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권신구 기자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홍준표 대구시장을 향해 “지자체 행정을 맡은 사람은 그에 전념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최근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와의 설전을 벌인 데 이어 당 지도부에 쓴소리를 내뱉은 홍 시장을 직격한 것이다.

김 대표는 3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 후 기자들과 만나 전 목사와 홍 시장 간 설전에 대해 “별로 바람직하지도 않고 앞으로 계속돼서도 안 될 일”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홍 시장은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의 ‘전 목사 우파 천하통일’ 발언과 관련해 페이스북을 통해 연일 비판의 목소리를 높인 바 있다. 지난 달 28일 김 최고위원을 겨냥 “실언이 일상화된 사람인데 그냥 제명하라”고 언급한 데 이어 지난 달 30일에는 “아무리 유능해도 인성이 좋지 않은 사람은 곁에 두거나 가까이하지 않는다”고 쏘아붙였다.

그의 화살은 비단 김 최고위원만을 향하지 않았다. 주말 내내 발언의 당사자인 전 목사와 설전을 벌이면서다. 전 목사는 지난 달 29일 김 최고위원 ‘제명’ 등을 주장한 홍 시장을 겨냥 ‘이 XX’, ‘탄핵하라’, ‘정신 나갔다’ 등 발언을 쏟아냈다. 즉각 홍 시장은 지난 1일 “정당이 일개 외부 목회자에 의해 좌지우지되는 것은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그 목회자를 숭배하는 사람들은 우리 당을 떠나 그 교회로 가거라”고 반박했다. 

홍 시장은 이러한 문제가 계속되는 원인을 지도부의 책임으로 돌리기도 했다. 그는 지난 달 29일 “당 대표가 카리스마가 없고 미지근한 자세로 좋은 게 좋다는 식으로 당 운영을 하게 되면 당은 힘든 시간을 보내게 된다”고 김 대표를 비판했다.

그는 이날도 지지율 하락에 대해 당 지도부를 비판했다. 홍 시장은 “통상 새 지도부가 들어서면 컨벤션 효과로 당 지지율이 급등하는데 우리 당은 거꾸로 왜 지지율이 폭락하고 있는지 분석하고는 있나”라며 “당 지도부가 소신과 철학 없이 무기력하게 줏대 없는 행동을 계속한다면 총선을 앞두고 더 큰 위기를 맞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당이 연일 전 목사를 둘러싸고 잡음이 피어나는 것과 관련해 “선을 그어야 할 만큼 관계가 없다”고 일축했다. 그는 “전 목사는 그분의 역할을 하시고 우리 당은 우리 당의 역할을 하는 것”이라며 “전 목사가 우리 지도부도 아니고 그 사람이 가진 개인 의견을 들을 건 듣고 참고할 건 하겠지만 아닌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