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천안=권신구·서예진 기자  윤석열 대통령은 25일 “이제 더 이상은 국제적 상황에 핑계를 대거나 전 정권에서 잘못한 것을 물려받았다는 핑계도 국민에게 통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이날 충남 천안의 한 연수원에서 열린 국민의힘 국회의원 연찬회에 참석해 이같이 말하면서 “지금부터 당정이 하나가 돼 오로지 국민, 오로지 민생만을 생각할 때, 우리 정부와 당도 국민들께 신뢰를 받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연찬회는 윤석열 정부 출범 후 처음으로 열렸다. 현직 대통령이 여당 연찬회에 참석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정권 교체를 위해 함께 뛰어준 의원들에게 감사와 격려를 표하고, 9월 정기국회를 앞두고 향후 국정 운영에 긴밀한 협조를 당부하기 위함이라는 게 김은혜 홍보수석의 설명이다. 

윤 대통령은 지난 대선 기간에 함께 선거운동을 했던 것을 언급하며 “무너진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제대로 세워 안보를 확실히 지키고, 글로벌 중추 외교도 구축하고, 우리 경제도 성장시키고, 우리 미래세대에 꿈과 희망을 주기 위해 우리 모두가 하나가 돼 이 정권을 창출해냈다”고 했다.

이어 “좋지 않은 성적표와 국제적 경제위기 속에서 우리 정권이 출범을 했지만 이제 더 이상은 핑계도 국민에게 통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의원들을 향해 “정기국회에서 국민들께 국민의힘과 우리 정부가 정말 유능하고 국민들의 가려운 곳을 긁어드리고 고쳐드릴 수 있는 유능한 정당과 정부라는 걸 제대로 보여드리기 위해 이렇게 단합의 자리에 모였다”고 말했다.

이어 “을지훈련이라서 술은 못하지만 술 마신 것과 똑같은 즐거운 마음으로 회포도 풀고, 가을 국회와 정부를 열심히 운영해 국민께 신뢰를 드릴 수 있는, 당정 간에 튼튼한 결속을 만들어내자”고 격려했다. 이날 만찬장에는 지역 특산품인 오미자 주스가 올라갔다고 한다. 

또 윤 대통령은 이 자리에 함께한 각 부처 장관들을 향해 “국회에 오라고 할 때만 가지 말고 누구든지 사전에 다 상의하고 논의해 달라”며 “오늘 이 자리가 당정 간에 하나가 돼 국민들을 위해 제대로 봉사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는 그런 자리가 됐으면 한다”고 했다. 

이날 연찬회에는 대통령실에서는 김대기 비서실장, 이진복 정무수석, 이관섭 정책기획수석, 김은혜 홍보수석, 강승규 시민사회수석, 최상목 경제수석, 안상훈 사회수석, 김태효 안보실1차장, 김용현 경호처장, 홍지만 정무1비서관, 강인선 대변인 등이 참석했다.

부처에서는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등 국무위원 16명과 차관 23명, 청장 24명, 김태흠 충남지사, 이장우 대전시장, 최민호 세종시장 등 지자체장 3명 등이 자리했다.

박정하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연찬회 만찬 후 취재진과 만나 만찬장의 분위기를 전했다. 참석자들은 식사를 하며 총 네 차례 건배를 했다. 처음 건배사를 한 추 부총리는 당정이 하나라는 의미로 “우리는 하나다”라며 건배 제의했다. 또 추 부총리는 “대통령께 기를 많이 모아달라”고 말하며 박수와 환호를 유도했다고 한다. 

또 두 번째로는 이장우 대전시장이 “당정이 똘똘 뭉쳐서 성공한 대통령을 만들자”고 했고, 그 다음에는 양금희 원내대변인이 “대한민국 국민과 윤석열 정부를 뜨겁게 사랑합니다”라고 건배를 제의했다. 이때 윤 대통령은 양 원내대변인과 건배를 했다고 한다. 마지막으로 박상돈 천안시장은 성공한 정부가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우리는 할 수 있다”고 건배 제의를 했다.

만찬이 끝난 뒤 윤 대통령은 참석한 의원들과 일일이 기념촬영을 했다. 그리고 당내 의원들과 각 부처 장관들과도 기념촬영이 이어졌다고 한다. 박 수석대변인은 “인기가 가장 많은 분은 한동훈 법무부 장관, 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김은혜 홍보수석 등이었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나가면서 행사를 준비한 당 사무처 직원들과 음식을 준비하던 주방 직원들과 악수를 하며 격려했고, 오후 8시 20분쯤 만찬회장을 떠났다. 

특히 윤 대통령은 나가면서 “오늘 여러분 보니 가기 싫습니다”라고 말했고, 의원들은 이에 환호했다. 윤 대통령은 “털썩 주저 앉아서 밤새 얘기하고 싶은데 오늘은 이만 가겠다”면서 “유익하고 보람된 연찬회가 되길 바란다”고 했다. 이어 “국민의힘, 파이팅”이라고 외쳤고, 의원석에서도 “윤석열 파이팅”이라 화답했다. 

또 만찬이 끝난 후 취재진과 만난 안철수 의원에 따르면 안 의원은 윤 대통령과 서로 덕담을 나눴다고 한다. 안 의원은 “사진도 오랜만에 (찍었다), 예전에 인수위원장 시절에 한번 사진을 찍은 후 처음이라 감회가 새롭다”고 했다. 

안 의원은 “(윤 대통령은) 일단 단합과 화합을 많이 강조했다”며 “앞으로 민생을 위해 정기국회를 잘 치르자 그런 취지의 말씀을 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