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다가 지난해 11월부터 ‘타다 넥스트’ 베타서비스를 진행 중이다. /타다
타다가 지난해 11월부터 ‘타다 넥스트’ 베타서비스를 진행 중이다. /타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등장과 함께 선풍적인 화제를 모았던 ‘타다’가 돌아왔다. 최근 서울지역 도로에서는 타다의 로고가 새겨진 하얀색 승합차를 심심치 않게 만날 수 있다. 2020년 4월 ‘타다 베이직’ 서비스 종료 이후 사라졌던 풍경이라는 점에서 더욱 눈길을 끈다. 그런데 돌아온 타다는 완전히 달라졌다. 새롭게 돌아온 타다가 비로소 재기에 성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 겉모습은 같지만… 구조는 완전히 다른 ‘타다 베이직’

2018년 10월, 서울에 등장한 타다 로고가 새겨진 하얀색 승합차는 이내 화제의 중심에 섰다. 스마트폰으로 호출 및 결제하는 기존의 택시와 이용방식은 같았지만, 넓고 편안한 좌석과 높은 수준의 서비스가 승객들을 매료시키며 입소문이 빠르게 퍼진 것이다. 이는 국내 카셰어링 업계를 선도해온 쏘카가 자회사 VCNC를 통해 선보인 모빌리티 플랫폼 브랜드 타다의 ‘타다 베이직’ 서비스였다.

논란 또한 뜨거웠다. 앞서도 카풀 플랫폼 서비스를 저지시켰던 택시업계는 타다가 택시면허 없이 사실상의 택시영업을 하는 ‘유사택시’라며 거세게 반발했다. 이에 타다와 쏘카 역시 물러나지 않으면서 사회적 갈등은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됐다. 택시들이 도로를 점거하는가 하면, 분신 사태가 이어지기도 했다.

실제 ‘타다 베이직’은 택시면허 없이 기존과는 다른 구조로 운영됐다. 승객 입장에서 보면, 쏘카의 승합차를 초단기렌트하면서 타다로부터 운전기사를 알선 받아 목적지까지 이동하는 구조였다. 그리고 이는 11인승 이상 승합차를 렌트할 경우 운전기사 알선이 가능하도록 한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시행령 18조 1항을 법적 근거로 삼았다. 관광산업 활성화를 목적으로 도입된 예외규정이었다. 타다와 쏘카는 법적으로 문제없다고 주장한 반면, 택시업계를 비롯한 반대 입장에선 예외규정을 악용한 꼼수라고 지적했다.

이 같은 논란과 갈등은 새롭게 등장하는 모빌리티 플랫폼 서비스를 위한 제도적 정비를 촉진시켰다. 다만, 타다와 쏘카는 그 과정에서도 자신들의 주장을 쉽게 굽히지 않았다. 결국 소위 ‘타다 금지법’이라 불린 개정안이 2020년 3월 국회를 통과했고, ‘타다 베이직’은 그해 4월 11일을 기해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그런데 최근 타다 로고가 새겨진 승합차들이 다시 도로에 등장했다. 차종이 카니발에서 스타리아로 바뀌긴 했지만, 하얀색 승합차에 새겨진 타다 로고와 스마트폰을 통해 호출 및 결제하는 이용방식은 똑같다. 단, 서비스의 이름은 달라졌다. ‘타다 베이직’이 아닌 ‘타다 넥스트’다.

타다는 2020년 4월을 기해 ‘타다 베이직’ 서비스를 종료한 이후 한동안 수습의 시간을 보냈으며, 그해 하반기 가맹택시 서비스인 ‘타다 라이트’와 대리운전 서비스 ‘타다 대리’를 선보이며 재기를 모색했다. 하지만 이미 탄탄한 입지를 구축해놓은 경쟁사에 밀려 자리를 잡기 쉽지 않았고, 대리운전 서비스의 경우 1년도 채 되지 않아 종료해야 했다. 특히 때마침 코로나19 사태가 터진 점도 재기를 방해했다.

이후 타다 운영사인 VCNC는 지난해 10월 쏘카의 품을 떠나 새 주인을 맞았다. 핀테크 토스 운영사인 비바리퍼블리카가 VCNC 지분 60%를 쏘카로부터 사들인 것이다. 

이처럼 큰 변화를 거친 타다는 지난해 11월부터 ‘타다 넥스트’ 베타서비스에 돌입했으며, 지난달 80대 규모의 법인택시 면허를 양수하고, ‘타다 넥스트’ 직영 드라이버 모집에 나서는 등 본격적인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아울러 올해 상반기 내에 공식 론칭할 계획이다. 타다 관계자는 “운영대수와 수요, 서비스 안정화 등 다양한 요소들을 고려해 적절한 시기를 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과거의 ‘타다 베이직’과 새롭게 선보인 ‘타다 넥스트’는 외관과 이용방식이 똑같지만, 구조적인 측면에선 완전히 다르다. ‘타다 베이직’은 택시면허 없이 예외규정을 기반으로 사실상 자체 차량을 통해 운송서비스를 제공한 반면, ‘타다 넥스트’는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개정안 상 ‘타입3’에 해당하는 플랫폼 중개 형태를 취하고 있다. 큰 틀에서 봤을 때 ‘타다 넥스트’는 승객과 7인승 승합택시를 중개해주는 역할만 한다. 

즉, ‘타다 베이직’이 택시업계와 대립각을 세운 것과 달리 ‘타다 넥스트’는 택시업계와의 상생이 필수적이다. 또한 ‘타다 베이직’은 프리랜서 드라이버들의 유동성을 강조한 반면, ‘타다 넥스트’는 드라이버들의 안정적인 고용과 처우에 주력하고 있다.

겉모습은 같지만 속은 완전히 달라져 돌아온 ‘타다 넥스트’가 타다의 재기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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