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은희 국민의당 원내대표가 검수완박에 찬성 기류를 내비친 가운데 국민의힘 내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새어 나온다. /뉴시스

시사위크=권신구 기자  권은희 국민의당 원내대표가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에 찬성한다는 입장을 보이자 국민의힘 내부에선 불편한 기색이 역력하다. 권 원내대표는 국민의힘과의 합당에 반대하며 ‘제명’을 요구한 바 있다.

20일 정치권에 따르면, 권 원내대표는 전날(19일) 여야 4당 원내대표 회동에서 검수완박과 관련 찬성하는 듯한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개혁의 핵심이 수사-기소권 분리이므로 미진한 부분은 시급하게 재정립돼야 한다는 취지다.

문제는 이러한 권 원내대표의 입장이 국민의힘의 전략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이다. 그간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입법 강행 시 ‘필리버스터’로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공공연하게 드러내 왔다. 민주당 의석수(172석)만으론 필리버스터 종결 조건인 재적의원 5분의 3(180석)을 채울 수 없다. 민주당 출신 무소속 의원과 소수정당 의원들을 모두 포함해도 179석이다. 물론 민주당 진영에서도 이탈자가 있는 만큼 판세를 속단하기는 어렵지만, 권 원내대표의 이탈을 무시할 수만은 없는 부분이다.

국민의힘은 즉각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유동 국민의힘 상근부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내고 “불과 이틀 전 이준석 대표와 안철수 위원장이 손을 맞잡으며 대의를 위해 합당 선언했지만 권 의원은 합당에 반대한다며 자신의 소신을 운운했다”며 “결국 권 의원의 소신이라는 것이 고작 민생을 외면한 채 폭주하고 있는 민주당에 동조하는 것인가”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양당이 합의한 마당에 잉크가 채 마르기도 전에 ‘원내대표’라는 직을 이용해 회동에 참석하며 양당의 합의 정신에 균열을 가게 만드는 행태는 말 그대로 몰염치”라며 “만약 권 의원 때문에 필리버스터가 무력화되고 검수완박 법안이 통과된다면 권 의원은 역사의 심판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권 원내대표의 입장과 관련 “결국 이걸 막아줄 분들은 국민들밖에 없다”며 “저희 나름대로 최대로 수단을 강구하고 있지만 힘이 부족하니 국민들에게 호소드리는 거고 계속해서 이 문제에 대한 목소리를 높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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