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사랑재에서 열린 2023 신년 기자회견에서 영수회담을 제안했다. / 뉴시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사랑재에서 열린 2023 신년 기자회견에서 영수회담을 제안했다. / 뉴시스

시사위크=이선민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윤석열 대통령에게 다시 한 번 회담을 제한한 가운데 문희상 전 국회의장이 윤 대통령의 지속된 회담 회피에 대해 “기본도 안 돼 있다”고 강하게 질타했다.

참여정부 시절 청와대 비서실장을 지내기도 한 문 전 의장은 13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무죄추정 원칙에도 어긋나고 헌법적으로도 그렇고 자기하고 표 차 얼마 안 나게 떨어진 그런 사람인데 낙선자를 대우하는 기본도 안 돼 있는 것이다. 인간으로서의 기본”이라며 “역대 대통령 중에 이렇게 야당과 대화 안 하는 대통령은 처음 봤다”고 지적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 박근혜 전 대통령, 이명박 전 대통령 모두 야당과 대화가 잦지 않았을지라도 아예 만남을 거절한 적은 없다는 주장이다.

당 대표 당선 직후부터 윤 대통령에게 회담을 제안해 온 이 대표는 지난 12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다시 “이미 여러 차례 대통령과의 회담을 제안했다”며 “그 제안은 지금도 유효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손을 내밀었다.

하지만 정부는 사실상 부정적인 입장을 내비쳤다. 대통령실 핵심관계자는 같은 날 오후 취재진과 만나 “회담에 대해서는 저희가 여러 차례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회담은 언제나 열려있다”면서도 “다만 국회 상황 등 여러 제반 여건들을 고려해서 판단하게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답했다.

앞서 정부는 ‘영수회담’ 방식에 대해 대통령이 더 이상 여당의 총재가 아니므로 여야정이 함께 만나야 한다고 강조해 온 바 있다. 또한 국회의 상황 등을 언급한 것도 에둘러 회담을 거부한 셈이다.

여권에서도 ‘영수회담’이라는 단어에 부정적인 입장을 내놨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영수라는 말도 맞지 않은 아주 옛날 얘기고 지금 시기도 맞지 않다”며 “영수회담이 본인과 대통령 1대1로 만나자는 주장인 것 같은데 대통령실에서 만날 계획이 없다는 걸 누차 말한 걸로 안다. 우선 본인의 사법적 문제부터 다 처리하고 나서 하는 게 맞을 것 같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영수회담은 여야 협치와 상생의 분위기에 따라 가능한 것이라는 게 국민의힘 측의 주장이다. 현재 여야가 여러 이슈로 대결구도인 상황에서 대통령과 이 대표가 만나 무슨 결론을 낼 수 있냐는 의문이다. 주 원내대표는 오히려 “본인의 사법처리 수순에 대한 방탄 내지는 주의 돌리기 그런 게 아닌가 생각 든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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