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을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6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열린 국빈만찬을 마친 뒤 무대에 올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함께 밝게 웃고 있다. / 뉴시스
미국을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6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열린 국빈만찬을 마친 뒤 무대에 올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함께 밝게 웃고 있다. / 뉴시스

시사위크=권신구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달 30일 5박 7일간 방미 일정을 마치고 귀국한 가운데 여야가 이번 한미 정상회담의 ‘성과’를 두고 엇갈린 평가를 내놨다. 국민의힘이 “양국 관계의 새로운 이정표를 수립하는 계기가 됐다"고 자평한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대국민 사기 외교”라고 비판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1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번 방미에서 워싱턴 선언, 윤석열 대통령의 상‧하원 합동 연설 등을 통해 북핵 위협에 대한 대응, 자유민주주의 가치 동맹, 경제산업 협력 확대 등 양국 관계의 새로운 이정표를 수립하는 계기를 마련하는 최대성과를 거뒀다”고 평가했다. 

김 대표는 “워싱턴 선언은 한미상호방위조약에 핵을 포함해 업그레이드한 ‘제2의 한미상호방위조약’”이라며 “양국은 핵 협의그룹을 설치해 우리나라가 핵 운용에 대한 발언권을 가질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함으로써 북핵 대응에 특화된 확장억제력을 대폭 강화했다”고 말했다. 이어 “나토(NATO)와 같은 다수 국가가 참여한 것이 아닌 개별 국가와 문서로 맺는 건 대한민국이 유일한 사례”라며 “향후 대한민국의 새로운 도약과 성장에 커다란 담보가 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도 이날 회의에서 “어떤 의미에서는 우리의 자체 핵무장보다 더 큰 이익이 될 것”이라며 “한미 양국 사이에 신뢰가 형성돼 있고 이 신뢰를 훨씬 강화한 것이 윤 대통령의 국빈 방문의 또 다른 성과”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김 대표는 “긴밀한 한미일 삼각공조를 확인했으며 여기에는 한일관계 정상화를 위한 윤 대통령의 결단이 큰 역할을 했다고 본다”고 말했다. 또한 윤 대통령의 방미가 프랑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에 이어 미국의 두 번째 ‘국빈 방문’ 형식이었다는 점 등을 근거로 “국제적 위상을 한층 높이는 계기가 됐다”고 부연했다. 59억 달러 규모의 투자유치 등에 대해서도 “경제적 측면의 가시적 성과”라고 치켜세웠다.

반면 민주당은 이러한 여권의 평가를 “자기 마취와 과대평가”라고 쏘아붙였다. 권칠승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전날 논평에서 “정상회담 직후 우리 정부가 ‘사실상 핵 공유’라고 하자 미국 측에서 단박에 ‘아니’라고 반박했다”며 “실제 핵을 소유한 미국이 아니라는데 대한민국이 미국의 핵을 공유한다고 주장하는 게 말이나 되나”라고 비꼬았다. 이어 “워싱턴 선언이 나토보다 실효성이 있다는 윤 대통령의 주장도 과대포장으로 여론을 호도한 것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야당 간사를 맡고 있는 이재정 민주당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이익을 위한 여러 양보나 진지한 고민들이 미국 측에 없었고 그걸 얻어내지 못했던 외교의 실패”라고 지적했다. 김민석 민주당 정책위의장도 이날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정부에서 얘기했던 핵 공유가 목표였다면 실패한 것이고 아메리칸 파이가 목표였다면 성공한 것으로 봐야 한다”고 비꼬았다.

이러한 민주당의 정상회담 비판에 대해 김기현 대표는 “무조건적 흠집 내기, 트집 잡기에만 여념 없는 모습”이라며 “자신들의 집권 시절 굴종 외교는 까맣게 잊고 제 살 깎아 먹기인 줄 알면서 오로지 비난에만 혈안이 된 민주당은 갈수록 그 언행이 금도를 넘고 있다”고 쏘아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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