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가 지난해에도 부진한 실적을 면치 못한 가운데, 기부금 지출 역시 크게 달라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가 지난해에도 부진한 실적을 면치 못한 가운데, 기부금 지출 역시 크게 달라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국내 수입차시장에서 한때 돋보이는 성장세를 자랑하다 최근 부진을 이어가고 있는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의 경영실적이 전혀 개선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2020년 10월 중책을 짊어지고 수장 자리에 앉았던 로빈 콜건 대표의 야심찼던 포부가 무색하기만한 모습이다. 한편으론 민망한 수준의 기부금 지출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도 드러났다.

◇ 부진한 실적도, 인색한 기부금도 ‘제자리걸음’

최근 공시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3월 결산법인인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는 제15기(2021년 4월~2022년 3월) 3,657억원의 매출액과 100억원의 영업이익, 86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이는 앞선 제14기(2020년 4월~2021년 3월)와 별반 다르지 않은 실적이다.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0.3%, 0.4% 감소했고, 당기순이익만 41.5% 증가했다. 다만, 당기순이익의 증가는 제14기에 희망퇴직 비용이 반영된데 따른 것이다.

2010년대 중반을 기점으로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인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는 불과 3~4년만 해도 연간 매출액이 1조원을 넘긴 바 있다. 하지만 제13기(2019년 4월~2020년 3월) 6,750억원으로 가파른 하락세를 보이더니, 이후 2년 연속 3,000억원대의 매출액을 기록하는데 그치고 있다.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의 이 같은 부진은 판매실적을 통해서도 확인된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의 집계에 따르면, 재규어는 2017년 4,125대까지 증가했던 연간 판매실적이 △2018년 3,701대 △2019년 2,484대 △2020년 875대 △2021년 338대로 추락했다. 랜드로버 역시 2018년 1만1,772대로 정점을 찍었던 연간 판매실적이 △2019년 7,713대 △2020년 4,801대 △2021년 3,220대로 곤두박질쳤다. 올해도 상반기까지 재규어는 107대, 랜드로버는 1,258대의 누적 판매실적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는 이처럼 급격하게 위기상황이 찾아오자 2020년 10월 로빈 콜건 대표를 새 수장으로 맞은 바 있다. 로빈 콜건 대표는 취임 이후 첫 기자간담회를 통해 통렬한 반성의 뜻을 밝히며 재기를 다짐했다. 하지만 아직까지 별다른 성과나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 모습이다.

이에 대해 재규어랜드로코리아 측은 “반도체 수급난으로 인한 물량 부족과 제품 수명 주기 등의 영향으로 실적이 다소 저조했다”며 올 하반기 랜드로버의 플래그십SUV인 올 뉴 레인지로버를 필두로 올 뉴 레인지로버 스포츠, 올 뉴 디펜더 130 등 완전 변경 신차의 출시가 예정돼있어 고객의 다양한 니즈를 충족시키며 실적을 견인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는 수입차업계를 향해 꾸준히 제기되는 인색한 기부금 지출 문제에 있어서도 아쉬운 면모를 이어가고 있다.

제15기 3,657억원의 매출액과 100억원의 영업이익, 86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한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가 기부금으로 지출한 것은 고작 1억원 남짓이다. 2,000만원이었던 제14기에 비해선 늘어났지만, 여전히 아쉬움이 큰 수치다. 

문제는 이러한 ‘쥐꼬리 기부금’ 지출이 어제오늘 일이 아니라는데 있다.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는 연간 매출액이 1조원을 넘기는 등 호조를 이어가던 당시에도 기부금 지출은 2억원~3억원대에 그친 바 있다.

이에 반해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는 본사에 대한 배당은 꼬박꼬박 적극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는 2016년 이후 매년 당기순이익과 일치하는 수준의 배당을 실시하고 있다. 86억5,249만9,480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한 제15기에도 480원만 남긴 채 86억5,249만9,000원을 배당했다. 이는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 지분 100%를 보유 중인 영국법인으로 향한다.

즉, 한국 시장에서 벌어들인 이익을 매년 전액 본사로 보내면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 실천의 기본이라 할 수 있는 기부금 지출엔 인색한 모습을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 측은 “직접적인 기부 이외에도 국내 우수 정비 인력 양성을 위한 글로벌 테크니컬 어프렌티스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운영하고 있다”며 “이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두원공과대학교 내에 수입차 업계 최초로 자사 교육 시설인 ‘글로벌 테크니컬 어프렌티스 교육센터’를 개관해 관련 학과 학생들의 정비 기술 역량 발전을 위해 노력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는 앞으로도 한국 사회에 기여하기 위해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