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X 파산 사태가 가상화폐 시장 전반에 거센 후폭풍을 몰고오고 있다. /뉴시스
FTX 파산 사태가 가상화폐 시장 전반에 거센 후폭풍을 몰고오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가상화폐 시장의 신뢰가 무너지는 사태가 또 다시 터졌다. 전 세계에서 세 손가락 안에 드는 가상화폐 거래소가 불과 며칠 만에 파산하며 거센 후폭풍을 일으키고 있는 것이다. 크고 작은 사건·사고들이 좀처럼 끊이지 않는 가상화폐 시장이 과연 안정을 찾을 수 있을지 우려가 가시지 않고 있다.

◇ FTX 사태로 또 다시 드러난 고질병… 가상화폐 시장 민낯 들추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글로벌 가상화폐 시장은 사상 초유의 사태가 터지면서 연일 뒤숭숭한 상황이다. 

사태의 중심에 선 것은 전 세계 2~3위권 규모를 자랑하던 가상화폐 거래소 FTX다. 미국의 가상화폐 전문매체인 코인데스크US의 보도로 FTX가 자체 발행한 코인인 FTT를 둘러싼 논란이 불거졌고, 7일부터 유동성 위기가 본격화하더니 11일 파산 신청을 하기에 이르렀다. 40조원이 넘는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던 기업이 순식간에 무너진 것이다.

사태를 촉발시킨 코인데스크US 보도 내용은 FTX 계열사인 알라메다 리서치의 자산 대부분이 FTX에서 자체적으로 발행한 코인인 FTT로 이뤄져있고, 이를 담보로 대출을 받아 투자사업을 영위 중이라는 것이었다. 이는 FTT 가격이 떨어지면 알라메다 리서치와 FTX가 심각한 유동성 위기를 마주할 수 있어 재무건전성이 취약하다는 것을 의미했다. 

이에 FTT를 향해 의구심이 불거졌고, 세계 1위 가상화폐 거래소인 바이낸스 측이 지난 7일 FTT를 처분하겠다고 밝히자 폭락이 시작됐다. 이후 바이낸스가 FTX를 인수하겠다고 밝혔다가 곧장 이를 철회하면서 ‘코인런’은 더욱 걷잡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결국 이 같은 FTT 폭락으로 심각한 유동성 위기에 내몰리게 된 FTX는 파산을 택하게 됐다.

후폭풍은 거세다. 당장 전 세계 수많은 FTX 이용자들은 물론, 각종 투자기관들이 피해를 입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당초 10만 명 이상으로 알려졌던 이번 파산의 채권자는 100만 명 이상인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일련의 과정에서 TFX의 안일하고 무책임한 운영 행태가 드러나고, 심지어 석연치 않은 해킹으로 자금 유용 의혹까지 제기되면서 파문은 더욱 거세다.

무엇보다 이번 사태는 가상화폐 시장 전반의 신뢰를 또 다시 무너뜨리며 연쇄 충격 우려를 키우고 있다. 이미 지난 5월 테라·루나 사태로 크게 흔들렸던 가상화폐 시장의 신뢰가 이번 사태로 돌이킬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고, 이로 인해 사장화폐 시장의 성장은 물론 존속 자체가 위협받을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한때 ‘광풍’에 휩싸이기도 했던 가상화폐 시장은 그동안 끊이지 않는 크고 작은 사건·사고로 불신과 논란을 털어내지 못해왔다. 이에 국내외에서 각종 제도 마련 및 강화 움직임이 이어졌으나 초유의 사태가 연이어 터지는 등 신뢰가 흔들리는 고질병이 계속되고 있는 모습이다. 

국내 상황도 마찬가지다. 관련 제도가 마련돼 있어 이번 FTX와 같은 사태를 예방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이미 수차례 불미스런 사건·사고가 있었고 현재도 각종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업계 1위 가상화폐 거래소 ‘업비트’를 운영 중인 두나무는 창업주 송치형 회장 등이 자전거래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고, 업계 2위 ‘빗썸’ 운영사 빗썸코리아 역시 실소유주를 둘러싼 논란과 각종 법적분쟁 등이 계속되고 있다.

획기적인 기술과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미래를 제시했던 가상화폐 시장은 과연 연착륙할 수 있을까. 또 다시 기로에 선 가상화폐 시장의 귀추가 주목된다.

 

근거자료 및 출처
Divisions in Sam Bankman-Fried’s Crypto Empire Blur on His Trading Titan Alameda’s Balance Sheet
2022. 11. 2. Coindes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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