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뉴시스

시사위크=권신구 기자  청와대가 대통령 집무실 이전을 위한 예비비 편성안을 국무회의에 상정하지 않자 국민의힘이 거세게 반발했다. 정부·여당이 새 정권의 시작부터 발목을 잡고 있다는 것이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22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전임 대통령이 후임 대통령에 대해 어떤 견제를 하는 것이 옳은 방향은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문재인 대통령께서 차기 정부 출범 인수위에서 하는 일에 협조해 줄 의무가 있다”며 “예비비라는 것도 문재인 정부의 예비비가 아닌 결국 올 한 해 우리 정부가 쓸 예비비”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 돈이 문 대통령의 돈도 아닌 거다”라며 “문 대통령께서 인수위 대통령직 인수에 관한 법률에 따라 철저하게 후임 대통령에게 협조하시면 된다”고 강조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도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김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정부·여당은) 오히려 자신들이 폐기한 공약을 실행하기 위해 발 벗고 직접 나선 윤 당선인에게 고마워하고 협조하는 것이 마땅한 도리”라며 “그런데 협조는커녕 온갖 악담을 퍼부으면서 청와대를 벗어나겠다는 윤 당선인의 조치에 반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도 갑자기 입장을 바꿔서 집무실 이전 예비비 사용을 거부하고 나섰다”며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픈 못된 심보가 아니고서야 무슨 염치와 권한으로 이제 임기를 마무리하는 정권이 새롭게 출범하는 정부의 발목을 잡겠다는 건가”라고 힐난했다.

김 원내대표는 “더욱이 민주당 5선 우상호 의원은 윤석열 차기 대통령을 버르장머리도 없이 ‘저 양반’이라고 호칭하고 아직은 172석 민주당이 법률 재개정에 엄청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등 새 정부에 대한 협박성 발언을 거리낌 없이 내뱉고 있다”며 “상식 있는 국민 눈에는 대선 불복으로 비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금 당장 예산편성권이 당선인에게 없고 청와대가 거부하면 강제할 방법은 없지만, 국민의힘은 취임 즉시 예산을 편성해 탈청와대와 탈권위주의, 제왕적 대통령을 탈피하기 위한 조치를 흔들림 없이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