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 지방선거 참패와 관련해 '이재명 책임론'을 꺼내든 친문재인계(친문계) 핵심 홍영표 의원의 지역구 사무실에 홍 의원을 비난하는 대자보가 붙었다. 6일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 올라온 사진에 따르면 3m 길이의 대자보에 "치매가 아닌지 걱정된다"는 내용과 함께 치매센터 번호가 쓰여있는 등 홍 의원을 조롱하는 글이 적혀있다. /온라인 커뮤니티 캡쳐
6·1 지방선거 참패와 관련해 '이재명 책임론'을 꺼내든 친문재인계(친문계) 핵심 홍영표 의원의 지역구 사무실에 홍 의원을 비난하는 대자보가 붙었다. /온라인 커뮤니티

시사위크=이선민 기자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의원 사무실에 ‘치매’ 대자보를 붙여 논란이 일었던 이재명 의원의 열성 지지자가 꽃다발을 들고가 홍 의원에게 사과를 전한 사실이 알려졌다.

홍 의원은 9일 본인의 SNS를 통해 “지역사무실 입구에 모욕적인 내용의 대자보를 붙였던 분께서 어제 꽃다발을 들고 사과하러 오셨다. 사과를 받아들이며 다시는 그 같은 일이 없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앞서 홍 의원은 ‘이재명 책임론’을 공개적으로 거론했다가 지역사무실 입구에 ‘사랑하고 존경하는 우리 홍영표 의원님이 말하는 거 보고 있으니 치매가 아닌지 걱정되고, 중증 애정결핍이 심각한 것 같다’며 원색적인 비난이 포함된 대자보 테러를 당했다.

문자 폭탄 등과 같은 이 의원 강성 지지자들의 행동에 이 의원은 “비호감 지지 활동이 저는 물론 민주주의 발전에 도움은커녕 해가 된다”며 “제가 하고 싶은 정치는 반대와 투쟁을 넘어 실력에 기반한 성과로 국민께 인정받는 것”이라고 자제를 촉구했다. 이 과정에서 대자보 테러에 대한 사과도 나온 것으로 보인다.

홍 의원은 “오래전부터 특정 정치인의 지지자를 자처하는 분들이 저의 지역사무실을 방문해 폭언하는 일이 비일비재했다”며 “욕설과 저주의 내용이 담긴 수백 통의 문자와 검은 잉크 바탕에 저주의 말이 쓰인 팩스가 국회와 지역사무실로 끊임없이 날아들었다. 저를 비난하는 내용의 화환 시위, 욕설을 의미하는 후원금 18원은 의원실 회계 업무도 마비시켰다. 지방선거 기간에는 이재명 상임고문의 계양 지역 출마에 찬성하지 않았다며 항의 전화가 쇄도했고 저를 비난하는 영상을 상영하며 부평 일대를 종일 순회한 트럭 시위까지 있었다”고 그간 겪은 일을 털어놨다.

이어 “그러나 참고 또 참았다. 그런 일이 있다고 알려지는 것조차 당원의 단합에 해가 될까 싶어 당하면서도 도리어 숨겼고, 아무 일도 없는 것처럼 선거운동에만 집중했다”며 “그 와중에도 희망을 봤다. 지역사무실에 항의하러 오셨다가 대화를 나누고 의기투합해 지방선거 운동을 함께 해 주신 분도 계셨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어제 사과하러 오신 분은 ‘조금은 겁도 났었다’고 하셨다. 저에게 하신 일도 마음먹고 저질러야 하는 일이었지만 그것을 뉘우치는 것 역시 용기가 필요한 일임을 안다”며 “용기를 내주셔서 감사드린다”고 사과를 받아들였다.

친명(친 이재명계)인 김남국 의원도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이를 전하며 “전국에 보도까지 된 일이라 굉장히 부담스러운 일인데 사과하러 가실 줄은 정말 전혀 예상 못 했다. 거기다 이렇게 빠르게 찾아뵙고, 꽃다발까지 사가서 진심 어린 사과를 하는 모습에 많이 놀랐다”고 했다.

이어 “지역 보좌관님과 한 시간 이상 여러 이야기를 나누셨다고 했다니 그 진심이 전해졌을 것으로 생각된다”며 “정말 어렵고 힘든 일이었을 텐데도 큰 용기를 내어주셔서 정말 감사하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앞서 대자보 테러 사건이 알려지자 “이재명 의원을 사랑하고 응원해주시는 많은 지지자께 한없이 감사한 마음뿐이지만 이는 올바르지 않은 지지의 표현”이라며 대신 사과를 전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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