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상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이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뉴시스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이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뉴시스

시사위크=서예진 기자  더불어민주당은 20일 고물가·고금리 등으로 인한 경기침체 우려와 관련해 윤석열 대통령과 정부를 맹비난했다. 또 민주당은 정부 주도로 전방위적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비상경제장관회의에 대통령이 참석하지 않은 것에 대해 고(故) 김영삼 전 대통령까지 언급하며 윤 대통령을 비판했다. 

우상호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대내외적으로 지금 경제·민생의 위기가 대단히 심각해지고 있어 걱정되는데 이에 반해서 정부의 대책이 상당히 미흡해 보인다. 한가로워 보일 정도여서 걱정된다”고 비꼬았다. 

이어 “비상경제장관회의를 열었다고 해서 이제 좀 무엇인가 돌아가는구나 기대했는데 대통령도 없고 국무총리도 없는 비상경제장관회의가 진행됐다”며 “말만 비상이지 비상이란 느낌을 가질 수 없었다. 이 정도 위기가 몰려올 때는 대통령부터 총리까지 팔을 걷어붙이고 경제장관을 독려하는 모습을 보여야 하는 것 아닌가 묻고 싶다”고 지적했다. 

우 위원장은 “대통령은 한가한데 장관만 모여 대책을 세우고 결과적으로 내용도 유류세 인하 정도를 결정하는 게 비상경제장관회의에서 할 일인가 의아하다”며 “앞으로 대통령과 총리가 직접 경제 현안을 챙겨주기를 바란다”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그렇게 하지 않고서는 위기 돌파가 어렵다”며 “과거 김영삼 대통령이 경제는 경제장관에게 맡긴다고 하고 나서 IMF 사태가 왔던 교훈을 잊지 말기를 바란다”고 꼬집었다.

박홍근 원내대표도 같은 자리에서 “많은 경제전문가들이 정부가 발표한 감세와 규제완화를 통한 낙수효과론은 이미 실패했고 허황된 주장이며 현 상황을 극복할 수 없다고 질타한다”며 “정부가 부랴부랴 유류세 인하 폭을 37%로 더 늘리겠다고 발표했지만 언 발에 오줌 누는 격”이라고 비판했다.

박 원내대표는 “정부 여당의 상황 인식은 안일하고 무능하기 짝이 없다”며 “정부 출범 한 달이 지나서 경제수장들은 머리를 맞댔고 대통령은 말로만 물가 대책을 강조한다”고 지적했다.

또 “전기, 가스 요금 인상으로 민생 부담은 더 늘어날 것”며 “정부 주도로 인플레이션 피해에 따른 재정과 통화 정책, 산업과 복지에 이르는 전방위적 대책을 빠르게 수립하고 집행할 때”라고 했다.

이어 “물가를 못 잡는 정권을 버림 받는다, 지난 3월 바로 윤석열 대통령이 직접 한 말”이라며 “출범 초기부터 물가를 포기한 대통령이 되지 않으려면 민간주도성장이란 허황된 레토릭을 거두고 실질적으로 민생 구제할 실천이 시급하다”고 요청했다. 

실제로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금리를 급격히 인상했으나, 물가는 잡히지 않기 때문에 올해 내로 최대 7%까지 기준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높다. 이렇게 될 경우 시중에 풀린 자금은 회수되지만 경기는 더욱 위축될 수 있다. 게다가 대출금리도 인상돼 민간기업과 자영업자 뿐 아니라 빚을 내서 집을 산 사람들도 고금리에 직격타를 맞기 때문에 경제 상황은 더욱 엄중해질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용산 대통령 출근길에서 경기침체 우려에 대해 “통화량이 많이 풀린 데다 고물가를 잡기 위해 전세계적으로 고금리 정책을 지금 쓰고 있는 마당에 생긴 문제들이기 때문에 근본적으로 대처할 방도는 없다”고 밝혀 민주당의 비판은 멈추지 않을 전망이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