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그룹의 대우조선해양 인수 추진과 관련해 EU에서 기업결합 승인 결정이 내려졌다. / 뉴시스
한화그룹의 대우조선해양 인수 추진과 관련해 EU에서 기업결합 승인 결정이 내려졌다. / 뉴시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한화그룹의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위한 기업결합 심사가 가장 까다로운 것으로 여겨지는 EU에서도 승인 결정이 내려졌다. 최종 인수절차의 9부 능선을 넘어선 모습이다. 이제 남은 것은 우리나라뿐이다. 자국 사안임에도 심사가 지지부진하다는 볼멘소리를 마주하고 있는 공정거래위원회의 부담이 한층 커지게 됐다.

◇ 부담 커진 공정위, 속도 낼까

3일, 국내 조선업계에서는 한화그룹의 대우조선해양 인수가 또 하나의 중대 관문을 통과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각국 경쟁당국으로부터 기업결합 승인을 받는 절차가 진행 중인 가운데, EU에서 ‘무조건 승인’ 결정이 내려졌다고 <중앙일보>가 단독 보도한 것이다.

이로써 한화그룹의 대우조선해양인수는 총 8개 국가 중 7곳에서 승인 결정이 내려지게 됐다. 지난 2월 튀르키예에서 가장 먼저 승인 결정이 내려진데 이어 영국에서도 사실상 승인 결정이 났고, 지난달에는 4개국에서 승인 소식이 전해졌다.

기업결합 심사에 있어 가장 까다로운 것으로 여겨지는 EU의 이번 결정은 상당히 빠르게 이뤄졌다는 점에서 더욱 눈길을 끈다. 당초 이달 중순께로 예상됐던 결정 및 발표가 3주 앞당겨 이뤄진 것이다. 길게는 몇 년씩 걸리기도 하는 심사 기간이 이번 건의 경우 3주 정도만 소요됐다. 실제 HD현대그룹(옛 현대중공업그룹)의 대우조선해양 인수 추진 당시엔 2년이 넘는 심사 끝에 승인 불가 결정이 내려진 바 있다.

이제 남은 것은 우리나라다. 공교롭게도 자국 경쟁당국의 심사가 가장 늦어지게 됐다. 이와 관련해 최근 업계에서는 공정위가 자국 사안임에도 심사에 지지부진하다는 불만 및 쓴소리가 이어져왔다. 이런 가운데, EU에서 예상보다 빠른 결정이 내려지면서 공정위의 부담이 더욱 커지게 된 모습이다.

공정위의 심사가 다소 늦어지는 이유는 방산분야에서의 경쟁제한 요인을 면밀히 살펴보고 있기 때문으로 파악된다. 다만, 공정위가 승인 불가 결정을 내릴 가능성은 극히 희박하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조선분야에서는 사실상 문제가 없고, 방산분야 역시 그 특수성과 시상 상황 등을 고려했을 때 경쟁제한이 나타나기 어렵기 때문이다.

9부 능선을 넘은 한화그룹의 대우조선해양 인수가 언제 마침표를 찍게 될지 주목된다.

 

근거자료 및 출처
[단독]한화-대우조선해양, EU도 승인…韓 공정위만 남았다
2023. 4. 3.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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