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핵관'으로 불리는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이 전당대회를 앞두고 주목받고 있다. 김기현 의원과의 연대 뿐 아니라 나경원 전 의원을 비판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진은 장 의원(왼쪽에서 두번째)과 배현진 의원이 지난 5일 오후 서울 송파구민회관에서 열린 국민의힘 송파을 신년인사회에 앞서 인사를 나누는 모습. / 뉴시스
'윤핵관'으로 불리는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이 전당대회를 앞두고 주목받고 있다. 김기현 의원과의 연대 뿐 아니라 나경원 전 의원을 비판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진은 장 의원(왼쪽에서 두번째)과 배현진 의원이 지난 5일 오후 서울 송파구민회관에서 열린 국민의힘 송파을 신년인사회에 앞서 인사를 나누는 모습. / 뉴시스

시사위크=서예진 기자  “앞으로도 윤석열 정부에서 어떠한 임명직 공직을 맡지 않겠다.”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해 8월 3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밝힌 말이다. 장 의원은 이어 “지역구 의원으로서의 책무와 상임위 활동에만 전념하겠다”고도 했다.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으로 불리는 장 의원의 2선 퇴진 선언이었다. 

그러나 국민의힘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권주자들이 경쟁을 시작하자, 장 의원이 다시 떠오르고 있다. 당권주자인 김기현 의원과의 연대를 선언하더니, 이제는 “친윤을 위장한 반윤의 우두머리”라고 비판하며 당내 지지도가 높은 나경원 전 의원을 저격하고 있다. 

장 의원은 2021년 윤 대통령이 정치에 입문하고, 캠프를 꾸릴 때 지근거리에서 도운 것으로 알려졌다. 2022년 대선 때 윤 대통령은 장 의원을 상당히 신임해 대선 캠프 총괄실장을 맡겼으나, 아들의 무면허 운전 논란 등으로 인해 사퇴했다. 하지만 윤 대통령은 여전히 장 의원을 신임해 그를 당선인 비서실장으로 기용했다. 

당선인 비서실장으로 화려하게 복귀한 장 의원은 새 정부 인선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지난해 친윤계(친윤석열계) 모임 ‘민들레’를 추진하다가 비판을 받자 2선 후퇴를 선언했다. 당시 그는 “계파활동으로 비춰질 수 있는 모임이나 활동을 일절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 尹의 당 장악 위해 움직이지만 ‘역풍’ 우려도

하지만 140여일이 지난 현재, 장 의원은 윤 대통령의 당 장악력을 높이기 위해 움직이고 있다. 이에 ‘윤심’(尹心)을 내세운 김기현 의원을 도와 ‘김장연대’(김기현·장제원 연대)를 가동했다. 비슷하게 ‘윤핵관’으로 꼽히는 권성동 의원이 직접 당 대표 선거에 도전하려다 뜻을 접은 것과는 대조적이다. 

‘윤핵관’ 인식이 강한 이들이 당 대표가 되면 윤 대통령의 당 장악에도, 다음 총선에도 좋지 못할 것으로 장 의원은 인식한 듯하다. 이에 김 의원을 도운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나경원 전 의원이 김 의원의 강력한 라이벌로 등장하자, 연일 나 전 의원을 공격하고 있다. 심지어 나 전 의원은 대통령실에서도 ‘비토’를 받은 상황이니, 장 의원이 나서 저격하는 것은 당연한 수순일 수 있다. 

장 의원이 전면에 나서면서 친윤·비윤·반윤 사이의 ‘말 폭탄’이 오가기 시작했다. 나 전 의원은 지난 15일 장 의원을 지칭해 “제2의 ‘진박감별사’”라고 했다. 2016년 총선 당시 진박(眞朴), 즉 박근혜 전 대통령을 ‘진실로’ 지지하는 이들을 감별해 공천한 논란을 상기시킨 것이다. 

장 의원은 같은날 “‘꼭 내가 당 대표가 되어서 골을 넣어야겠다’고 생각하는 정치인은 필요 없다”고 나 전 의원을 재차 비판했다. ‘제2의 유승민’이라고까지 했다. ‘반윤’의 이미지를 씌운 셈이다. 

반면 또 다른 당권주자인 윤상현 의원은 17일 “여러분들에게 필요한 당 대표는 윤심, 장심(長心) 팔이가 아니라 진정으로 당심과 같이 가는 ‘윤당연대’의 윤상현”이라고 꼬집었다. 역시나 당권주자인 조경태 의원은 이날 YTN ‘뉴스 정면승부’에서 “지금 이대로 가면 또 내년에 우리 총선은 폭망한다”며 “두 번의 총선에서 실패했으면 이제 정신을 차려야 되는데, 또 갈등을 재연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러다보니 장 의원에 대한 평가 역시 엇갈린다. 일각에서는 캠프 시절부터 윤 대통령을 위해 궂은 일을 맡아서 한다는 평가다. 정치에 입문한지 얼마 안 된, 또 국민의힘에 입당한 지도 얼마 되지 않은 윤 대통령이 당을 확실하게 장악하기 위해 앞장서서 움직이고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장 의원이 나서는 데 대한 ‘역풍’을 우려한다. 장 의원이 부각될수록 ‘윤핵관’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강하게 할 것이라는 의미다. 또 전당대회의 주역은 당권주자들인데, 장 의원에 시선이 쏠리는 것 역시 역효과라는 의견도 있다. ‘김장연대’를 함께한 김기현 의원 역시 “김장연대’(김기현-장제원 연대)란 말은 이미 철 지난 것”이라고 말하면서 선긋기에 나선 것도 이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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