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 뉴시스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 뉴시스

시사위크=권신구 기자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의 연이은 설화와 관련해 더불어민주당이 사퇴를 압박했다. 민주당은 “그것이 막장 드라마만 찍고 있는 집권여당의 수준 낮은 격을 조금이라도 높일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고 일갈했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5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5‧18 정신 헌법수록 불가하다’, ‘전광훈 목사가 우파를 천하 통일했다’ 등 이른바 아스팔트 극우세력이나 하는 주장인 줄 알았는데 다름 아닌 집권당 지도부 1등 최고위원이 이런 발언을 할 줄은 상상도 못 했다”며 “김 최고위원은 막말을 하고선 번번이 자중하겠다 했지만, 또다시 풍파를 일으켰다”고 비판했다.

김 최고위원은 전날(4일)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제주 4‧3사건 추념식 불참한 것에 대해 “대통령이 보통 (국경일인) 3‧1절과 광복절 정도는 참석한다”며 “4‧3 기념일은 이보다 조금 격이 낮은 기념일 내지 추모일인데 대통령이 참석하지 않은 것을 공격해대는 자세는 저는 맞지 않다고 본다”고 말했다.

즉각 정치권에서는 비판이 터져 나왔다. 국민의힘 상임고문인 홍준표 대구시장은 페이스북을 통해 “국경일보다 격이 낮은 추모일이라 대통령이 참석 안 해도 된다면 서해수호의 날은 추모일이 아니었나”라며 “제발 좀 언론‧방송 출연 정지라도 시켜라”라고 쏘아붙였다. 강선우 민주당 대변인은 전날 논평에서 “국민의 아픔을 추모하는 데 격이 있는가”라며 “언제까지 국민께서 김재원 최고위원의 막말을 참아줘야 하는가”라고 했다.

논란이 커지자 김 대표는 김 최고위원에 대한 ‘조치’에 나섰다. 김 대표는 전날 입장문을 통해 “김 최고위원이 당에 자숙하는 의미로 4월 한 달 동안 최고위 참석 및 모든 언론 출연을 중단하겠다고 했다”며 “당 대표로서 김 최고위원의 발언에 매우 큰 유감의 뜻을 전했다”고 밝혔다. 이어 “오직 민생을 살피고 돌봐야 할 집권여당의 일원이 불필요한 분란을 야기하며 국민과 당원에게 눈살을 지뿌리게 하는 행태는 더 이상 허용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럼에도 민주당은 공세의 고삐를 조였다. 박 원내대표는 “지금 날개 없이 추락하는 국민의힘의 격을 보고 있자니 말문이 막힐 지경”이라며 “추억의 오므라이스에 역사 팔은 자리는 격이 높아서 가고 비극적 역사로 희생된 분들을 추념하는 자리는 격이 낮아서 갈 수 없다는 말인가”라고 지적했다. 이어 “전광훈 목사의 헛소리에 집권당 지도부가 휘둘리면서 당사자에게는 한 마디 말도 못하고, 김기현 대표와 홍 시장은 서로를 향해 삿대질하는 추잡한 대리전만 연신 벌이고 있다”고도 쏘아붙였다.

박 원내대표는 “다음 달이면 5‧18 민주화 운동 43주년”이라며 “국민의힘은 애초에 논란의 불씨를 일으킨 김 최고위원부터 사퇴시키고 윤 대통령이 분명히 공약했던 ‘5‧18 정신 헌법전문 수록’부터 어떻게 이행할지 입장을 분명하게 밝히라”고 압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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