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씨앤이에서 또 다시 사망사고가 발생했다. /쌍용씨앤이
쌍용씨앤이에서 또 다시 사망사고가 발생했다. /쌍용씨앤이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중견 시멘트업체 쌍용C&E(쌍용씨앤이)에서 또 다시 사망사고가 발생했다. 불과 5개월여 사이에 올해 들어 두 번째 사망사고가 발생한 것이다. 안전사고 잔혹사가 거듭 반복되면서 이현준 사장의 발걸음이 더욱 무거워질 것으로 보인다.

◇ 5개월 만에 또…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후 두 번째 사망사고

쌍용씨앤이에서 또 다시 사망사고가 발생한 것은 지난 20일이다. 이날 오후 1시 50분쯤 강원도 동해시 동해항에 정박 중이던 시멘트 부원료 운송용 선박에서 60대 근로자가 시멘트 원료 덩어리에 깔리는 사고를 당했다. 석탄회 하역 과정에서 저장고 벽에 붙은 석탄회를 떼어내는 작업을 하다 변을 당한 것이다. 이 근로자는 이후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끝내 숨졌다.

상시근로자가 50인 이상인 쌍용씨앤이는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대상에 해당한다. 이로써 쌍용씨앤이는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후 두 번째 사망사고가 발생하게 됐다. 앞서 지난 2월엔 동해공장에서 설비 개선작업 중이던 협력업체 소속 근로자가 추락사고로 사망한 바 있다. 불과 5개월 만에 사망사고가 반복된 셈이다.

쌍용씨앤이의 안전사고 잔혹사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지난해에도 두 차례 사망사고가 발생했다. 근로자들이 큰 부상을 입는 사고도 거듭되고 있다. 지난해 12월엔 근로자의 손이 절단되는 사고가 발생했고, 지난 5월엔 폭발사고로 근로자 2명이 화상 등의 부상을 입었다.

이렇게 반복되는 안전사고로 인해 쌍용씨앤이는 지난 4월 민주노총 강원지역본부로부터 ‘강원지역 최악의 살인기업’에 선정되는 오명을 쓰기도 했다. 

당시 민주노총 강원지역본부는 “쌍용씨앤이는 매년 일터에서 끔찍한 산재사고가 발생했지만, 제대로 처벌받은 적이 없다”며 “올해 발생한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사건에서도 쌍용씨앤이는 대형 법무법인을 동원해 법망을 피해 가려 한다. 이번에도 쌍용씨앤이가 제대로 처벌받지 않는다면 계속해서 노동자들이 죽어 나가는 살인의 현장이 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민주노총 강원지역본부는 지난 5월 쌍용씨앤이에서 폭발사고가 발생했을 때에도 성명을 통해 “수사당국이 모든 방법을 동원해 살인공장 쌍용씨앤이에서의 죽음 행렬을 멈춰주길 바란다. 쌍용씨앤이의 끊이지 않는 산재사고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강력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이처럼 안전사고가 반복되고, 그에 따른 질타도 계속되면서 이현준 쌍용씨앤이 사장은 더욱 곤혹스러운 상황을 맞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현준 사장은 쌍용씨앤이의 안전보건실 담당일 뿐 아니라, ESG경영위원회 위원장도 맡고 있다. 

특히 지난해 12월 승진하며 존재감을 한층 높인 이현준 사장은 대표 직속으로 안전보건실을 신설하며 안전경영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하지만 거듭된 사고로 인해 안전경영 의지를 향한 물음표가 지워지지 않는 모습이다.

무엇보다 이번 사고는 쌍용씨앤이가 강조하고 있는 ESG경영 차원에서도 부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쌍용씨앤이는 지난 4월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이 발표한 2022년 2분기 ESG등급 조정에서 S부문의 등급이 A+에서 A로 하향 조정된 바 있다. 이러한 등급 조정은 지난 2월 발생한 사망사고 등 반복된 안전사고에 따른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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