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권신구 기자  김진표 국회의장을 예방한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여소야대 국면에서 의장의 ‘역할’을 당부했다. 다수당의 일방통행식 국회 운영을 중재할 수 있는 데는 김 의장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반면 김 의장은 여소야대 국면을 타개할 수 있는 것은 ‘타협의 정치’라며 여당이 포용적 자세를 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20일 국회 의장실에서 김 의장을 만나 “여야 사이에 대립과 갈등이 격화되고 있다는 우려가 있다”며 “여러 가지 가치도 다르고 지향하는 바가 다를 수 있지만, 국민의 행복이라는 부분의 인식이 기반이 된다면 연대와 포용 얼마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누구보다 우리 의장님 생각이 투철하시고 의회주의자로서 평생 살아온 만큼 의장님이 역할을 잘해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제가 원내대표 할 때 대선을 하면서 양당 사이에 격론이 벌어졌던 사정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여야 사이에 원만한 합의를 통해 진행됐던 게 대부분”이라며 “제가 당 대표를 하면서도 마찬가지로 그렇게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누구보다 의장의 역할이 크다. 의장이 규정을 잘 맞춰 서로 의견 다른 것을 잘 절충했으면 한다”며 “국회에서 절대다수 의석을 갖고 있다고 해서 일방통행식으로 처리하는 것들은 자제돼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김 의장은 여당의 포용적 자세가 궁극적으로 야당과의 협치를 이룰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김 대표의 적극적인 자세를 요구했다. 김 의장은 “현재 여소야대 정국에서 대립과 갈등이 무척 증폭돼 있는 안타까운 현실을 타개하는 데 아마 300명 국회의원, 정치인들 모두가 같은 마음이라 생각한다”며 “김 대표가 야당 대표와 자주 만나고 저하고도 계속 보면서 국회의 어려운 상황을 타개해나갈 수 있도록 같이 힘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왜 정치가 극한 대립이 될까 나름 생각을 해보면 여당도 야당도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상황에 부닥쳐있는데 잘 적응을 못하는 것 같다”며 “여소야대 정국에서 국회에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가에 대해 정부도 여당도 아직 잘 정리 안 된 것 같다”고 말했다.

김 의장은 “저도 원내대표 할 때 80석 갓 넘는 소수당의 원내대표를 해봤다. 김대중 정부의 마지막 국회는 압도적 의석차로 여소야대 정국이었다”며 “많은 일을 그때 해결했는데 굉장히 적극적으로 야당을 설득하고 다녔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런데 지금 보니까 그런 노력이 부족한 것 아닌가 (싶다)”며 “문 열어놓고 일방통행 식으로 본회의 상정 의결하고 법안 처리가 되든 안 되든 거부권 행사하든 말든 밀어붙이고 놔두고 이런 식으로 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여야가 국회에서 사사건건 시비하고 충돌하는 일이 정치가 되면 국민들이 얼마나 불안하겠나”라며 “저도 더 적극적으로 여야 간에 대화와 타협의 정치가 잘 이뤄지도록 노력할 테니 힘 모아주시면 좋겠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