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당 여영국 대표가 지난 26일 오전 서울 시청 앞 광장에서 열린 정의당 지지호소 중앙선대위 특별기자회견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권신구 기자  6‧1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의당의 근심이 깊어지고 있다. 선거를 앞두고 좀처럼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당 지지율이 흔들리면서 당장 지방의회 의석 확보도 쉽지 않은 형국이 됐다. 이에 정의당은 연일 ‘자성’의 메시지를 던지면서 유권자들의 지지를 호소하고 나섰다.

이동영 정의당 수석대변인은 27일 서면 브리핑을 내고 “다시 시작할 수 있는 최소한의 기반은 남겨달라”고 말했다. 이 대변인은 “정의당이 제3당으로서 시민들의 기대와 요구에 한참 못 미치고 있다는 것을 겸허하게 받아들인다”며 “정의당의 존재 이유를 분명하게 세우지 못한 데 대해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고 강조했다.

당 지도부 역시 전날(26일)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대국민 호소’에 나서기도 했다. 여영국 정의당 공동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은 “정의당의 호소가 시민들께 절박하게 다가가지 못하고 있음을 솔직히 인정한다”며 “정의당이 제 역할을 다하지 못했다. 정의당이 부족했다”고 고개를 숙였다. 배진교 공동 상임선대위원장도 이 자리에서 “가난한 소시민들의 목소리가 더 많이 울려 퍼질 수 있도록 정의당에 기회를 달라”고 읍소했다.

정의당이 연신 ‘읍소’에 나서는 데는 지방선거의 상황이 좀처럼 풀리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대통령 선거의 연장선상에서 치러지는 선거다 보니 진영 대결 구도 속에서 좀처럼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하고 있다. 당장 정당 지지율도 흔들리고 있다. 최근 복수의 여론조사에서 3%가량 지지율만을 간신히 유지하는 모습이다. 

진보 정당의 ‘텃밭’으로 여겨지는 광주를 보면 이러한 ‘위기 상황’은 더욱 분명해진다. 최근 정의당은 광주에서 국민의힘에 밀리는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다. 그간 광주시의회는 3석의 비례대표 자리를 민주당과 정의당이 나눠왔는데 최근의 상황이라면 국민의힘에 이 자리를 내줄 수도 있는 상황이 된 것이다. 

◇ 광주서도 ‘불안’… 위기감 높아진 정의당

이렇다 보니 정의당은 ‘광주 수성’에도 부심이다. 정의당 광주시당이 지난 25일 5‧18 민주광장에서 108배 사과에 나선데 이어 이날은 배진교 공동 상임선대위원장이 광주로 향했다. 그는 이날 광주시의회 시민소통실에서 특별 기자회견을 열고 “정의당에 한 번만 더 기회를 달라”고 호소했다. 

이어 “광주시의회 비례대표 1석은 5‧18을 모욕해왔고 망국적 지역구도의 한 축인 기득권 정당 국민의힘에게 절대 주셔서는 안 된다”며 “정의당이 다시 한번 시민들의 목소리를 대변할 수 있도록 투표해 주실 것을 호소드린다”고 강조했다. 

마땅한 방법이 없다보니 당내에서는 고심이 역력하다. 정의당 관계자는 <시사위크>와 통화에서 “대선 직후라 정부‧여당의 대선 승리 드라이브가 이어지는 측면이 있고, 거기에 호응해 대선 후반전으로 맞장구치는 민주당의 태도가 있다 보니 쉽지 않은 환경”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외부적 요인과 함께 시민들이 기대했던 바를 당이 충실하게 하지 못했던 것도 결국은 영향을 미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쉽지 않은 상황이지만 지방의회에서 ‘정의당의 필요성’을 역설하며 남은 기간 최대한 지지를 끌어내겠다는 계획이다. ‘정의당이 있는 지방의회와 정의당이 없는 지방의회는 달랐다’고 강조하고 있는 것도 이러한 맥락이다. 정의당 관계자는 통화에서 “지방의원들이 이뤘던 성과, 좀 다른 지방의회로 만들려는 정의당의 의지를 지지해달라는 말씀을 계속 드리며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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