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김학용 의원과 윤재옥 의원이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원내대표 출마선언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뉴시스
국민의힘 김학용 의원과 윤재옥 의원이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원내대표 출마선언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뉴시스

시사위크=권신구 기자  국민의힘의 새 원내사령탑 경쟁이 본격화됐다. 김학용 의원과 윤재옥 의원이 4일 나란히 출사표를 던졌다. 이들 모두 ‘친윤 색채’를 공유하고 있다 보니 당정 소통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다만 ‘지역 안배’와 ‘경험’ 등에서 두 의원 간 장단점이 분명한 만큼, 이를 두고 의원들의 막판 고심이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 ‘수도권 원내대표’ 김학용 vs ‘협상 역량’ 윤재옥    

김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원내대표의 무거운 짐을 맡겨주실 것을 부탁드리고자 한다”고 말했다. 그는 ‘풍부한 정치 경험’과 ‘소통 능력’을 강점으로 꼽았다. 김 의원은 “여소야대 시절도 여러 차례 겪었고 예결위‧정개특위 간사, 상임위원장을 거치며 예산‧선거법 등 민감한 협상을 성공적으로 처리한 바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평소 쌓아온 야당 의원들과 친분 및 신뢰를 토대로 열린 마음으로 대화하고 합의 도출을 위해 진정성 있게 임하겠다”고도 덧붙였다. 그는 이날 회견 후 기자들의 질문에 대해서도 “민주당 의원들과 자유롭게 소통되는 몇 안 되는 국민의힘 의원 중 한 명”이라고 자부했다.

무엇보다 그는 ‘수도권 원내대표론’을 앞세워 표심 잡기에 주력했다. ‘영남권’이 주를 이룬 당 지도부 내에서 수도권 중진인 자신이 나설 경우 ‘지역적 균형’이 맞다는 논리를 내세웠다. 수도권에서만 4번 승리를 거둔 정치 이력도 자신감의 배경이다. 이를 통해 내년 총선 승부처인 수도권 승리에 일조할 수 있다는 것이다. 김 의원은 “수도권에서 바람몰이의 선봉이 되겠다”고 말했다.

총선 승리를 위해 당 지도부와 원내 지도부가 유기적인 협력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는 데 윤 의원 역시 공감했다. 다만 TK(대구‧경북)를 기반으로 한 윤 의원은 김 의원이 내세운 ‘수도권 원내대표론’에 대해선 일축했다. 지난 21대 총선 당시 안양 동안을을 지역구로 둔 심재철 전 의원이 원내대표를 맡았음에도 참패한 전례를 떠올렸다. 윤 의원은 “유권자가 원내대표가 어느 지역 출신인지를 보고 투표장에서 투표한다고 생각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지역과 무관하게 역량 있는 사람이 필요하다는 점에 힘을 실었다. 지난 20대 국회 당시 원내수석부대표를 맡으며 ‘드루킹 특검’ 등을 추진했던 굵직한 성과를 내세웠다. 대통령 선거 상황실장을 역임하며 선거 경험을 쌓은 경력도 부각했다. 윤 의원은 “이번 원내대표는 협상 경험과 선거 경험을 두루 갖춘 원내대표가 적임자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 중도층 잡기에 한목소리

원내대표의 ‘자질’을 두고 이견을 보였지만, 당을 이끌 큰 그림에 대해선 두 후보 모두 비슷한 견해다. 특히 친윤계 지도부가 들어서면서 강화된 ‘당정일치’가 오히려 여권 지지율 하락으로 이어져 ‘한계’에 봉착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것과 관련해 20‧30세대 및 중도층의 지지 회복을 우선 과제로 꼽았다.

김 의원은 “미래 세대에게 필요한 부분과 약자들에게 필요한 부분을 핀셋 맞춤형 지원이 필요하다”며 “희망을 줄 수 있는 정책을 많이 만들어 내겠다”고 말했다. 윤 의원도 “어렵고 소외된 분들과 MZ 세대들을 상대로 진정성 있게 1년 동안 정책을 개발하고 현장을 찾아가고 소통하는 노력을 해야 마음을 돌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원내 모든 협상, 정책, 입법, 예산까지도 거기에 방향을 맞춰 원내 전략을 관리하겠다”고 말했다.

이런 맥락에서 최근 김재원 최고위원의 실언 등으로 촉발된 ‘극우 논란’에 대해서도 적극 신경 써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김 의원은 “이런 일이 지속적으로 반복되는 건 우리 당으로서 분명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제가 원내대표가 되면 최소한 원내에선 그런 말이 안 나오도록 확실히 하겠다”고 말했다. 윤 의원은 “중도층 민심과 다른 이야기들이 당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대단히 크다”며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의원님들과 소통하고 공감을 얻어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두 후보 모두 분명한 장단점이 있는 만큼 유권자인 의원들의 고심은 끝까지 이어질 것이란 분위기다. 국민의힘 한 의원은 <시사위크>와 통화에서 “지역적으로 보면 김 의원이 유리한 면도 있고, 원내대표가 쉬운 자리가 아니라는 점에서 원내 수석 등 경험이 중요한 데 그런 면에선 윤 의원이 좀 유리한 면이 있다”며 “형세는 좀 팽팽할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국민의힘은 오는 7일 의원총회를 열고 새로운 원내대표를 선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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