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이선민 기자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17일 윤석열 대통령의 당권 장악 시도를 비판하면서 “윤석열 대통령이 가장 싫어하는 국민의힘 사람은 ‘유·안·나’라는 말이 회자된다”고 꼬집었다. 유안나는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이 아님에도 유력 당권 주자로 거론되는 유승민·안철수·나경원을 가리키는 말이다.

박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여론 지지가 높은 유승민 전 의원은 전당대회 룰 개정으로 출마를 원천 봉쇄했고, 안철수 의원에게 ‘더 이상 빚 진 것 없다’며 언제든 주저앉힐 기세”라며 “나 전 의원에게는 사탕을 주고도 뜻대로 조종되지 않자 사표 수리가 아닌 해임으로 맞서며 ‘나경원은 절대 안 된다’는 분명한 시그널을 보내고 있다”고 했다.

그는 “각본부터 연출, 주연까지 모두 윤석열 대통령의 작품답다”며 “강압적이다 못해 폭력적이기까지 한 당권 장악 시나리오의 어디에 대체 윤석열 대통령이 그토록 강조하는 자유민주주의가 있냐”고 되물었다.

민주당에서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우려를 표하는 것은 '대통령 입맛에만 맞게 선출된 당 대표가 국민을 제대로 대변하는 역할과 책임을 다할 수 없다'는 지적 때문이다. 또한 대통령이 민생고와 물가 대책 해결보다 당 장악에 힘을 쓰고 있다는 비판도 민주당에서 이어졌다.

여권 내에서도 자제의 목소리가 나왔다. 윤심 경쟁 수위가 과열 양상으로 흐르자 국민의힘 내에서 우려를 표하면서 자중하자는 움직임이 일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유력 후보인 나경원 전 의원에 대한 견제는 멈추지 않고 있다. 친윤계로 분류되는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은 ‘나(羅) 홀로 집에’라는 제하의 기사를 공유했고, 장제원 의원도 “지금 우리 당의 유일한 지도자는 윤석열 대통령이다. 오로지, 윤석열 대통령께서 일할 수 있게 도울 때”라며 ‘배신자 프레임’을 씌웠다.

나 전 의원은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연일 강조하면서 친윤계의 비판에 정면으로 맞서는 투 트랙 전략을 선택했다. 저출산고령사회 부위원장직 해임에 대한 친윤계의 비판에는 “혹자는 ‘거래’, ‘자기정치’ 운운한다. 그들 수준에서나 나올 법한 발상”이라고 받아치면서도 아랍에미리트(UAE) 순방을 통해 300억 달러 투자 유치에 대해 “가슴이 벅차오른다. 큰 성과를 이끌어낸 윤 대통령께 감사드리며, 남은 일정도 건강히 소화하고 돌아오시길 바란다”고 했다.

안철수 의원은 “특정인을 향한 위험한 백태클이 난무한다”며 지도부의 신경전 자제에 힘을 실었다. 반면 유승민 전 의원은 대통령과 당을 공격하는 사람들에게 당 차원의 제재를 하겠다고 밝힌 것에 대해 “대통령을 공격하면 당이 즉각 제재한다고 협박한다. 바이든으로 들리면 모조리 숙청하고 날리면으로 들려야 살아남는 당인가”라며 “민심을 버리고 윤심에만 아부해서 당을 망친 자들은 반드시 심판받게 될 것”이라고 대립각을 세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