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파크‘ 브랜드 강화 위해 모든 현장에 품질실명제 도입…기술개발 병행
부동산 시장 위축에도 공격적 공급… 전년 대비 두 배 늘어난 1만호 올해 공급

금리인상, 고물가, 경기 침체 등의 영향으로 집값과 전세가격이 동반 하락하면서 국내 부동산 시장의 ‘거래절벽’ 현상이 좀처럼 해소되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정부가 제시한 위험선(6만여호)을 훨씬 넘은 7만5,000여호(올 1월 기준) 수준의 미분양 주택, 러시아-우크라니아 전쟁 장기화에 따른 원자재가격 급등은 시장 회복을 더디게 하는 악재로 작용 중이다. 이처럼 시장 환경이 급변하자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올 한 해 동안 부동산 시장 회복이 더디거나 오히려 더 악화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건설사들 발등에도 불이 떨어졌다. 주요 사업 부문인 주택 사업 불황으로 올해 새로운 전략을 짜야하기 때문이다. 이에 <시사위크>는 위기 돌파를 위한 건설사들의 생존 전략과 새로운 도전을 살펴본다. [편집자주]


 

HDC현산이 부동산 경기 악화에도 올해 주택 공급을 확대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 HDC현대산업개발
HDC현산이 부동산 경기 악화에도 올해 주택 공급을 확대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 HDC현대산업개발

시사위크=김필주 기자  지난달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올 1월말 기준 전국 미분양 주택은 총 7만5,359호로 집계됐다. 이는 전달 대비 10.6% 늘어난 규모이며 2013년 8월 6만8,119호 이후 약 9년만에 최대치다.

2021년 12월 1만7,710호에 불과했던 전국 미분양 주택은 지난해 11월 5만8,027호, 12월 6만8,148호, 올 1월 7만5,359호 등 점점 급증하는 추세다.

◇ 시장 악화 타격… HDC현산, 지난해 영업이익 전년 대비 57.4%↓

반면 주택거래량은 줄고 있다. 1월 주택 매매거래량은 전월에 비해 9.9%, 2021년 1월 대비 38.2% 각각 감소한 총 2만5,761건으로 조사됐다. 올 1월 주택매매거래량은 최근 5년 간 연도별 1월 거래량 중 가장 적은 거래량이기도 하다.

부동산 경기 악화에 따른 피해는 HDC현대산업개발(이하 HDC현산)도 비껴가지 못했다. 지난해 회사는 매출 3조2,983억원, 영업이익 1,164억원, 당기순이익 502억원을 각각 거둔 것으로 잠정 집계됐는데 매출의 경우 전년 대비 2.0% 감소하는데 그쳤으나 영업이익‧당기순이익은 2021년에 비해 무려 57.4%, 71.5% 각각 급감했다.

이에 대해 HDC현산 측은 “일부 사업장의 충당금 추가 설정, 건설경기 둔화, 건설자재 가격 상승 영향 등으로 전반적인 이익이 감소했다”고 밝혔다.

지난해부터 불어닥친 부동산 시장 위기 돌파를 위해 HDC현산은 올해 ‘시장 탄력적 영업’과 ‘상품성 강화’ 두 마리 토끼를 한 번에 잡는다는 전략을 내세웠다.

또 올 한 해 매출 목표 수치를 작년 대비 약 20% 오른 3조9,652억원, 신규 수주 목표량은 두 배 가량 오른 2조816억원으로 각각 제시했다.

◇ 브랜드 강화 위해 품질실명제 전 현장 도입 등 추진

HDC현산은 현 시장 상황에 기민하게 대응하고자 안정적인 펀더멘털(fundamenta, 생산 등 기초 요소)을 유지하며 각 부문별 수립된 가이드라인에 따라 수주‧사업을 추진하고 신규 분양 시장에서는 탄력적 영업 기조를 이어갈 계획이다.

회사는 먼저 품질·디자인 등 모든 영역에서 상품성 강화에 집중하기로 했다. 단계별 핵심 사항을 책임 점검하는 품질실명제를 시행하고 이를 모든 현장에 확대 적용할 예정이다. 

구체적으로 품질실명제 프로세스 정립을 위해 일반 체크리스트 270여개를 대상으로 중요도 조사와 직원 설문 과정을 거쳐 핵심 체크리스트 29개를 선정해 이를 현장에 적용한다. 이후 전 현장에서 핵심 체크리스트를 실시간으로 점검하고 주요 구조 부문에서는 이를 다시 100% 필수 점검할 방침이다.

디자인 차별화 및 스마트 기술 연구개발 등을 통해 ‘아이파크’ 상품 및 서비스의 가치 향상도 추진한다. 이를 위해 회사는 올해 1월 조직 개편을 단행하면서 CEO 직속 디자인실을 신설했다. 회사에 따르면 신설된 디자인실은 고객 선택형 평면 등 차별화된 공간 디자인과 AI(인공지능) 월패드 등 하드웨어 디자인 경쟁력 강화 업무를 맡게 된다.

HDC현산의 주택 브랜드 ‘아이파크’의 고객 만족도를 높이기 위한 기술 개발도 이뤄진다. 

회사는 올해 상반기 중 층간소음 저감 기술을 선보일 계획이다. HDC현산 관계자는 “현재 자사 기술력이 응축된 소음차단 패널 등을 활용한 바닥충격음 차단구조 테스트 과정에 돌입했다”면서 “이에 더해 입주민의 출입 편의성을 높여주는 ‘안면인식 스마트 원패스 시스템’의 세대 현관 시스템을 올 상반기 분양 예정인 이문 아이파크자이부터 점차 적용해 나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회사 관계자에 따르면 ‘안면인식 스마트 원패스 시스템’이 각 단지에 적용되면 안면인식으로 해당 입주민의 층수가 등록된 엘리베이터가 자동 호출되고 비밀번호‧카드키인증 없이 세대 내부까지 출입 가능하다. 

HDC현대산업개발의 올해 주택 공급 목표량 / HDC현대산업개발
HDC현대산업개발의 올해 주택 공급 목표량 / HDC현대산업개발

◇ 서울 광운대 역세권 복합개발사업 추진… CEO 직속 H1사업단 신설

신년 조직개편을 통해 새롭게 구성된 CEO 직속 H1사업단은 광운대 역세권 복합개발사업(H1프로젝트) 등을 추진하며 복합개발사업의 신규 비전을 제시하는 역할을 전담하는 조직이다. 

회사에 의하면 H1프로젝트는 광운대역 일대 부지 면적 약 15만㎡에 업무·판매·문화 등 복합적 기능을 불어넣어 서울 동북권의 신(新)경제 거점을 개발하는 미래도시 플랫폼 사업이다. 

최고 49층 높이의 초고층 건물과 호텔‧오피스‧주거를 아우르는 약 4조5,000억원 규모의 복합개발사업으로 공동주택과 오피스텔은 각각 2,460가구, 1,470실(사업계획에 따라 변동 가능)이 들어설 예정이다. 

회사는 올해에는 사업 절차에 따라 유관기관과 지속적인 협의를 진행한 뒤 내년도 상반기 착공을 목표로 사업을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HDC현산 측은 “H1프로젝트를 통해 고객 중심의 프로그램이 접목된 미래 주거 문화를 제시하고 비대면 시대 이후 새로운 니즈(needs, 수요)에도 부합하는 스마트한 도시공간을 창조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 시장 위축에도 공급 확대… 수도권 및 전국 주요 도시에 1만521가구 공급

부동산 경기 위축에도 HDC현산은 올해 공격적인 공급에 나서기로 했다. 서울·수도권과 부산 등 전국 주요 도시에 올해 내로 1만521가구의 아이파크를 공급하기로 목표를 정했는데 이는 작년 5,047세대에 비해 5,474세대 늘어난 규모다.

올해 공급 예정인 주요 사업지로는 이문 아이파크자이, 청주 가경 아이파크 6단지, 부산 대연3구역 등이 있다. 

세부적으로 이문 아이파크자이는 서울 동대문구 이문동 일대 공급 예정인 4,321가구 규모의 단지로 올해 763가구의 일반분양이 진행될 계획이다. 청주 가경 아이파크 6단지는 충북 청주시 흥덕구 가경동 일대에 공급되는데 946세대의 일반분양이 올해 안에 이뤄진다. 청주 가경 아이파크의 경우 지난 2019년 905가구가 입주한 1단지를 시작으로 올해 하반기 분양 예정인 6단지까지 포함하면 누적 세대 수 4,624가구의 대규모 아이파크 타운이 조성된다. 부산시 남구 대연동 1619번지 일원에는 대연3구역 재개발을 통해 2,125가구의 아이파크를 올해 선보이게 된다.

최익훈 HDC현산 대표는 “HDC현대산업개발은 올해 근본적인 프로세스 혁신을 기반으로 본업 경쟁력을 강화해나가며 ‘Build the Change’란 슬로건 아래 전사적 변화를 통해 미래를 준비하겠다”면서 “앞으로 미래의 도시상을 제시하며 풍요로운 삶을 위한 공간을 창조하고 고객 일상에 감동을 주는 기업이 될 수 있도록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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