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5월 2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집무실에서 단독환담을 하고 있다. / 뉴시스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5월 2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집무실에서 단독환담을 하고 있다. / 뉴시스

시사위크=권신구 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미국 국빈 방문을 두고 여야가 상반된 반응을 보였다. 국민의힘은 이번 대통령의 방미가 한미동맹을 강화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치켜세운 반면, 야당에서는 ‘우려’가 역력하다. 대일 외교를 비롯해 연일 외교 논란이 불거진 것이 이번 방미 과정에서도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윤 대통령은 24일부터 오는 30일까지 5박 7일 일정으로 미국을 방문한다. 한미동맹 70주년을 맞아 12년 만에 성사된 국빈 방문을 두고 국민의힘은 강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번 방미는 지난 70년간 축적된 한미동맹의 성과를 축적하고 미래 동맹의 청사진과 발전 방향에 대해 심도 있게 논의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며 “날로 높아지는 북핵 위협과 공급망 위기에 맞서 양 동맹을 획기적으로 업그레이드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방문에서 대규모 경제사절단이 함께하기로 한 것도 여당의 기대감을 높이는 이유다. 대기업을 비롯해 중견‧중소기업, 경제단체 및 공기업 수장 등 총 122명의 경제사절단이 이번 순방에 합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표는 “한미동맹은 이미 안보동맹을 넘어 경제와 기술동맹으로까지 확장된 만큼, 대한민국 1호 영업사원 윤 대통령께서 정상외교를 통해 경제적 국익도 잘 챙겨주실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여당이 이번 회동에 큰 기대감을 드러내는 것과는 달리 민주당과 정의당에서는 걱정스러운 분위기가 새어 나온다. 그간 미국 중앙정보국(CIA)의 대통령실 도청 의혹 논란 등 해결되지 않은 문제에 대한 명확한 매듭을 지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이날 회의에서 “친구가 아니면 적이라는 이분법적 외교로 외교전에 나서선 안 된다”며 “국익을 우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혹독한 실패로 끝난 일본 외교를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 역시 “사실로 드러나고 있는 미국 도청 의혹으로 우리 국민의 자존심은 깊은 상처를 입었다”며 “도청 의혹을 미국에 강력 항의하고 재발 방지 약속을 반드시 받아와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포탄 등 우크라이나에 대한 전쟁 무기 지원 불가 원칙 천명을 통해 순방 전 부적절 언급으로 점화된 우크라이나 군사 지원 리스크 역시 반드시 해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국민의 불안과 우려를 불식시키고 결실을 맺기 위해서는 보다 치밀한 외교 노력이 필요하다”며 “국익을 최우선으로 한 당당한 외교를 펼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정미 정의당 대표도 이날 상무위원회 발언에서 “반복된 참사로 귀결된 윤 대통령의 외교 순방으로 이번 회담 역시 우려만 앞선다”며 “미국에 따질 것은 따지고 요구할 것은 요구하는 당당한 외교로 국익과 평화를 수호하는 대통령으로서의 면모를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주변국들의 외교 공학에 장단이나 맞추고 올 생각 마시라”며 “국빈 대접을 받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주권 국가의 대접을 받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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