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기요는 배달의민족이나 쿠팡이츠보다 빠른 2015년 8월부터 포장주문 서비스를 도입했다. / 요기요
요기요는 배달의민족이나 쿠팡이츠보다 빠른 2015년 8월부터 포장주문 서비스를 도입했다. / 요기요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2015년 8월. 배달앱 요기요가 포장주문 서비스를 업계 최초로 도입한 시점이다. 당시 배달앱 업계는 배달에 중점을 두고 외형적 성장에 집중하고 있었는데, 요기요만큼은 포장주문을 간과하지 않았다.

요기요를 제외한 다른 배달앱들이 포장주문에 뛰어들기 시작한 것은 코로나19 사태가 불거진 이후다. 방역문제로 인해 외식이 급격히 줄어들고, 포장 수요가 늘어나면서 배달의민족은 2020년 8월, 쿠팡이츠는 2021년 10월 포장주문 서비스를 도입했다. 그리고 두 배달앱은 포장주문 서비스 도입과 함께 수수료 면제 프로모션을 진행했다. 코로나19 사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자영업자들을 위해 포장주문에 대해서는 일정 기간 수수료를 받지 않기로 한 것이다.

◇ 난처한 포장주문 후발주자들… 요기요는 ‘미소’

문제는 그 이후다. 배달의민족과 쿠팡이츠는 이후 각각 2년 7개월, 1년 5개월이 지난 지금까지도 해당 프로모션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 6일엔 ‘배달 플랫폼 자율규제 방안 발표회’를 통해 1년 더 연장하겠다는 상생방안을 발표하기까지 했다.

‘상생’이란 표현으로 포장되고 있지만, 두 배달앱 입장에선 난처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배달앱 업계 입장에선 포장주문과 배달주문에 차이가 없다. 앱 내에서 똑같이 페이지를 구성 및 운영하고, 그에 따른 비용이 투입된다. 배달 여부는 그 다음 과정이며, 주문에 따른 수수료와는 별개의 비용에 해당한다. 포장주문 수수료와 배달주문 수수료를 구분하지 않고 ‘주문 중개 수수료’로 봐야한다는 게 배달앱 업계의 설명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배달의민족과 쿠팡이츠가 해당 프로모션의 마침표를 찍지 못하고 있는 이유는 여론을 외면할 수 없기 때문이다. 배달앱 업계는 가파른 성장세만큼이나 여론의 뭇매를 맞는 일도 끊이지 않았다. 특히 수수료 등 비용과 관련된 사안은 상당한 사회적 논란을 낳곤 했다. 이런 가운데, 프로모션 종료가 입점 업체의 부담 가중으로 이어질 것이란 지적이 제기되면서 두 배달앱은 결단을 내리기 어려웠다.

하지만 일찌감치 포장주문 서비스를 시작한 요기요는 이러한 고민으로부터 자유로운 상태다. 요기요는 포장주문 서비스 도입 때부터 배달주문과 마찬가지로 주문 중개에 따른 수수료를 부과해오고 있다. 포장주문 수수료 관련 논란이 불거질 때마다 언급되는 것은 피할 수 없지만, 적어도 배달의민족 및 쿠팡이츠가 마주하고 있는 고민에선 벗어나 있다. 이번 ‘배달 플랫폼 자율규제 방안 발표회’에서도 요기요는 배달의민족이나 쿠팡이츠와 달리 대금정산 주기 축소를 상생 방안으로 내놓았다.

일찌감치 포장주문을 도입하고, 정상적인 주문 중개 수수료를 받아온 것이 결과적으로 선견지명이자 신의 한 수가 되고 있는 것이다. 배달앱 관련 비용 부담 증가로 포장주문 비중이 일정 수준 이상 증가 및 유지될 것으로 예상되는 점, 외형적 성장이 정체기에 접어들면서 내실 강화가 배달앱 업계의 화두로 떠오르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하면 이에 따른 효과는 더욱 커질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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