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앱 업계가 최근 배달서비스 선택지를 넓히며 변화를 이어가고 있다. / 뉴시스
배달앱 업계가 최근 배달서비스 선택지를 넓히며 변화를 이어가고 있다. / 뉴시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배달앱 업계가 변화로 분주하다. 코로나19 사태가 종식 국면에 접어들면서 배달앱 수요의 폭발적 성장세가 꺾인 가운데, 이용자들을 붙잡기 위한 고심이 역력하게 드러나는 모습이다. 이용자들의 선택의 폭 확대가 업계 전반에 어떤 결과를 가져오게 될지 주목된다.

◇ 요기요의 ‘맞춤배달’, 배달의민족은 ‘알뜰배달’

위대한상상이 운영 중인 배달앱 ‘요기요’는 최근 중요한 변화를 추진하고 나섰다. 두 가지로 나눠져 있는 배달방식을 점주 및 이용자가 선택적으로 이용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요기요의 음식배달 서비스는 크게 두 가지 방식으로 제공돼왔다. 먼저, 단순히 음식주문만 중재하는 방식이다. 이때 입점업체는 대행사 등을 통해 자체적으로 배달서비스를 제공했다. 다른 하나는 요기요가 음식주문 중개 뿐 아니라 배달서비스까지 제공하는 ‘익스프레스’다. 

기존엔 요기요에 입점하는 업체가 이 같은 두 가지 방식 중 하나를 선택해야 했고, 이용자는 입점업체가 정한 방식만 이용할 수 있었다. 그런데 이번에 요기요는 두 방식 간 경계를 허물었다. 점주는 두 가지 방식을 동시에 취할 수 있게 됐고, 이용자는 원하는 배달서비스를 선택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용자 입장에서 가장 큰 변화는 배달비에 선택지가 생긴다는 점이다. 같은 곳에서 같은 음식을 주문하면서 익스프레스와 가게배달 중 더 저렴한 배달서비스를 선택할 수 있게 됐다. 반대로 비용을 조금 더 부담하면서 더 신속한 배달서비스를 선택할 수도 있다.

요기요는 이 같은 ‘맞춤배달’ 서비스를 서울 서초구 등 일부 지역에 우선 도입해 시범 운영을 거친 뒤 순차적으로 지역을 확대할 방침이다.

변화에 나선 건 요기요 만이 아니다. 앞서 우아한형제들이 운영 중인 배달앱 ‘배달의민족’도 지난달 새로운 카드를 꺼내들었다. 배달의민족이 음식주문 중개 뿐 아니라 배달서비스까지 제공하는 배민1에 ‘알뜰배달’ 서비스를 새롭게 추가한 것이다. 

알뜰배달 서비스의 핵심은 ‘묶음배달’이다. 기존 배민1은 단건배달 서비스로만 제공되고 있었다. 알뜰배달은 1명의 배달원이 동선이 유사한 복수의 배달을 최적의 경로로 동시에 수행한다. 기존 단건배달에 비해 시간은 조금 더 걸릴 수 있지만 배달비가 더 저렴하다. 이 역시 이용자 측면에서 가장 큰 변화는 배달서비스의 선택지가 생긴다는 점이다.

요기요와 배달의민족의 연이은 행보는 배달앱 업계의 ‘고심’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국내 배달앱 시장은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폭발했던 성장세가 종식 국면에 접어들면서 크게 꺾인 상황이다. 이에 각 배달앱들이 수요 방어를 위해 적극적인 대응에 나서고 있다. 요기요와 배달의민족이 도입한 새로운 배달서비스도 궁극적으로 배달비 부담을 완화를 통한 수요 방어가 목적이라 볼 수 있다. 

이러한 변화에 따른 결과는 향후 배달앱 시장의 판도에 상당한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이용자들이 더 저렴한 배달비를 선택하는 경향이 두드러질 경우 배달비 인하 경쟁이 가열될 가능성이 높다. 다른 한편으론 배달원 차원의 반발 및 인력 이탈이 벌어질 가능성도 존재한다. 실제 배달의민족이 도입한 알뜰배달은 배달원 노조로부터 반발을 사고 있는 상황이다. 

‘속도전’에서 ‘경제성’으로 바뀐 화두 속에서 배달앱 업계의 잇단 변화가 어떤 결과로 이어지게 될 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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