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8일 오후 경기 고양시 일산서구 킨텍스 제1전시장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3차 전당대회에서 인사를 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이 8일 오후 경기 고양시 일산서구 킨텍스 제1전시장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3차 전당대회에서 인사를 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뉴시스

시사위크=서예진 기자  9일은 윤석열 대통령이 당선된 지 1주년이 되는 날이다. 물론 당선 확정은 다음날 됐으니 엄연히 말하면 3월 10일이지만, 정치권에서는 9일을 당선 1주년으로 보는 분위기다. 윤 대통령 당선 1주년이 되기 전날, 국민의힘은 ‘김기현 지도부’를 선택했다. 당 대표 뿐 아니라 최고위원들도 친윤계(親윤석열계)가 포진해 윤 대통령의 당 장악력이 높아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 8일 국민의힘은 전당대회를 열고 당 대표에 김기현 후보, 최고위원에는 김재원·김병민·조수진·태영호(득표순) 후보를 선출했다. 청년최고위원에는 장예찬 후보가 뽑혔다. ‘윤심(尹心)'이 향했다는 김 신임 대표 뿐 아니라 최고위원 모두 친윤계로 분류된다. 또 장예찬 청년 최고위원의 경우 윤 대통령 ‘1호 청년 참모’를 한 바 있다. 

윤 대통령과 마찰을 빚은 이준석 전 대표와 가까운 ‘천아용인’(천하람·허은아·김용태·이기인) 후보들은 모두 낙선했다. 안철수·천하람 후보 역시 낙선했다. 윤 대통령으로서는 친윤에 정면도전을 한 인사들이 지도부에 입성하지 못했으니, 확실한 친정체제를 구축한 셈이다. 

이는 윤 대통령이 국민의힘에 입당한지 1년 7개월여만에 이뤄졌다. 윤 대통령은 지난 2021년 7월 30일 국민의힘에 입당했다. 같은해 11월 5일 국민의힘 대선 후보로 선출됐다. 또 지난해 3월 대통령에 당선된 것은 입당한 지 7개월여만의 일이다. 

◇ 험난했던 윤 대통령의 ‘친정체제’ 구축

‘밖에서 온’ 윤 대통령은 당내 기반이 튼튼하지 못했다. 게다가 후보 시절엔 이준석 전 대표와의 갈등이 몇 차례 불거지는 등 순탄치 못한 당 적응기를 보냈다. 정부가 출범하고 6월 지방선거가 끝난 이후, 이 전 대표와 친윤계를 둘러싼 갈등이 격화됐다. 이 과정에서 윤 대통령은 ‘내부총질 문자’ 등 내홍에 휘말리기도 했다. 

당내 기반이 튼튼하지 못한 것과는 별개로, 윤 대통령은 ‘당정대’(당·정부·대통령실) 일체가 필요했다. 하지만 현재 국회 지형이 여소야대라 당정대 일체는 큰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이러니 국정 과제를 수행하기 위해서는 2024년 예정된 22대 총선 승리가 필수적이다. 총선 승리에는 ‘대통령실과 손발이 잘 맞는 지도부’가 전제돼 있었을 것이다. 

이번 전당대회는 윤 대통령이 당을 얼마나 장악했는지 보여주는 지표이기도 했다. 당정대 일체를 위해 대통령실은 나경원 전 의원을 주저앉혔다. ‘당심 100%’ 당헌 개정으로 유승민 전 의원도 출마를 포기했다. ‘윤안’(윤석열·안철수) 연대를 내세우며 대통령실과 각을 세우던 안철수 후보는 “아무 말도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정무수석의 한마디에 존재감이 옅어졌다.  

결국 ‘윤심’을 안은 ‘김기현 지도부’가 탄생했다. 입당한 지 2년도 채 되지 않아 윤 대통령은 당을 장악한 셈이다. 많은 난관을 거쳤지만, 오히려 ‘이준석 지도부’ 붕괴 과정에서 발생한 내홍으로 인해 당원들이 ‘당정대 일체’를 선택한 것일수도 있다. 

다만 거대 야당에 맞서기 위한 당정대 일체는 완성했어도, 내년 총선까지는 여소야대 정국을 헤쳐나가야 한다. 또 일각에서는 수직적 당정대 관계가 형성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이미 김 대표가 경선 과정에서 “공천 때 대통령의 의견도 듣겠다”고 밝힌 만큼, 향후 총선 공천 과정에서 잡음이 나올 수도 있다. 유승민 전 의원은 전날 SNS에 “오늘부터 공천 협박이 사실상 시작될 것”이라고 꼬집은 바 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