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잠시 생각에 잠겨 있다. / 뉴시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잠시 생각에 잠겨 있다. / 뉴시스

시사위크=권신구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오는 27일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될 것으로 전망된다. 당장 국민의힘은 민주당을 겨냥해 이 대표의 체포동의안 가결을 압박하고 나섰다. 개인의 사법 리스크를 당 차원의 문제로 비화시켜서는 안 된다는 논리를 앞세웠다. 표결 전까지 민주당 내 이탈표를 부추기면서도 부결시 ‘방탄 프레임’을 극대화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20일 국민의힘은 이 대표의 체포동의안 처리와 관련, 민주당을 향한 맹공에 나섰다.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 회의에서 “민주당은 지금이라도 이재명이라는 무거운 짐을 내려 놓으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재명이 없어도 민주당은 망하지 않는다”며 “민주당은 이제라도 이 대표를 자유롭게 풀어주고 사법절차와 재판에 전념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도 전날(19일) 기자간담회에서 “이 사안은 민주당 대표를 구속하느냐 안 하느냐의 사안보다 대한민국이 ‘민주‧법치국가’인가 아니면 ‘뗏법 국가’인가를 전 세계에 공표하는 사안”이라며 “당 이름에 ‘민주’라는 이름이 들어간 당이 숫자의 힘으로 불체포특권을 악용해 영장 심사를 허용하지 않는다면 내년 4월 총선에서 국민들이 민주당의 의석을 모두 회수할 것”이라고 엄포를 놨다.

지난 16일 검찰이 이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한 가운데 민주당은 줄곧 이 대표 지키기에 힘을 쏟아왔다. 이러한 검찰의 ‘영장 청구’ 자체를 ‘정치 탄압’라고 규정하고 단일대오를 형성하고 나섰다. 지난 17일 소속 의원들과 전국의 지역위원장들이 국회 앞에서 ‘윤석열 정권 검사독재 규탄대회’를 진행한 게 이를 보여주는 대표적 장면이다. 

정치권에서는 이 대표 체포동의안 ‘찬성’을 예고한 국민의힘(115석)‧정의당(6석)‧시대전환(1석)에 더해 민주당 내부에서 ‘이탈 표’ 28석만 나온다면 가결이 가능하다는 시나리오가 회자된다. 하지만 민주당은 체포동의안 가결은 절대 없을 것이라고 자신하고 있다. 우상호 민주당 의원은 이날 유튜브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 인터뷰에서 “찬성이 통과될 정도의 이탈이 일어날 가능성은 제로”라고 설명했다. 

이 대표가 직접 비명계 의원들과 일대일 회동을 하는 등 ‘내부 단속’에 나선 것도 부결 가능성에 힘을 보태고 있다. 대표적 ‘비명계’인 이상민 민주당 의원은 이날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와 인터뷰에서 “제 생각엔 부결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한다”며 “검찰의 수사행태가 너무나 위법적이고 증거인멸 사유도 검찰의 입장에 동조하기는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 ‘딜레마’ 빠진 민주당 국민의힘은 ‘미소’

이러한 전망은 국민의힘이라고 다르지 않다. 국민의힘 한 의원은 이날 <시사위크>와 통화에서 “(체포동의안이 가결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다른 국민의힘 의원 역시 “민주당은 다양한 목소리가 없다. 어떻게 보면 죽은 정당”이라며 “이탈 표는 거의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국민의힘은 결과가 어떠하든지 ‘나쁘지 않다’는 기류가 역력하다. 민주당이 나서서 ‘부결’ 하는 것 자체가 ‘방탄 프레임’에 스스로 빠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각종 여론조사에 따르면, 이미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 여파는 민주당 지지율로 연결되는 모양새다. 리얼미터가 지난 13일부터 17일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민주당의 지지율은 지난 주 대비 2.9%p 하락하며 39.9%를 기록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 ±2.0%p.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체포동의안이 가결될 경우, 민주당 내부의 ‘내홍’이 폭발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국민의힘이 내심 미소를 짓고 있다. 벌써부터 민주당 내부에선 이를 둘러싼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민주당 최고위원을 지낸 김해영 전 의원은 지난 1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지금 민주당은 집단적 망상에 빠져 있는 것 같다”고 쏘아붙였다. 박지현 전 민주당 비대위원장도 이날 BBS 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서 “국회에서 체포동의안을 부결시키면 앞으로 민주당은 방탄 말고는 없다. 총선도 끝”이라며 “이 대표가 결단하셔야 되지 않을까”라고 부연했다.

이러한 상황이 장기화 될 경우 총선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다는 점도 호재다. 국민의힘 한 의원은 이날 통화에서 “(민주당으로서도) 굉장히 곤혹스러울 것”이라며 “수사가 진행 중인 부분들에 대해서도 앞으로 계속 영장 청구가 이뤄질 것인데 그럴 때마다 이것을 방탄하기엔 민주당이 부담을 안고 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국민의힘 의원은 “(민주당이) 이걸 계속 끌고 가면 총선에서 불리한 게 분명하다”며 “방탄 역할만 하다가 총선도 제대로 못 치를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근거자료 및 출처
리얼미터 2월 3주차 주간동향
2023.02.20. 리얼미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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