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당 공식 계정과 심상정 후보, 장혜영 의원, 류호정 의원의 SNS 갈무리.
정의당 공식 계정과 심상정 후보, 장혜영 의원, 류호정 의원의 SNS 갈무리.

시사위크=이선민 기자  정의당이 다당제 연합정치를 위한 선거제도 개혁을 위해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에 3당 대표 회동을 공식 제안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정의당의 역할을 요구하는 글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22일 SNS나 정의당 기사의 댓글에는 “윤석열 당선인의 용산 집무실 이전을 두고 이렇게 시끄러운데 정의당은 어디간거냐” “누가 당선되든 견제의 역할을 하겠다던 심상정 의원은 어디있나” “심상정, 류호정, 장혜영의 SNS는 왜 이 순간에 조용하냐”는 글이 주를 이루고 있다.

실제로 20대 대선에서 2.37%를 득표한 심상정 후보는 10일 마지막 인사를 끝으로 칩거에 들어갔고, 장혜영∙류호정 의원의 SNS는 약 일주일 전에 멈춰 있다. 정의당의 공식 계정은 당선자 확정 전까지 후원계좌가 열려있다는 글을 끝으로 더 이상 올라온 글이 없다.

이번 대선 이후 강민진 청년정의당 대표가 당직자들에게 갑질을 했다는 의혹도 제기됐으나,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한 후 별다른 발표도 나오지 않고 있다.

심 후보가 대선에서 3위에 그쳤지만, 개표과정에서 12억의 후원금이 쏟아지며 큰 성원을 받았다. 선거 막바지에 ‘전략투표’를 위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선택한 2030 여성들이 심 후보를 향한 마음을 드러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선거 이후 멈춰버린 정의당에 실망했다는 목소리도 나오기 시작했다.

윤 당선인의 인수위 인선은 ‘서오남(서울대 50대 남성)’ 비판과 여성가족부 관계자가 전무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지만 정의당에서는 구체적으로 이를 지적하지 않고 있다. 용산 집무실 이전을 두고 첨예한 대립을 형성하고 있지만, 이동영 수석대변인이 서면브리핑으로 우려를 표한 것이 전부다.

이후 여영국 정의당 대표가 21일 대표단 회의를 통해 “정의당은 오늘부로 다당제 연합정치로 나아가는 정치개혁 실현을 위한 총력 대응체제로 돌입한다”며 “정치개혁 과제 논의를 위한 3당 대표 회동을 제안한다”고 했다.

정의당 여영국 대표와 의원들이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치개혁 특별위원회 공직선거법 및 지방선거구제개편 심사 소위원회 회의장 앞에서 ‘기초의회 중대선거구 확대’를 촉구하는 피켓팅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뉴시스
정의당 여영국 대표와 의원들이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치개혁 특별위원회 공직선거법 및 지방선거구제개편 심사 소위원회 회의장 앞에서 ‘기초의회 중대선거구 확대’를 촉구하는 피켓팅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뉴시스

22일에는 이은주 정의당 정치개혁특별위원장이 기자회견에서 “거대양당은 정치개혁 약속 이행에 적극 나서야 한다”며 “차기 여당인 국민의힘이 ‘기초의회 중대선거구제’의 논의 자체를 거부하고 있다. 선거구획정안과 함께 기초의회 중대선거구제 방안도 논의하자는 정의당과 더불어민주당의 요구를 국민의힘은 끝내 받아들이지 못했다”고 정치 개혁 논의를 촉구했다.

여영국 정의당 대표와 의원들은 같은 날 국회에서 열린 정치개혁 특별위원회 공직선거법 및 지방선거구제개편 심사 소위원회 회의장 앞에서 피켓 시위에 나서기도 했다.

하지만 SNS 등의 반응은 냉랭하다. SNS에는 “대선 후 10여일 가까이 조용하더니 겨우 꺼낸 첫 논의가 다당제 논의다. 국민 분열보다는 본인들 잇속 챙기기냐” “선거이후 활동에 대한 언급도 없다” “더 작은 군소정당들도 야당의 역할을 하려고 하는데 여성가족부 이대로 폐지되게 둘 거냐” 등 답답하다는 반응이 주를 이루고 있다.

한 진보계 정당 관계자는 <시사위크>와의 인터뷰에서 “지금 정의당이 내부 결속을 다지기도 바쁜 것은 사실일 것”이라면서 “정의당이 아무것도 안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대장동에 대해서도 목소리를 냈고, 교육정책도 비판하는 등 애쓰고 있다. 지금은 대선 패배 후 다시 일어서는 시기라 큰 이슈를 논의하는 것이 부담스러울 수는 있다”고 감쌌다.

하지만 그는 “그럼에도 이런 시기에 정의당이 야당으로서의 역할을 잘 해주는 것이 제3당으로서의 역할이고, 그 모습을 보여줘야 다당제가 됐을 때 국민들의 선택을 받을텐데, 지금 모습은 다소 실망스럽다”며 “정치개혁이 필요한 것은 맞고, 새 정권이 들어서기 전에 기초를 닦아놔야 하는것도 맞지만 국민들이 이 시점에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귀를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쓴소리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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