쏘카가 상장 수요예측에서 저조한 경쟁률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쏘카
쏘카가 상장 수요예측에서 저조한 경쟁률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쏘카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어려운 외부 여건 속에서도 상장을 향한 발걸음을 뚝심 있게 내딛어온 쏘카가 수요예측에서 흥행에 참패한 것으로 나타났다. 성공적인 상장에 빨간불이 켜진 가운데, 상장 추진을 끝까지 강행할지 주목된다.

◇ 상장 강행한 쏘카, 수요예측 ‘저조한 성적’

지난 6월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본격적인 상장 절차에 착수했던 쏘카는 지난 4일~5일 이틀에 걸쳐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을 진행했다. 국제정세 악화, 금리 인상 등 여러 요인으로 인해 투자시장이 급격히 위축되면서 상당수 기업들이 상장을 철회 또는 잠정 중단한 가운데, 상장을 강행한 것이다.

결과적으로 쏘카는 우려를 넘지 못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쏘카의 수요예측 경쟁률은 100대1을 넘지 못한 것으로 전해진다. 많은 기대와 관심 속에 상장한 기업들이 통상 1,000대1 이상의 경쟁률을 기록해온 점에 비춰보면 초라한 숫자다. 최근 상장 흥행에 성공한 성일하이텍은 2,269.7대1의 역대 최대 수요예측 경쟁률을 기록했고, 새빗캠 역시 1,670.9대1을 기록한 바 있다.

앞서 지난 5월 상장 추진을 철회한 SK쉴더스의 경우 200대1 수준의 수요예측 결과를 받아들고 백기를 든 바 있다. 마찬가지로 상장을 철회한 현대엔지니어링, 원스토어, 태림페이퍼 등도 수요예측 경쟁률이 100대1에 미치지 못했다. 

뿐만 아니라 쏘카는 내부 직원을 대상으로 한 우리사주 청약률도 20%를 밑돈 것으로 알려졌다. 안팎으로 냉랭한 평가를 받은 셈이다. 쏘카가 상장 추진을 계속해서 강행할지 물음표가 붙는 이유다.

이에 대해 쏘카 측 관계자는 “아직은 정확하게 확인된 것도, 결정된 것도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박재욱 쏘카 대표는 수요예측을 실시하기 직전인 지난 3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상장 강행 의지를 재차 천명한 바 있다. 여건은 좋지 않지만, 급변하는 모빌리티 시장을 선도하기 위해선 상장을 통해 성장동력을 확보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게 그가 밝힌 생각이었다.

저조한 수요예측 결과에도 불구하고 쏘카가 상장 강행을 지속할 가능성은 얼마든지 존재한다. 상장에 대한 의지가 워낙 확고한데다, 기존 주주들로 인한 부담이 없기 때문이다. 

쏘카는 이번 상장 과정에서 기존 주주들이 주식을 내놓는 구주매출이 없다. 또한 최대주주인 창업자 이재웅 전 대표의 개인 투자회사와 2·3대주주인 SK 및 롯데렌탈은 상장 후 6개월~1년 간 주식을 팔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그밖에 재무적투자자들 역시 1개월~6개월의 보호예수를 약정한 상태다. 기존 주주들이 상장을 통해 차익을 실현하고 투자를 끝내는 소위 ‘엑시트’를 노리지 않고 있는 셈이다. 이는 쏘카가 비록 흥행에 성공하지 못하더라도 상장을 완주할 수 있는 중요한 여건에 해당한다.

물론 쏘카가 흥행 참패에도 불구하고 상장을 무리하게 강행해야 할 이유 또한 없다. 기업 이미지가 크게 훼손될 수 있을 뿐 아니라, 기대했던 만큼 자금을 확보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상황이 상황인 만큼, 여건이 나아질 때를 기다리거나 구체적인 공모 방식 및 내용을 전면 재설계해 재도전하는 것이 실익이 클 수 있다. 상당수 기업들이 상장을 철회 또는 잠정 연기 및 중단하는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쏘카는 이번 수요예측 결과를 바탕으로 오는 9일 공모가를 확정 발표하고, 오는 10일~11일 일반투자자 대상 청약을 진행할 예정이다. 따라서 상장을 강행할지, 중단할지 여부는 머지않아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쏘카가 어떤 결단을 내리게 될지, 그 결과가 향후 어떤 결과로 돌아오게 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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