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형모듈원전‧수전해 기술 등 ‘에너지 전환 신사업 분야‘ 진출 예정
고객 만족도 향상 위해 올해 ‘층간소음 1등급 바닥시스템’ 상용화 목표

금리인상, 고물가, 경기 침체 등의 영향으로 집값과 전세가격이 동반 하락하면서 국내 부동산 시장의 ‘거래절벽’ 현상이 좀처럼 해소되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정부가 제시한 위험선(6만여호)을 훨씬 넘은 7만5,000여호(올 1월 기준) 수준의 미분양 주택, 러시아-우크라니아 전쟁 장기화에 따른 원자재가격 급등은 시장 회복을 더디게 하는 악재로 작용 중이다. 이처럼 시장 환경이 급변하자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올 한 해 동안 부동산 시장 회복이 더디거나 오히려 더 악화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건설사들 발등에도 불이 떨어졌다. 주요 사업 부문인 주택 사업 불황으로 올해 새로운 전략을 짜야하기 때문이다. 이에 <시사위크>는 위기 돌파를 위한 건설사들의 생존 전략과 새로운 도전을 살펴본다. [편집자주]

 

현대건설이 올해 ‘에너지 전환 신사업, 해외 사업확장, 미래기술 개발‘ 등을 추진하기로 했다. / 현대건설
현대건설이 올해 ‘에너지 전환 신사업, 해외 사업확장, 미래기술 개발‘ 등을 추진하기로 했다. / 현대건설

시사위크=김필주 기자  현대건설 역시 지난해 불어 닥친 부동산 경기 악화 여파를 피할 수 없었다. 앞서 1월 중순 현대건설이 발표한 지난 2022년 연결기준 잠정실적에 따르면 회사는 작년 한 해 동안 △매출 21조2,391억원 △영업이익 5,820억원 △당기순이익 4,850억원 △신규 수주 35조4,257억원을 기록했다.

매출과 수주량은 2021년에 비해 각각 17.6%, 17.0% 증가한 반면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22.8%, 당기순이익은 12.5% 급감했다.

이에 대해 현대건설 측은 “사우디 마르잔 공사, 이라크 바스라 정유 공장 등 해외 대형 현장 공정 본격화와 개포 주공 1단지, 힐스테이트 송도 더 스카이 등 국내 주택부분의 견조한 실적으로 매출은 증가했지만 금리인상 등에 따른 건설경기 둔화 및 건자재 가격 상승 영향으로 수익성은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현대건설은 올해 △에너지 전환 신사업 △해외 사업확장 △미래기술 개발 등 3개의 핵심 사업을 중점 추진해 침체기에 빠진 현 부동산 시장을 돌파한다는 전략이다.

여기에 근로자 중심 안전보건 관리체계 및 선행 품질관리로 안전·품질 우선의 경영기조를 유지하고 이를 바탕으로 올 한 해 신규 수주 목표 29조900억원, 매출 목표 25조5,000억원을 달성할 계획이다.

◇ 원전‧수소‧재생에너지 PPA 등 에너지 전환 신사업 추진

현대건설은 최다 원자력발전소(원전) 건설과 해외 첫 수출로 경쟁력을 입증한 한국형 대형 원전 사업을 기반으로 △소형모듈원전(SMR) △원전 해체 △사용 후 핵연료 처리 등 원자력 전분야에 걸쳐 핵심역량을 구축할 방침이다.

또 세계적인 원전 기업들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해 신시장을 꾸준히 개척할 예정이다.

실제 현대건설은 현재(2022년 기준)까지 고리·월성·한빛·신한울·신고리 및 UAE 바라카 등 국내외 대형 원전 22기를 직접 시공한 바 있다. 지난해 5월말에는 원전 분야 최고 기업 중 한 곳인 미국 웨스팅하우스사(社)와 전략적 협약을 체결해 국내 기업 최초로 미국형 대형 원전(AP1000) 사업의 글로벌 진출 기반을 마련했다.

수전해 기반 수소생산 및 재생에너지 PPA(전력구매계약) 등 신재생 에너지 관련 투자도 강화한다. 

지난해 산업통상자원부가 공모한 ‘수전해 기반 수소생산기지 구축사업’에 최종 선정된 현대건설은 오는 2024년까지 전북 부안 신재생에너지 연구단지 내에 국내 최초 수전해 기반 수소생산기지 조성을 완료한다는 목표다.

회사에 의하면 수전해 기술은 물을 분해해 산소·수소를 대규모 생산하는 기술로 생산과정에서 이산화탄소 배출이 없거나 현저히 적은 청정수소 생산 핵심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현대건설은 올해 재생에너지 송·배전 및 소규모 전력중개, PPA 사업 등 신규 사업 진출을 추진한다.

지난 1월 19일 현대건설은 ‘2022년 연간 실적발표’를 통해 차세대 원전, 수소플랜트, 풍력, 재생에너지 민간 전력구매계약(PPA)사업 등 신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를 위해 회사는 이달 23일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사업목적에 ‘재생에너지 전기공급사업 및 소규모 전력중개사업’을 신설하는 정관 변경의 건을 상정할 예정이다. 

현대건설의 2023년 매출 분야 경영 계획 / 현대건설
현대건설의 2023년 매출 분야 경영 계획 / 현대건설

◇ 사우디 등 중동지역 대형 프로젝트 기반 사업 다각화 시도

급변하는 경영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현대건설은 올해 중동지역 등 성장세가 예상되는 글로벌 시장에서 사업 다각화를 추진한다.

기존 가격 중심 경쟁의 입찰 수주에서 기술력을 기반으로 한 비경쟁·고수익 사업으로 확장하고 국내외 건설산업 환경변화에도 적극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작년 7월 현대건설은 세계 최대 에너지 기업 사우디 아람코사(社)가 추진하는 신규 사업의 수의계약‧입찰 인센티브 등을 제공받는 ‘독점협상대상자 지위 확보’에 관한 협약을 아람코사와 체결했다. 

이에 따라 현대건설은 아람코사의 중장기 성장 프로젝트 ‘나맷(Namaat)’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발주하는 석유화학 관련 신규 사업에서 각종 인센티브 등을 제공받게 된다.

현대건설은 2023년에는 사우디를 필두로 중동 건설 시장에서 확고한 입지를 다지면서 본격적인 해외 수주 확장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여기에 역대 최대 국내 석유화학 사업인 샤힌 프로젝트(Shaheen Project)와 필리핀 남부 도시철도 등 대형 사업을 본격화하고 이를 메가(초대형) 프로젝트 추진 원동력으로 삼기로 했다.

이달 10일부터 본격 시작된 샤힌 프로젝트는 아람코가 최대주주인 에쓰오일이 9조2,580억원을 투자해 고부가가치 석유화학제품 생산시설을 건설하는 사업이다. 주간사인 현대건설은 현대엔지니어링‧롯데건설‧DL이앤씨 등과 함께 공사를 진행한다. 

◇ 안전‧품질 및 고객 만족도 강화 통해 경쟁력 우위 확보

현대건설은 올해 동안 능동적 안전보건시스템 확대 및 선행 품질관리 강화로 경쟁력에서 우위를 확보키로 했다.

먼저 안전·품질 최우선 경영 활동을 지속해 근로자 중심의 안전보건 시스템을 확산하고 고도화된 스마트 안전관리 플랫폼을 적용해 현장 내 자율적인 점검‧모니터링을 확대한다.

현장 직원 안전관리를 위한 스마트 안전 플랫폼 하이오스(HIos), 국내 프로젝트별 재해 위험 정보를 각 현장에 매일 제공하는 재해예측 AI(인공지능) 시스템 등은 올해에도 지속 업데이트한다. 

또한 건설자재의 ‘설계-생산-제작-반입’ 전 단계를 실시간 모니터링하는 SCMP(Smart Construction Management Platform), 모바일‧웹을 통한 실시간 현장 품질관리 스마트 통합 검측 시스템 큐 포켓(Q-Pocket) 등의 기술을 활용해 설계 단계부터 철저한 선행 품질 관리에 나선다.

이외에도 현대건설은 작년 8월 국내 건설사 최초로 확보한 ‘층간소음 저감 1등급 기술’을 강화해 고객 만족도를 향상시킬 계획이다. 특히 올해에는 층간소음을 줄이기 위한 ‘층간소음 1등급 바닥시스템‘의 시공 방법을 표준화하고 다양한 기술 검증을 실시해 상용화에 나서기로 했다. 

아울러 도심형 모빌리티 허브를 구현하기 위한 K-UAM 컨소시엄과 실증사업 추진 등 첨단 도시 인프라 구축을 위한 경쟁력 확보에도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 

한편 현대건설 관계자는 “회사의 올해 매출 목표는 전년 실적 대비 20.1% 증가한 25조5,000억원”이라며 “사우디 마르잔 가스처리 공장, 파나마 지하철 3호선 공사 등 해외 대형 현장에서 발생하는 지속적인 매출과 국내 사업 매출을 통해 목표치를 달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현재 회사는 △현금 및 현금성 자산(단기금융상품 포함) 4조7,722억원 △순 현금 3조365억원 △신용등급 AA-등급 △유동비율 177.6% △부채비율 111.9%를 기록 중”이라며 “견고한 재무구조와 업계 대비 최고 수준의 신용등급을 기반으로 올 한해 지속성장을 위한 투자 확대에 나설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