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 뉴시스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 뉴시스

시사위크=권신구 기자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탄핵안이 전날(8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것과 관련해 국민의힘이 ‘대선 불복’이라며 반발했다. 입맛에 맞지 않는 장관에 대한 무분별한 탄핵은 '대한민국의 정상적 작동을 허물어뜨리겠다는 반헌법적 발상'이라는 것이다.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9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에서 “오늘 민주당을 의회주의 파괴정당으로 국민께 고발한다”고 말했다. 그는 “어제 민주당이 헌법을 무시한 채 이 장관을 탄핵했다”며 “입법독재라는 말 외에는 표현할 방법이 없다”고 강조했다.

지난 6일 이 장관의 탄핵안을 제출한 더불어민주당은 전날 본회의에서 ‘의사일정 변경’을 통해 이 장관 탄핵안 처리를 강행했다. 국무위원의 탄핵소추안은 재적 의원 과반의 찬성으로 통과되는데, 무기명 투표 결과 총 293표 중 찬성이 179표였다. 반면 반대는 109표, 무효 5표에 그쳤다. 

대통령실까지 나서서 “의회주의 포기”, “의정사의 부끄러운 역사”라고 맹비난한 데 대해 국민의힘도 보조를 맞췄다. 그간 민주당이 ‘다수 의석’을 무기로 자신들의 뜻대로 정국을 이끌어왔다는 점을 부각하며 ‘입법 독재’라고도 비판했다.

정 위원장은 “민주당의 입법 독재는 21대 국회 개원부터 시작됐다”며 “87년 체제 이후 국회는 의석수에 따라 상임위원장을 배분했고 국회의장과 법제사법위원장을 여야가 나눠가졌으나 민주당은 우리 선배들이 쌓아온 의회주의 관행과 전통을 파괴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2022년 대선 패배 이후에도 민주당의 의회주의 파괴 DNA는 변하지 않았다”며 “검수완박법을 통과시켜 사법질서를 파괴했고 외교부 장관이든 행정안전부 장관이든 본인들 입맛에 맞지 않는 장관은 해임건의안을 날치기 통과시켰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민주당의 행동이 대선 불복이란 게 국민의힘의 시각이다. 정 위원장은 “국민들이 윤석열 대통령에게 부여한 주권적 위임을 인정하지 않겠다는 것”이라며 “민주당의 대선불복은 대한민국 헌정질서에 대한 정면도전”이라고 말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도 “대선 패배를 인정하지 않고 사사건건 정부의 발목을 잡아왔던 것을 생각할 때 어떻게든 새 정부에 흠집을 내고 국정운영에 부담을 주려는 나쁜 의도가 있다고 밖에 볼 수 없다”고 덧붙였다.

국민의힘은 한 목소리로 이번 이 장관 탄핵안이 내년 총선에서 민주당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 위원장은 “민주당은 자신들이 왜 국민들의 외면을 받는지 아무런 반성이 없다”며 “민주당의 대선불복과 헌정질서 파괴는 날이 시퍼런 부메랑이 돼 내년 총선에서 민주당을 직격할 것”이라고 말했다.

주호영 원내대표 역시 “대선과 지선에서 민심이 민주당을 어떻게 심판했는지 아직도 잘 모르는 모양”이라며 “민주당의 명분 없는, 분에 넘치는 의석 힘자랑을 내년 총선에서 국민들이 엄중 심판할 것”이라고 목청을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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