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고랜드 호텔, 3성 수준 서비스·시설에도 투숙료 ‘주말 100만원’ 육박
심야시간 야식은 꿈도 못 꿔… 투숙료에 객실 정비비 포함 안 됐나?
4∼5성 호텔 높은 객단가, 서비스·부대시설 등 영향… 레고호텔, 상황 달라

레고랜드 호텔은 오픈 전부터 높은 투숙 비용과 부실한 부대시설 및 서비스로 소비자들의 비판을 받고 있다. / 레고랜드 코리아

시사위크=제갈민 기자  강원도 춘천 하중도에 건립된 레고랜드 호텔이 본격적인 휴가철을 맞이해 다음달 1일 정식 개관을 앞두고 있다. 지상 4층 규모로 지어진 호텔 외관은 레고 브릭으로 쌓은 성의 모습을 하고 있어 오픈 전부터 지역의 랜드마크로 떠오르고 있다.

그러나 오픈도 하지 않은 레고랜드 호텔이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벌써부터 비판의 목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 레고랜드 호텔은 룸서비스가 제공되지 않으며 호텔 내에 편의점도 하나 없는데, 배달음식과 같은 외부음식 반입마저 허용하지 않아 투숙객들의 불만이 예상된다.

총 154실 규모로 지어진 레고랜드 호텔은 객실이 △왕국 △레고 프렌즈 △레고 닌자고 △해적 등 4가지 테마룸으로 구성됐고 각 크기와 위치에 따라 프리미엄, 스위트, 디럭스 스위트 등으로 나뉜다.

레고랜드 호텔은 아직 오픈 전이라 등급 심사가 진행되지 않았지만, 호텔은 2∼3성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객실 규모만 놓고 보면 4성 호텔 규모에 부합하지만, 그 외 서비스 및 부대시설 규모가 3성 이하 수준이기 때문이다.

4성 호텔의 최소 충족 기준에는 부대시설 규모가 식음업장(F&B) 외에 피트니스센터·수영장·사우나·스파 등이 최소 1가지 이상 마련돼야 하며, 연회·회의 시설 최소 1곳, 룸서비스 시간도 12시간 이상 제공돼야 한다. 이 기준에 부합하지 않으면 4성 호텔 등급심사를 보류한다. 레고랜드 호텔은 수심 60㎝ 수준의 유아용 풀장 외에는 부대시설이 존재하지 않고 룸서비스도 제공되지 않아 4성 호텔에 부합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레고랜드 호텔의 투숙료는 평일 40만∼60만원대, 주말에는 100만원에 육박한다. 객단가가 상당히 높게 설정된 편으로, 국내 최고 럭셔리 호텔로 꼽히는 시그니엘 부산보다 비싸다.

/ 레고랜드 코리아
레고랜드 호텔은 객실 내에 외부음식 반입을 금지하면서 룸서비스마저 제공하지 않는다. / 레고랜드 코리아

특히 높은 가격을 내세웠음에도 룸서비스를 제공하지 않는 것을 넘어 외부음식물 반입마저 제한하고 있어 심야시간에 치킨이나 피자, 맥주 등 야식을 섭취하며 영화를 감상하는 호캉스는 불가능하다. 사실상 레고랜드 호텔 투숙객들은 입점해있는 식음시설만 이용하라는 얘기인데, 이마저도 단 2곳뿐인 패밀리레스토랑과 라운지의 영업시간이 종료되면 음식 주문은 불가하다. 더군다나 호텔 내에는 편의점도 존재하지 않는다.

레고랜드 호텔 주변은 유적공원과 박물관 등 설립이 계획돼 있긴 하지만 아직 첫 삽도 뜨지 못한 상태로 방치된 황무지다. 심야시간에는 간단한 간식이나 맥주를 구매하는 것도 쉽지 않다. 야간에 간식을 사 먹으려면 춘천대교를 넘어 춘천역 일대까지 약 3㎞를 나가야 한다.

호텔 내 외부음식 반입을 금지하는 곳은 서울신라호텔이나 소피텔 앰배서더 서울 호텔 등 일부 존재한다. 다만 해당 호텔들은 5성 호텔로, 최소 18시간 이상 룸서비스를 제공하기 때문에 명분이라도 있다.

그럼에도 소비자들과 호텔 간에는 외부음식 반입을 두고 논란이 끊이지 않는다. 지난해 소피텔 앰배서더 서울은 개관 때부터 ‘외부 음식 반입을 전면 금지한다’는 내용을 홈페이지를 통해 공지했으며, ‘외부 음식 반입 시 별도 요금이 부과된다’고 투숙객들에게 안내를 했다.

호텔 측은 ‘환경보호와 위생을 위한 조치’라는 입장이지만, 당시 이를 두고 소비자들은 “적지 않은 금액을 내고 호텔을 이용하는데 제재가 많다” “음식 메뉴가 입에 맞지 않으면 어떡하라는 거냐” “투숙비용에 객실 정비비용도 포함된 것 아니냐” 등 비판의 목소리가 이어진 바 있다.

이번에 오픈을 앞둔 레고랜드 호텔 역시 비슷한 맥락이지만 룸서비스와 편의점이 없다는 점에서 상황이 조금 다르다. 더군다나 투숙료가 주말에는 100만원에 육박하기도 해 소비자들의 비판을 살 가능성이 농후하다.

4∼5성 호텔은 대체로 높은 투숙료를 내걸고 영업을 이어오는데, 여기에는 보다 많은 종업원을 고용해 질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인건비 및 서비스비용과 부대시설 운영비용 등이 모두 복합적으로 포함됐기 때문이다.

레고랜드 호텔의 경우 이와 상황이 다소 다른 만큼 외부 음식 반입 기준 완화를 비롯해 객단가 조절이 필요해 보인다.

한편, 이와 관련해 레고랜드 호텔 측의 입장을 듣기 위해 수차례 통화를 시도했으나 연결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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