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사업 부문 전년 대비 국내 신규 수주 물량 줄이고 해외 신규 수주 물량 확대
글로벌 트렌드 대응 위해 프리패브 주택·2차전지 재활용 등 친환경 사업 강화

금리인상, 고물가, 경기 침체 등의 영향으로 집값과 전세가격이 동반 하락하면서 국내 부동산 시장의 ‘거래절벽’ 현상이 좀처럼 해소되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정부가 제시한 위험선(6만여호)을 훨씬 넘은 7만5,000여호(올 1월 기준) 수준의 미분양 주택, 러시아-우크라니아 전쟁 장기화에 따른 원자재가격 급등은 시장 회복을 더디게 하는 악재로 작용 중이다. 이처럼 시장 환경이 급변하자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올 한 해 동안 부동산 시장 회복이 더디거나 오히려 더 악화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건설사들 발등에도 불이 떨어졌다. 주요 사업 부문인 주택 사업 불황으로 올해 새로운 전략을 짜야하기 때문이다. 이에 <시사위크>는 위기 돌파를 위한 건설사들의 생존 전략과 새로운 도전을 살펴본다. [편집자주]

지난해 GS건설의 신규 수주량 및 매출은 전년 대비 오른 반면 영업이익은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 뉴시스
지난해 GS건설의 신규 수주량 및 매출은 전년 대비 오른 반면 영업이익은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 뉴시스

시사위크=김필주 기자  GS건설은 지난해 외형면에서는 두드러진 성장세를 보여줬으나 내실면에서는 전년보다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회사 주력사업이 국내 주택시장에 집중된 만큼 지난해 불어닥친 부동산 경기 침체 여파가 크게 다가왔기 때문이다.   

지난해 한 해 동안 GS건설의 신규 수주액은 16조740억원으로 전년 대비 20.6% 증가했다. 매출 또한 12조2,990억원으로 1년 전에 비해 무려 36.1% 급증했다.

지난 2021년 회사 전체 매출 9조37억원 가운데 건축‧주택사업의 비중은 67%(6조910억원) 수준였으나 작년의 경우 총 매출 12조2,990억원 중 76%(9조3,350억원)가 건축‧주택사업이 차지했다. 

영업이익의 경우 전년 6,460억원에 비해 14.1% 감소한 5,550억원에 그쳤다. 이로 인해 영업이익률도 1년 새 7.1%에서 4.5%로 떨어졌다.

GS건설 측은 “신규 종속회사 매출 및 수행 현장의 공정진행에 따른 매출 증가가 반영됐다”면서도 “다만 금리인상 영향으로 인한 건설경기 둔화와 러-우크라 전쟁 발발에 따른 각종 건설자재 가격 상승 영향 등으로 수익성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GS건설은 올해 불어닥친 부동산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 해외사업 및 신사업에 앞장선다는 전략이다.

먼저 회사는 올해 신규 수주량 목표치를 작년 16조740억원에서 1조5,000억원 가량 낮춘 14조5,000억원으로 책정했다.

이 중 국내 건축‧주택사업의 신규 수주량 목표치는 기존 13조7,410억원에서 9조5,000억원으로 낮춰 잡은 반면, 해외 신규 수주량 목표치는 2조3,333억원에서 5조원으로 약 두 배 높게 설정했다.

여기에 스페인에 위치한 자회사 GS이니마를 필두로 글로벌 수처리업계의 위상을 강화하고 2차 배터리 리사이클링(재활용) 등 신사업에 집중할 계획이다.

GS이니그마의 스페인 Edar Lagares 수처리 시설 / GS건설
GS이니그마의 스페인 Edar Lagares 수처리 시설 / GS건설

◇ 신사업 핵심 성장 동력원 ‘GS이니마‘, 독보적 수처리 기술력으로 해외 공략 

올해 GS건설의 신사업 핵심 축은 GS이니마다. 해수(바닷물) 담수화 사업은 대표적인 친환경 사업인데다 높은 잠재성장률과 사업 안정성 등 3박자를 갖춘 미래형 비즈니스 모델이기 때문이다.

GS건설 관계자는 “GS이니마의 컨세션 계약(입찰을 통해 계약기간 동안 사업운영)은 20년 이상 장기간에 고정가격으로 민간·공공부문에 담수 판매 및 용수를 공급하는 운영사업”이라며 “아울러 이 과정에서 필요한 EPC(설계·구매·건설)뿐만 아니라 자본조달, O&M(운영 관리) 등을 일괄 포함해 수행하는 안정적 사업이기도 하다”고 밝혔다.

지난 2011년 GS건설이 인수한 GS이니마는 1967년 세계 최초로 RO(역삼투압) 방식 플랜트를 건설한 이후 현재까지 지속적으로 글로벌 담수화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다.

GS이니마는 지난 2019년 브라질법인을 통해 브라질 수처리 업체인 ‘BRK 암비엔탈’의 산업용수 사업부문을 인수해 남미시장에 진출했다. 회사에 따르면 브라질 산업용수 부문 1위인 ‘BBK 암비엔탈’을 인수하면서 GS이니마는 기존 공공상하수도 컨세션 사업 외 성장성 높은 산업용수 컨세션 분야까지 사업을 확대할 수 있게 됐다. 

지난 2020년 GS이니마는 오만에서 알 구브라 3단계와 바르카 5단계 민자 담수발전사업(IWP) 프로젝트를 수주해 처음으로 중동시장에 진출했다. 해당 프로젝트는 사업 기간 20년 동안 운영 계약 금액만 총 2조4,000여억원에 이르는 초대형 프로젝트다.

뒤이어 작년 8월에는 베트남 남부 롱안성 공업용수 공급업체인 PMV(Phu My Vinh Investment & Construction JSC)의 지분 30%를 인수하면서 동남아 수처리 시장 진출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이에 따라 GS이니마는 기존 유럽·북아프리카·미국에 이어 중남미(브라질), 중동(오만), 동남아(베트남) 시장에 진출함으로써 호주 등 오세아니아 지역을 제외한 5대주로 시장을 확장하면서 글로벌 수처리 업계로 성장하게 됐다.

GS이니마의 해수 담수화 기술은 세계에서도 인정받고 있다. 실제 작년 세계 최고 권위의 물 산업 조사기관인 GWI(Global Water Intelligence)가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개최한 2022 글로벌 워터 어워드(Global Water Awards 2022)에서는 GS이니마의 칠레 아타카마 해수담수화시설이 ‘올해의 담수 플랜트’(Desalination Plant of the Year)’에 선정된 바 있다.

GS건설 관계자는 “해수 담수화 시설은 기술 장벽이 높은데다 수익성까지 높아 대표적인 고부가가치 사업으로 꼽힌다”면서 “GS이니마의 경우 지난해 말 기준 매출 4,053억원으로 GS건설의 전체 매출 중 3.3% 비중에 불과하지만 영업이익은 786억원으로 전체 영업이익 대비 14%를 차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 스마트 양식 시설 구축 위해 수처리 기술 활용 

GS건설은 수처리 기술과 시너지 효과가 발생하는 스마트 양식을 신사업으로 주목하고 있다. 

지난 2020년 7월 회사는 부산시와 스마트양식 클러스터 조성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이후 작년 7월 GS건설은 부산 기장군에 위치한 부경대학교 수산과학연구소에서 ‘스마트양식 테스트베드’ 착공식을 개최했다.

올해 준공 예정인 ‘스마트양식 테스트베드’는 연구소 내 6만7,320㎡ 규모 부지에 지하 1층~지상 2층 규모로 건립되며 완공 후 이곳에서는 연간 500톤 규모의 대서양 연어를 생산하게 된다.

스마트양식 시설은 땅 위에 지어지는 폐쇄순환식 구조이기에 해수를 정화해 양식에 최적화된 물을 제공하고 양식장에서 나오는 오폐수를 처리하는 것이 관건이다. 따라서 회사는 GS이니마의 수처리 기술을 이곳에 활용할 예정이다.

회사에 따르면 스마트 양식은 해양오염으로부터 안전한 청정 해산물을 생산하는 미래형 첨단 먹거리 산업이다. 최근 들어 미세 플라스틱, 중금속, 바이러스 등 해양오염으로 인한 해산물 안전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청정 해산물 생산기술에 대한 관심도 급증하고 있다. 

GS건설은 자회사인 GS이니마의 수처리 기술과 함께 보유 중인 오폐수의 처리 관련 핵심 ICT 기술도 스마트 양식에 도입할 예정이다. 

지난해 사업부문별 GS건설의 매출 현황 / GS건설
지난해 사업부문별 GS건설의 매출 현황 / GS건설

◇ 프리패브 주택 및 2차전지 재활용 등 친환경 사업에 주목

이외에도 GS건설은 올 한해 프리패브(Prefab) 주택(모듈러 주택), 2차전지 재활용 사업 등 친환경 사업도 주력하기로 했다.

프리패브는 주택 주요 구조물을 사전에 공장에서 제작한 뒤 공사 현장에서 조립하는 공법으로 유럽·미국 등 선진국에서 많이 쓰이고 있는 건설 기법 중 하나다. 프리패브 공법을 적용할 경우 건축 구성재의 표준화·부품화로 자원 낭비 없이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고 폐기물의 대량 배출을 막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앞서 지난 2020년 GS건설은 유럽의 모듈러 업체 2곳을 동시 인수해 글로벌 주택건축 시장 공략에 나선 바 있다. 당시 인수한 회사는 폴란드 비아위스토크에 위치한 목조 모듈러 주택 전문회사 단우드(Danwood S.A)와 영국 소재 철골 모듈러 전문회사 엘리먼츠(Elements Europe Ltd)다. 

이어 GS건설은 같은 해 8월 자회사 자이가이스트 설립한 뒤 프리패브 공법을 활용해 현재까지 지속적으로 국내 목조 주택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회사는 전기차 보급 확대에 따라 2차 전지 재활용 관련 사업에도 집중키로 했다. 

이를 위해 GS건설 자회사 에네르마는 지난 2021년 포항 영일만4 일반산업단지 내 배터리 리사이클링 규제자유특구에서 리튬이온 배터리 리사이클링 사업 착공식을 가졌다. 

GS건설은 그간 축척해 온 플랜트·환경시설 설계와 시공 경험을 바탕으로 리사이클링 시설자동화시스템을 구축해 2차전지 리사이클링 사업부문에서 국내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에네르마는 1차로 약 1,500억원을 투입한 뒤 상업생산에 들어가는 오는 2024년 이후부터는 단계적 투자 확대를 진행할 방침이다. 

GS건설 관계자는 “회사의 장기적 성장성을 확보하고 지속 가능한 미래를 추구하기 위해 신사업 역량을 강화해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추도록 노력하겠다”면서 “여기에 신사업을 통해 사업구도 등을 다변화하고 산업 전반의 트렌드 변화에 대응해 지속적인 성장을 이어갈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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