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중석 이스타항공 대표 “사명 변경 않고 깨끗한 항공사로 재건할 것”

조중석 이스타항공 대표이사가 14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사업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 이스타항공
조중석 이스타항공 대표이사가 14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사업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 이스타항공

시사위크|마곡동=제갈민 기자  이스타항공이 비상(飛上)을 앞두고 있다. 2020년 3월 24일 경영난으로 운항을 전면 중단(셧다운)한 후 3년 만이다. 이에 이스타항공 경영진은 상업비행 승인 및 재운항을 기념하고 올해 사업계획을 알리기 위해 14일 코트야드 메리어트 서울 보타닉파크 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조중석 이스타항공 대표이사를 비롯해 유상종 경영총괄 전무와 이경민 영업운송 총괄 상무, 이정 정비본부장 등이 참석했다. 경영진들은 올해 사업 계획으로 △연말까지 항공기 기단 10대 구축 △하반기 국제선 운항 재개 및 취항지 확대 △정리해고·퇴직자 재고용 및 신규채용 등을 제시했다.

이스타항공은 VIG파트너스에 인수되면서 재무구조가 크게 개선됐다. VIG파트너스에서는 이스타항공 인수 이후 1,100억원을 운영자금으로 투입했다. 이스타항공은 이를 기반으로 자본잠식에서 벗어났으며, 지난달 28일에는 국토교통부로부터 항공운송면허(AOC)를 재취득했다. 이어 오는 26일 김포∼제주 노선 운항을 시작으로 점진적으로 항공기를 추가 도입해 사세를 확대할 계획이다.

이스타항공은 연내 보유 항공기를 10대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사진은 김포국제공항 주기장에 세워져 있는 이스타항공 보잉 737-800 기재. / 김포공항=제갈민 기자
이스타항공은 연내 보유 항공기를 10대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사진은 김포국제공항 주기장에 세워져 있는 이스타항공 보잉 737-800 기재. / 김포공항=제갈민 기자

◇ 연내 항공기 10대 확보, 7호기부터 B737-8 도입… 3분기 국제선 운항 목표

이스타항공은 현재 보잉 737-800(737NG) 기재를 3대 보유 중이다. 연내 7대를 추가로 도입해 성장을 위한 초석을 다지고 국내외 항공 시장에서 파이를 넓혀 나갈 계획이다. 우선 이스타항공은 상반기 중으로 항공기를 2대 도입하고 다른 국적항공사들이 운항을 줄인 제주 노선에 집중한다. 이어 하반기에 5대를 순차적으로 추가 도입해 연말까지 총 10대의 기단 구축을 추진 중이다.

항공기 추가 도입은 리스사를 통한 임차 형태로 도입하며, 항공기 추가 도입 자금도 모두 확보한 상태다. 이스타항공은 현재 운용 중인 보잉 737-800과 동일한 기종 3대(4∼6호기)를 우선 도입한 후 하반기에 들여올 7호기부터 모든 기재를 보잉 737-8로 계획 중이다. 보잉의 차세대 항공기 737-8은 기존 737NG 계열 기재 대비 연료 효율성이 뛰어나며 항속거리(최대 운항거리)가 6,570㎞로 더 먼 거리 비행이 가능해 노선 선택의 폭이 크다.

이스타항공은 보잉 737-8 기재를 들여와 7호기까지 기단이 갖춰지면 본격적으로 국제선 운항을 재개한다. 조중석 이스타항공 대표는 7호기 도입 및 국제선 운항 시점에 대해 3분기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조중석 대표는 “우선 제주 노선의 공급 확대를 시작으로 7호기를 도입한 후 국제선 취항을 할 것”이라며 “언제쯤 국제선 취항을 하겠다고 확실히 말을 하기는 힘들지만 목표는 7월로 세우고 있다. 단 국제선 운항 가능성은 9월이 높다”고 말했다.

이스타항공의 국제선 운항은 김포~타이베이(송산)와 인천∼나리타(도쿄)를 시작으로 상하이·방콕·홍콩·다낭 등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이어 청주발 중국·일본 노선도 넓혀나가 지방 거주자들의 편익도 개선하는 것이 최종 목표다.

이스타항공 경영진들이 기자간담회에서 질의응답을 진행하고 있다. 이스타항공은 연내 약 200명의 직원을 채용할 계획이다. 여기에는 기업회생 과정에 정리해고 된 퇴직자들의 우선 채용도 포함된다. / 이스타항공
이스타항공 경영진들이 기자간담회에서 질의응답을 진행하고 있다. 이스타항공은 연내 약 200명의 직원을 채용할 계획이다. 여기에는 기업회생 과정에 정리해고 된 퇴직자들의 우선 채용도 포함된다. / 이스타항공

◇ 하반기, 퇴직자 채용 및 신규 채용 예정… 부정청탁 뿌리 뽑을 것

신규채용도 계획 중이다. 다만 현재 이스타항공 직원이 약 500명 정도 재직 중인 만큼 6호기 도입까지는 채용 계획이 없으며, 인력 증원은 7호기(보잉 737-8) 도입과 함께 진행할 예정이다. 올해 연말까지 채용 규모는 최대 약 200명이다.

이스타항공은 신규 채용을 시작하면서 가장 먼저 정리해고·퇴직자들에 대해 우선 채용 기회를 부여할 방침이다. 이스타항공은 기업회생절차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500여명의 직원을 정리해고 한 바 있다.

조중석 대표는 “이스타항공이 힘들 때 떠난 직원들이 있는데, 이들은 회사를 위해 희생한 것인 만큼 재고용은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채용을 진행할 때는 노조 등 부당해고 소송을 하고 있는 이들을 포함해 회생절차 과정에 회사를 떠난 이들에게 우선 재입사 의사를 투명하게 물어볼 것이며 그들이 답을 해주면 된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일부 기존 인력으로 해결되지 않는 분야에 대해서는 신규 채용을 진행한다. 더불어 이스타항공 경영진은 채용 과정에서 부정채용 등 불미스러운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을 기울이고, 필요한 경우 외부감사 절차까지 동원하는 등 투명한 채용을 약속했다.

조중석 대표는 “과거 논란이 된 부정채용은 일부 임원들이 저지른 일탈”이라며 “채용과 관련한 부정청탁 등이 발생할 경우 모든 내용을 깨끗하게 공개하는 등 단호히 조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과거 이러한 문제가 불거지면서 이스타항공이라는 브랜드 가치가 실추돼 일각에서는 사명 변경 가능성이 거론되기도 했지만, 현재 경영진들은 사명 변경을 하지 않고 ‘이스타항공’ 이름을 그대로 사용하겠다고 입장을 전했다.

조중석 대표는 “이스타항공은 그간 어려움을 겪었지만 국민항공사라는 애칭을 가진 만큼 사랑을 많이 받았다”며 “일부 경영진의 잘못된 경영에 브랜드 이름이 오염됐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국민들이 사랑해준 이 사명을 다시 깨끗하게 잘 만들어서 유지할 생각이다. 특별히 변경을 해야 할 사유가 생기지 않는 한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스타항공은 지금 새롭게 태어났다. 과거와는 완전히 단절했으며 회사 내부에서 과거와 엮인 사람은 없고 과거 경영진의 문제와는 연관 없는 별개 회사”라며 “이제는 과거의 이스타항공이 아닌 새롭게 태어난 뉴 이스타항공으로 봐주셨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스타항공은 올해 말까지 순차적으로 항공기를 도입하며 규모를 키우고 올해 1,460억원의 매출 달성을 목표로 제시했다. 이어 2024년 흑자전환을 시작으로 5년 후인 2027년에는 20대 이상의 항공기를 확보하고 매출 8,000억원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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