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지난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현안 관련 보고를 위한 의원총회에서 이준석 대표와 기념촬영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뉴시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지난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현안 관련 보고를 위한 의원총회에서 이준석 대표와 기념촬영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뉴시스

시사위크=권신구 기자  국민의힘이 윤석열 대선후보 선대위 구성을 두고 상당한 진통을 겪는 모습이다. 총괄선대위원장으로 등판할 것으로 보이는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이 ’캠프 재구성‘이라는 과제를 던지면서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도 김 전 위원장의 손을 들어주면서 혼란이 지속되는 양상이다.

9일 국민의힘에 따르면, 김 전 위원장이 국민의힘 총괄선대위원장으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이날 YTN 라디오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해 “김 전 위원장의 경우 후보가 정치를 결심한 뒤부터 고민의 지점이 있을 때마다 허심탄회하게 여러 자문을 구한 관계”라며 “그런 맥락에서 후보는 상당히 김 전 위원장을 우대하고 있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윤 후보의 결심이 선다면 곧장 영입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분위기는 모였지만 과정이 쉽지만은 않은 형국이다. ‘선대위 구성’을 둘러싼 윤 후보와 김 전 위원장 간 입장차가 극명히 갈리고 있기 때문이다. 김 전 위원장은 전날(8일) 채널A 유튜브를 통해 공개된 ‘신동아 창간 90주년 특별 대담’에서 “본선을 위해서 어떤 형태의 선대위를 구성해 가야 할 것인가 냉정히 판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가 말한 ‘냉정한 판단’은 곧 ‘인적 쇄신’과 통한다. 김 전 위원장은 앞선 경선 과정에서도 윤 후보 캠프를 겨냥해 ‘파리 떼’라고 비판한 바 있다. 그는 당시 한 유튜브에 출연해 “15년 전에 설치던 사람들이 다 윤석열 캠프에 들어와 있다”며 “파리 떼에 둘러싸여 5개월 동안 헤맨 게 그의 현주소”라고 지적했다. 그가 전날 캠프 인사들을 겨냥해 ‘자리 사냥꾼’이라고 비판하며 “대통령 당선되면 무슨 득을 보지 않을까 이런 사람들만 모이게 돼 있다”고 지적한 것도 이러한 맥락이다.

그러나 윤 후보의 생각은 다르다. 기존 캠프를 중심으로 추가적으로 규모를 확대하겠다는 의중이다. 그는 전날 국회 최고위원회 참석 후 기자들과 만나 “국민의힘이라는 정당을 중심으로 한 대한민국 국민캠프로서 선거를 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같은 구상이 기존 캠프 인사를 내보내는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경선 과정에서 도움을 준 인사들을 끌어안고 가겠다는 것이다.

◇ 당내 주도권 싸움 시작?

이같은 윤 후보의 의중이 직접 드러난 것은 캠프 총괄지원본부장을 맡은 권성동 의원을 비서실장으로 앉히면서다. 선대위 중책을 맡기지 않아 일종의 ‘절충안’을 선택하면서도 경선 캠프 인사들을 끌어안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는 게 정치권의 해석이다. 

이렇다 보니 갈등을 해소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선대위 구성을 둘러싼 신경전이 당내 ‘주도권 다툼’과 연결돼 있다는 점도 문제다. 그간 ‘파리 떼’, ‘거간꾼’ 등 비판을 쏟아낸 이 대표는 이날 라디오에서도 “하이에나, 거간꾼, 파리 떼에 대한 김 전 위원장과 저의 지속적인 언급은 후보에게 상당히 힘을 실어주는 행위”라고 언급했다. 윤 후보를 앞세워 내부 권력을 장악하고자 하는 이들을 경계한다는 취지다. 

윤 후보 측 ‘익명의 관계자’가 언론 인터뷰를 통해 ‘대규모 캠프 의사’를 드러낸 것도 사태에 기름을 부었다. 이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한 언론보도를 공유하며 “대선 컨셉을 조직선거로 잡고 수백만 장 임명장을 뿌리겠다는 발상을 이제는 대놓고 익명 인터뷰로 들이밀기 시작했다”고 비판했다. 

당장 김 전 위원장을 통해 정치적 역량 강화와 중도 외연 확장을 노리는 윤 후보로선 어려운 숙제를 풀어야 하는 상황이다. 황태순 정치평론가는 <시사위크>와 통화에서 ″윤석열 캠프에선 어른이 없다보니 방향을 잡아주는 게 없다″며 ″정치 경험이 전무하다보니 김 전 위원장의 요구를 들어줄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윤 후보 측은 이같은 국면이 김 전 위원장과 ‘신경전 양상’으로 비치는 데 대한 경계심을 드러냈다. 권 비서실장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김 전 위원장께서는 윤 후보와 대화에서 선대위 구성과 관련해 전권을 달라는 말씀이 없으셨다”며 “지금도 잘 소통이 되고 있으며 앞으로 잘 협의해서 정권교체를 위한 최고의 선대위를 발족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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