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재팬’ 후 지난해 반등했지만… 올해 ES·RX·UX 부진에 하락세
NX, 세대 변경 후 판매↑… 내년 연식변경 ES·5세대 RX·전기차 RZ 투입

지난해 반등에 성공한 렉서스가 올해는 또 다시 부진에 빠져 역성장을 기록했다. 사진은 렉서스 7세대 ES 300h. / 한국토요타자동차
지난해 반등에 성공한 렉서스가 올해는 또 다시 부진에 빠져 역성장을 기록했다. 사진은 렉서스 7세대 ES 300h. / 한국토요타자동차

시사위크=제갈민 기자  렉서스는 지난 2016년부터 2019년까지 4년 연속 1만대 이상의 판매를 기록하며 국내 수입자동차 시장의 인기 브랜드였지만, 2019년 하반기 불어친 노재팬 영향으로 인해 2020년 판매량이 급감했다. 그나마 지난해 판매대수가 전년 대비 증가하면서 부활을 알리는 듯 했으나 올해 다시 역성장을 기록하며 주춤하고 있다. 내년에는 2∼3종의 신차를 차례로 투입할 계획이라 다시 한 번 반등을 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렉서스가 마지막으로 1만대 클럽에 이름을 올렸던 2019년 당시 연간 판매대수는 1만2,241대였다. 당시 노재팬으로 인해 일본 자동차 브랜드들이 판매량에 큰 타격을 받았는데, 렉서스는 이에 굴하지 않고 할인 공세로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았다. 이때 렉서스는 메르세데스-벤츠와 BMW에 이은 3위(국내 수입차 업계 판매대수 순위)를 기록했다.

그러나 2020년 들어서면서 장기화된 노재팬 영향에 코로나19까지 겹치면서 공장 가동에 차질이 생기며 국내 시장 판매대수가 8,911대에 그쳤다. 전년 대비 판매량이 27.20%나 감소한 것인데, 그럼에도 렉서스는 꾸준히 한국 시장에 관심을 보였고 결국 지난해에는 9,752대를 판매하며 반등에 성공했다.

지난해 회복세를 보인 렉서스의 기세는 올해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됐지만, ES와 RX, UX 등 주요 모델의 부진으로 1∼11월 누적 판매대수는 6,534대로 전년 동기(8,994대) 대비 27.35% 감소하며 또 다시 역성장을 기록했다.

렉서스의 간판 모델로 알려지는 ES는 지난해 9월 페이스리프트(부분변경) 모델 도입 후 올해 1∼11월 3,988대가 판매돼 전년 동기 6,114대(페이스리프트 모델 1,224대 포함) 대비 34.77% 급락했다. 렉서스 ES는 하이브리드(HEV) 파워트레인을 탑재한 ES300h 단일 모델로 판매되는데, 높은 연료효율과 정숙한 승차감 등으로 소비자들 사이에서 호평을 받고 있지만, 페이스리프트를 거치면서도 일부 소비자 니즈 반영이 되지 않은 점에 대한 지적이 이어졌다.

대표적으로 안드로이드 오토 및 애플 카플레이 같은 기능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USB케이블을 이용한 유선 연결을 이용해야 하는 점이다. 스마트폰 무선 연결은 현재 업계에서 엔트리급 모델에도 장착하는 기능인데, 브랜드의 중심 모델에 이러한 기능을 지원하지 않는 점은 원가절감이라는 지적이 이어졌다. 대신 국산 내비게이션 시스템 아틀란을 기본으로 탑재해 소비자 불편을 최소화했지만, 무선 스마트폰 연결이 되지 않는 점은 단점일 수밖에 없었다.

그럼에도 가격은 조금씩 인상돼 2020년까지 약 5,700만원이던 기본 럭셔리 트림 가격이 6,100만원을 넘어섰다.

렉서스의 준대형 SUV RX가 2016~2021년 6년 연속 1,000대 이상 판매를 기록했지만 올해는 유독 부진한 성적을 기록했다. 사진은 렉서스 뉴 RX450h F 스포츠. / 한국토요타자동차
렉서스의 준대형 SUV RX 4세대 모델(사진)은 2016~2021년 6년 연속 1,000대 이상 판매를 기록했지만 올해는 유독 부진한 성적을 기록했다. / 한국토요타자동차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중 준대형 모델인 RX도 2016년부터 2021년까지 6년간 국내 시장에서 연간 1,000대 이상 판매고를 꾸준히 기록해왔지만 올해는 1∼11월 누적 판매가 628대로 저조한 성적을 기록했다.

현재 판매 중인 렉서스 RX는 4세대 모델로 국내에는 2016년 2월 출시된 후 지난 2020년 2월 페이스리프트를 거쳤다. 올해로 국내 출시 7년째며, 내년이면 8년째에 접어드는 만큼 디자인이나 실내 인테리어가 최근 트렌드와는 다소 거리가 있다는 평가가 이어지며 소비자들의 관심이 식은 것으로 분석된다. 여기에 일본에서 지난 6월 5세대 신형 모델을 선보인 점도 일부 소비자들에게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엔트리급 모델인 UX도 2019년 국내 출시 이후 지난해까지 연간 판매대수가 1,201대, 957대, 1,006대 등 준수한 성적을 기록하며 렉서스의 실적을 뒷받침했으나 올해는 228대에 그쳤다. 이마저도 전기차(BEV) 모델인 UX300e 63대를 포함한 실적이다.

올해 렉서스 브랜드 내에서 유일하게 판매량이 증가한 모델은 최근 2세대로 세대 변경을 거친 NX 모델로, 1∼11월 1,468대가 판매되며 ES에 이은 브랜드 내 판매 2위에 올랐다. 전년 동기(637대)와 비교하면 판매대수가 두 배 이상 늘어났다.

NX는 세대 변경을 거치면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파워트레인을 추가해 최근 대세인 전동화에 동참한 모습이며, 압도적인 연료 효율을 보여 소비자들 사이에서 인기를 끄는 것으로 보인다. 2세대 NX는 외관 디자인과 실내 인테리어도 기존 1세대와는 완전히 달라져 세련된 점도 부각되는 요소 중 하나다.

세대 변경을 거친 신형 렉서스 모델은 시장에서 경쟁력이 충분하다는 것을 입증한 모습이다.

렉서스 준대형 SUV RX 5세대 모델(사진)이 내년 국내에 출시될 예정이다. 파워트레인은 HEV, PHEV, 그리고 터보 HEV 3종으로 구성된다. / 렉서스 일본 공식 홈페이지 갈무리
렉서스 준대형 SUV RX 5세대 모델(사진)이 내년 국내에 출시될 예정이다. 파워트레인은 HEV, PHEV, 그리고 터보 HEV 3종으로 구성된다. / 렉서스 일본 공식 홈페이지 갈무리

이러한 가운데 렉서스는 지난 4월 BEV 모델 RZ를 공개했으며, 이어 6월과 7월에는 각각 5세대 RX 모델과 ES 2023년식 연식변경 모델을 선보였다. 3종의 신형 모델은 내년에 국내 시장에 도입될 예정으로 알려진다.

먼저 ES 연식변경 모델에서 개선된 점은 기어노브 우측에 위치하던 터치패드를 없애고 새로운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탑재해 무선 애플 카플레이를 지원하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여기에 기어노브 전방에 슬롯 형태로 구성했던 애매한 크기의 스마트폰 수납공간 및 무선충전 패드 위치도 기어노브 뒤편으로 위치와 형태를 변경했다. 다만 안드로이드 오토는 여전히 유선 연결만 지원하는 점이 아쉬운 점이다.

5세대 RX는 앞서 NX에 사용된 GA-K(글로벌 아키텍쳐-K) 플랫폼을 기반으로 설계됐으며, 파워트레인은 HEV 350h와 PHEV 450h+, 그리고 터보 HEV 500h로 구성해 다양한 소비자층을 공략할 계획이다. 렉서스의 PHEV 기술은 2세대 NX PHEV를 통해 검증된 만큼 럭셔리 준대형 SUV 구매를 고려하는 소비자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터보 HEV 500h 파워트레인은 보다 파워풀한 주행 성능을 원하는 소비자를 공략할 것으로 보인다.

렉서스 첫 BEV 모델 RZ 450e(사진)가 내년 국내 시장에 출시될 예정이다. / 렉서스 일본 공식 홈페이지 갈무리
렉서스 첫 BEV 모델 RZ 450e(사진)가 내년 국내 시장에 출시될 예정이다. / 렉서스 일본 공식 홈페이지 갈무리

렉서스의 첫 순수 전기차인 BEV RZ 450e도 가세할 예정이다. 한국토요타자동차는 지난달 9일 렉서스 RZ 450e 모델의 환경부 배출가스 및 소음 인증을 완료했다. 해당 모델은 렉서스의 첫 전기차 전용 플랫폼 ‘e-TNGA’를 적용한 모델로, 71.4㎾h 배터리를 탑재해 유럽 국제표준시험방식(WLTP) 기준 400㎞ 이상, 미국 환경청(EPA) 기준 225마일(약 362㎞) 주행이 가능한 것으로 전해진다. 각국의 인증 주행거리를 감안하면 국내에서도 300㎞ 중반 내외로 인증을 받을 것으로 보이는데, 준수한 성능으로 평가된다.

특히 5세대 RX와 BEV RZ는 앞서 신형 NX에서 보여준 ‘타즈나(고삐)’ 콘셉트의 콕핏 인테리어를 적용해 렉서스 브랜드의 색상과 통일성을 강조하는 부분이다. 또한 렉서스 고유의 스핀들 콘셉트가 그릴을 넘어 프론트 페이스 전체를 아우르는 ‘스핀들 바디’가 적용되고 테일게이트를 가로지르는 리어램프도 RX·RZ에 적용된 점이 특징이다.

상품성이 한층 강화된 신형 모델들이 내년 국내 시장에 출시된다면 렉서스 브랜드의 연간 1만대 클럽 재진입 등 렉서스 부활을 알리는 신호탄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브랜드의 핵심 모델인 ES를 NX·RX·RZ 등과 비교할 경우 디자인이나 인테리어가 한 세대 뒤처지는 점은 아쉬운 대목이다.

 

근거자료 및 출처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 2016~2021년 및 2022년 11월 판매 실적
2022.12.26 한국수입자동차협회, 다나와자동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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