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8년 제주 국제관함식 당시 일본의 참석 소식에 전쟁반대평화실현국민행동 등 시민단체가 서울 종로구 주한일본대사관 앞에서 일본 군함의 전범기(욱일기) 사용 중지 및 일본제국 침략전쟁, '위안부' 피해, 강제징용 피해 등에 대해 사과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뉴시스
지난 2018년 제주 국제관함식 당시 일본의 참석 소식에 전쟁반대평화실현국민행동 등 시민단체가 서울 종로구 주한일본대사관 앞에서 일본 군함의 전범기(욱일기) 사용 중지 및 일본제국 침략전쟁, '위안부' 피해, 강제징용 피해 등에 대해 사과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이선민 기자  우리 해군이 7년 만에 일본 해상자위대가 주관하는 국제관함식에 참가하는 것으로 결정된 가운데 자위함기에 우리 해군이 경례를 하는 것을 두고 욱일기 논란이 불거졌다.

더불어민주당 황명선 대변인은 28일 국회에서 브리핑을 통해 “우리 장병들이 욱일기에 경례를 해야하느냐”며 “2015년 우리 장병들이 욱일기가 걸린 일본 함정에 탑승한 아베 신조 총리를 향해 거수경례를 해 논란이 된 적이 있었다. 그런데 또다시 우리 장병들이 욱일기에 경례를 해야 된다는 말이냐”고 항의했다.

황 대변인은 “욱일기는 일본 군국주의의 상징이다. 일본의 식민 지배를 받았던 우리 역사를 똑똑히 기억한다면 결코 이런 결정이 나올 수가 없다”며 “더욱이 위안부 합의, 독도 영유권, 강제 징용 등 과거사에 대해서 일본은 여전히 반성 없는 자세로 버티고 꿈쩍 않고 있다. 지금 국민의 울분을 사는 과거사 문제들이 말끔히 해결됐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온 국민과 겨레가 과거사 문제로 울분을 참지 못하고 있는데, 마치 없었던 일처럼 일본의 태도에 호의를 베풀고 일본의 욱일기에 경례를 한다니 이게 웬 말이냐”며 “윤석열 정부에게는 일본과의 관계개선이 만사 제치고 최고의 급선무냐. 왜 보수를 자처하는 정부들은 하나같이 친일적 행태를 벗어나지 못하는지 분노를 금할 수 없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이어 “정진석 비대위원장처럼 일본의 침략을 부정하는 현 정부와 국민의힘 인사들은 도대체 왜 일본에 충성하기 위해 열을 올리는 것인지 의문스럽다”며 “프랑스가 나치에 협력하고 동족을 팔아넘긴 배신행위를 처단하여 역사를 정리한 것처럼, 우리도 친일 성향의 부역자들이 더 이상 우리 역사를 왜곡하고 짓밟지 못하도록 국민은 심판할 것”이라고 관함식 의례의 취소를 요구했다.

국방부와 해군은 27일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정례 상임위원회 회의에서 오는 11월 6일 일본 가나가와현 사가미(相模)만에서 열리는 관함식에 우리 해군을 참가시키기로 결정했다.

국방부는 과거 일본 주관 국제 관함식에서 우리 해군이 두 차례 참가했던 사례, 국제 관함식과 관련한 국제관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우리 해군은 지난 2002년과 2015년 일본 관함식에 참석한 바 있고, 일본은 1998년과 2008년 우리 관함식에 참석한바 있다.

하지만 관함식은 국가 원수가 해군 함정을 모아 놓고 그 위용을 검열하는 의식이므로 관함식에 참석하는 외국 함정은 주최국의 주빈이 탑승한 ‘좌승함’을 향해 경례를 해야 한다. 일본 해상자위함기는 일본 제국주위를 상징하는 욱일기와 같은 모습이기 때문에 관함식 참석 때마다 욱일기 논란이 불거져왔다.

최근 국회 국방위원회의 해군본부 국정감사에서도 설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 총장을 향해 “욱일기에 경례하지 않을 자신이 있으면 가라”며 “일본은 독도가 자기 땅이라고 한다. 식민지배 사과한다고 했지만, 제대로 하지 않았다고 국민들이 느끼고 있다. 그런 마당에 욱일기 경례를 하면 총장이 옷을 벗어야 할 수도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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