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랜드가 공석인 부사장 선임 절차를 진행 중인 가운데, 전직 경찰 간부 출신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 강원랜드
강원랜드가 공석인 부사장 선임 절차를 진행 중인 가운데, 전직 경찰 간부 출신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 강원랜드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낙하산 잔혹사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카지노 공기업 강원랜드가 ‘불편한 동거’에 직면하게 될지 주목된다. 문재인 정부 시절 선임된 사장이 자리를 지키고 있는 가운데, 윤석열 대통령 지지선언을 했던 경찰 출신 인사가 부사장 후보로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 윤석열 대통령 지지선언한 경찰 간부 출신… ‘부사장 유력’

강원랜드는 여러 공기업 및 공공기관 중에서도 낙하산 잔혹사를 거듭하는 대표적인 곳 중 하나로 꼽힌다. 역대 사장, 특히 이명박 정부 이후 사장 자리를 거쳐 간 인물들은 대부분 정권과 선이 닿아 있었다. 비리로 임기를 마치지 못하거나 출마를 위해 물러나는 일도 있었다.

현직인 이삼걸 사장도 마찬가지다. 행정안전부 제2차관을 지내는 등 관료 출신인 그는 2014년 첫 출마를 시작으로 줄곧 정치권을 노크해온 바 있다. 처음엔 현재 여당인 국민의힘 계열의 정당에서 활동했으나 이후 더불어민주당으로 진영을 옮겼고, 2018년 지방선거와 2020년 총선에 모두 출마했다. 다만 ‘보수 텃밭’인 안동지역에서 늘 고배를 마셔왔다. 

그런 그는 2021년 4월 낙하산 논란 속에 강원랜드 사장으로 취임했고, 지난해에는 자신의 지역구였던 안동 지역에 보낸 명절 선물이 뒷말을 낳기도 했다.

뿐만 아니다. 강원랜드의 오정훈 상생경영본부장(상임이사)과 이상진 비상임이사도 더불어민주당 및 그 전신에 몸담은 경력이 있다.

그런데 최근 강원랜드의 ‘불편한 동거’가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공석인 부사장 자리에 또 다시 낙하산 꼬리표에서 자유롭지 않은 인물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는 것이다.

강원랜드는 지난해 심규호 전 부사장이 건강상의 이유로 물러나며 부사장 자리가 공석이 된 바 있다. 심규호 전 부사장 역시 강원지역을 기반으로 하는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들의 보좌관을 지낸 바 있어 낙하산 꼬리표가 붙은 인물이었다. 이에 강원랜드는 지난 3월 공모에 돌입하며 후임 인선에 착수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10여명이 지원한 강원랜드 부사장 공모는 최종 후보가 2명으로 압축된 상태다. 그중에서도 이성규 전 서울경찰청장이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이성규 전 서울청장은 이명박 정부 시절이던 2010년 서울청장으로 임명된 바 있다. 경찰 생활을 마친 뒤에는 2020년 국민의힘 자치특보단장에 임명됐고, 2021년엔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 캠프에서 자치경찰위원장을 맡기도 했다. 

특히 지난 대선 국면에서는 다른 경찰 간부 출신들과 함께 윤석열 대통령 지지선언에 나섰다. 당시 이들은 문재인 정부를 향해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훼손을 끊임없이 시도하고 있으며, 친북 친중 노선을 넘어 반미로 한미동맹을 약화시키는 등 자유민주주의가 심각한 위기에 처한 상황을 만들었다”고 비판하는 한편 “전직 경찰 고위직 간부였던 우리 일동은 자유민주주의 수호와 안보 의지를 공약하고 있는 윤석열 후보에 대한 깊은 신뢰를 보내는 바이다”라고 밝혔다.

또한 “윤석열 후보의 대선 승리를 위해 나라 지킴이 차원에서 최선을 다할 것임을 다짐하면서, 향후 100만 퇴직 경찰관들의 윤석열 후보 지지 동참을 이끌어 낼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이성규 전 서울청장은 이러한 지지선언에 가장 먼저 이름을 올린 바 있다.

만약 이성규 전 서울청장이 부사장으로 최종 임명될 경우, 강원랜드는 전 정권과 현 정권의 낙하산 논란 인물이 공존하는 상황을 맞게 될 전망이다. 이삼걸 사장의 임기는 내년 4월까지로 아직 1년 가까이 남아있다.

물론 강원랜드의 ‘불편한 동거’는 이미 현재진행형이기도 하다. 국민의힘 소속으로 시의원을 지내고 총선 비례대표로 출마하는 등 활발한 행보를 이어온 권순영 국민의힘 고양갑 당협위원장이 지난해 말 강원랜드의 선임비상임이사 및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돼 활동 중이다.

한편, 강원랜드의 부사장 선임 절차는 이달 중, 늦어도 상반기 내에는 최종 마무리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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