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11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외교부·국방부 업무보고에서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 대통령실
윤석열 대통령이 11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외교부·국방부 업무보고에서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 대통령실

시사위크=서예진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오는 14일부터 6박 8일 일정으로 아랍에미리트(UAE)와 스위스를 방문한다. 역대 대통령 중 처음으로 UAE를 국빈 방문해 원자력과 방산 부문에서 대규모 계약을 체결하고, ‘다보스포럼’으로 불리는 세계경제포럼(WEF) 연차총회에서는 국내외 기업 최고경영자(CEO)들과 투자 논의를 진행하는 등 ‘경제 외교’에 나설 예정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 회장 등 국내기업 대표 100명이 포함된 대규모 경제사절단도 동행한다. 

순방 전날인 13일, 윤 대통령은 별도의 공식 일정 없이 주요 일정과 의제 등 순방 관련 준비에 집중하고 있다. 

대통령실은 대통령의 첫 UAE 국빈 방문을 통해 양국의 전략적 협력을 강화한다는 구상이다. 대통령실은 UAE 국빈 방문을 통해 가시적인 성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일단 양국 정부와 민간 기업의 계약만 30여건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핵심 협력 분야로는 에너지와 방위산업, 투자 등이다. 

우선 UAE에서 윤 대통령은 우리나라가 중동 국가 가운데 최초로 수출한 바라카 원전을 방문할 계획이다. 이를 계기로 원전 기술 협력과 운영 등에 대한 추가 협의를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이 자리에서 윤 대통령은 UAE와의 에너지·원전 분야 협력을 정상화하겠다는 의지를 밝힐 전망이다. 

최근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방산 분야에서도 협력 논의가 있을 예정이다. UAE는 지난해 우리나라와 약 4조원 규모의 탄도미사일 요격체계 천궁-Ⅱ에 대한 수출계약을 맺은 바 있다. 또 윤 대통령은 무함마드 대통령과 정상회담, 국빈 오찬, 한·UAE 비즈니스포럼 등을 통해 막대한 자금력을 갖춘 국부펀드 투자도 협의할 것으로 보인다. 

◇ 새해 첫 순방의 테마는 ‘경제외교’

최상목 경제수석은 “민간기업으로 구성된 경제사절단의 70%는 중견·중소기업이고, 에너지 인프라 건설 등 전통적 협력 분야 이외에 방위산업, ICT, 게임, 관광, 스마트팜 등 양국 경제협력에서 유망한 분야의 기업이 다양하게 포함됐다”고 설명했다. 

스위스에서도 경제 외교 행보는 이어진다. 윤 대통령은 18일 참석하는 다보스포럼에서 국내외 주요기업 CEO와의 오찬을 가질 예정이다. 이 자리에는 국내 5대 그룹 총수와 인텔, IBM, 소니, 퀄컴 등 해외 주요 CEO들이 참석한다. 윤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글로벌 CEO들에게 한국 시장에 대한 투자를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

또 ‘분열된 세계에서의 협력’을 주제로 19일 열리는 다보스포럼에서 윤 대통령은 특별연설을 통해 공급망 강화, 청정에너지 전환, 디지털 질서 구현을 위한 국제 협력 방안과 우리나라의 주도적 역할을 소개할 예정이다. 김성한 국가안보실장은 “기후 변화, 경기 둔화, 지정학적 위기 속에서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밀도 있는 협의가 이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이 새해 첫 순방 기조를 ‘경제외교’로 잡은 것은 현재 경제 상황이 어렵기 때문이다. 윤 대통령은 ‘위기를 기회로’라는 정신으로 수출 확대를 통해 경제를 활성화시켜야 한다고 보고 있다. 윤 대통령은 지난 1일 신년사에서 “‘해외 수주 500억 불 프로젝트’를 가동하고, 인프라 건설, 원전, 방산 분야를 새로운 수출 동력으로 육성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또 윤 대통령이 지난해 10월 27일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도 “중동 지역과 유럽 지역에 원전과 방산의 패키지 수출이 이뤄질 수 있도록 모든 정부 부처가 합심해야 한다”고 밝힐 만큼, 원전과 방산 분야에 각별한 관심을 쏟고 있다. 윤 대통령이 올해 첫 순방지로 UAE를 선택한 것도 경제 활성화와 수출 확대 등 경제 외교를 강화하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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