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국민의힘 신임 당대표가 8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제3차 전당대회에서 당기를 흔들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 뉴시스
김기현 국민의힘 신임 당대표가 8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제3차 전당대회에서 당기를 흔들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 뉴시스

시사위크|고양=권신구 기자  친윤계의 적극 지원을 받은 김기현 의원이 국민의힘 신임 당 대표로 선출됐다. 마지막까지 ‘결선 투표’ 가능성이 제기됐던 것과는 달리 과반 득표를 달성했다. 여기에 최고위원 후보들 역시 ‘친윤계’ 인사들로 채워지면서 추진력도 얻었다. 김 신임 당 대표는 내년 총선 승리를 통해 “국민의힘 성공시대를 열겠다"고 자신했다.

국민의힘은 8일 경기 고양 킨텍스에서 열린 제3차 전당대회를 열고 신임 당 대표를 맞이했다. 진흙탕 싸움을 방불케 했던 경쟁 속에서 미소를 지은 사람은 김 대표였다. 김 대표는 지난 4일부터 7일까지 실시한 모바일‧ARS 투표에서 총 24만4,136명의 선택을 받았다. 전체 선거인단 46만1,313명 중 52.93%가 김 대표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김 대표는 수락 연설을 통해 “많은 선거를 치렀지만 이렇게 마음을 졸이면서 결과를 기다리기는 처음”이라고 소회를 밝혔다. 실제로 이날까지도 이번 전당대회 결과를 둘러싼 의견은 분분했다. 그간 김 대표가 ‘1차 과반 득표’라는 목표를 제시했지만, 안철수‧황교안‧천하람 후보의 공세가 거센 상황에서 이를 낙관하기는 쉽지 않았다. 김 대표는 이날 당선 후 기자간담회에서도 “네 명이 경합하는 과정에서 1차에 과반을 넘는 게 결코 쉽지는 않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원들이 52%라는 획기적 지지로 결선 없이 1차 관문을 통과시켜 준 것에 대해 감사하다”고 했다.

감격에 겨운 승리였지만, 그에게 남겨진 과제도 분명하다. 그가 외쳐온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위해선 무엇보다 내년 총선 승리라는 과제를 달성해야 하기 때문이다. 총선을 지휘해야 하는 수장에게 지워진 짐이다. 김 대표는 이날 연설에서 “내년 총선 승리를 위해 제가 할 수 있는 모든 헌신과 희생을 각오하고 있다”며 “총선을 이겨야 한다면 그 어떤 것도 감수할 각오와 태세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마지막까지 거센 네거티브로 당내 갈등이 고조된 점도 풀고 갈 지점이다. 그는 이날 줄곧 ‘원팀’을 강조하며 당내 화합을 강조했다. 김 대표는 “아쉽게 뜻을 이루지 못한 당 대표 후보, 최고위원, 청년 최고위원 후보들을 포함해 우리는 하나”라며 “하나로 똘똘 뭉쳐 내년 총선 압승을 이루자”고 말했다. 이어 “안 후보, 황 후보, 천 후보 같은 뛰어난 지도자들을 잘 모시고 연대와 포용, 탕평의 ‘연포탕 대통합’ 국민의힘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당직 인선’도 이러한 관점에서 고민하겠다고 밝혔다. 당이 사실상 ‘친윤 정당’으로 재편된 만큼 당직에도 친윤계가 대거 입성할 것이란 전망을 일축한 셈이다. 그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연대‧포용‧탕평이란 기본적 원칙을 지켜나갈 것”이라며 “인물 등용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기준은 ‘실력”이라고 강조했다. 내년 총선 승리를 위해 적절한 인사를 등용하겠다는 것이다.

◇ 당심-민심 괴리 좁히기 ‘관건’

이번 전당대회가 당원 100% 투표로 진행됐다는 점에서 ‘어대현(어차피 대표는 김기현)’은 이미 예견된 시나리오였다는 게 정치권의 중론이다. 당원들이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기원하는 만큼 대통령과 손발을 맞춰 줄 당 대표를 원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란 분석이었다. 문제는 당내에서 통하는 김 대표가 과연 ‘민심’에서도 통할지 여부다. 당심과 민심의 괴리감을 좁히는 게 급선무인 셈이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시사위크>와 통화에서 “100% 윤석열 대통령의 당으로 재편된 상황에서 (국민의힘은) 내년 총선에서 윤 대통령의 중간 평가로서의 총선을 치를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중요한 것은 김 대표 체제의 정당 운영이나 국회 운영에 대해 민심이 어떻게 반응하는가가 핵심”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민심이 국민의힘에 분위기가 좋고, 윤 대통령의 국정지지율이 높다고 한다면 문제가 없지만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꺼지고 김 대표마저 영향을 보이지 못하면 당원들이나 소속 의원들은 총선을 걱정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 후보가 이날 ‘민생’을 강조한 것도 이러한 맥락이다. 그는 이날 연설에서 “우리는 오직 하나의 목표를 향해 달려가야 한다”며 “그 목표는 첫째도 민생, 둘째도 민생, 셋째도 오로지 민생”이라고 목청을 높였다. 이를 위해 필수인 민주당과의 ‘협치’에 대해선 “원내대표 맡아 1년 동안 훨씬 열악한 조건을 가지고도 대(對) 민주당 관계를 주도해갔다고 자부한다”며 “민생 살리기 방향, 그것이 옳다고 국민들이 인식해 주시면 국민들이 뒷받침을 해주실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당권 경쟁 과정에서 불거진 ‘울산 땅 의혹’ 등은 남겨진 ‘리스크’다. 민주당은 이 문제와 관련해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는 등 ‘대여 공세’의 고리로 삼고 있다. 김 후보는 이와 관련해 “민주당이 15년 전부터 지속적으로 기자회견도 하고 토론도 하고 지역방송에서도 떠들었던 사안”이라며 “15년 전부터 검증을 거쳐왔던 사안이기 때문에 얼마든 더 조사하라고 말씀하고 싶다”고 말했다. 아울러 대통령실 전당대회 개입 문제 등도 정치권 전반의 이슈로 확대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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