가 끝나면 어느 정당이든 탈당하는 분들이 있다”면서도 “지금 일어나는 탈당 행렬은 예년에 비해 어느 정도 수준인지는 사무처에 지시해 일주일 정도 뒤 통계를 보자고 해서 놔둔 상태”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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