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기간 비어있던 강원랜드 부사장 자리에 대통령실 출신 인사가 내정된 것으로 전해졌다. / 강원랜드
오랜 기간 비어있던 강원랜드 부사장 자리에 대통령실 출신 인사가 내정된 것으로 전해졌다. / 강원랜드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낙하산 잔혹사’가 끊이지 않고 있는 강원랜드의 ‘불편한 동거’가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전 정권에서 낙하산 논란 속에 취임한 사장이 자리를 지키고 있는 가운데, 오랜 시간 공석이었던 부사장 자리에 현 정권의 낙하산 인사가 투입될 전망이다.

공직자윤리위원회가 지난 2일 발표한 ‘2023년 10월 퇴직공직자 취업심사 결과 공개’에 따르면, 대통령비서실 출신 인사의 강원랜드 부사장 취업에 대해 ‘취업가능’ 결정이 내려졌다. 해당 인사는 최철규 전 대통령실 국민통합비서관이다. 최철규 전 비서관은 지난해 5월부터 올해 6월까지 대통령실에 재직했다.

현 정부 대통령실 출신인 점과 그간 경력 등에 비춰볼 때 ‘낙하산’ 논란은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강원랜드가 위치한 강원도 정선 출신이긴 하지만, 언론 전공자인 점과 정치권에서의 경력 등이 두드러져서다. 그는 이명박 정부에서 사회통합위원회 대외협력팀장과 국민대통합위원회 소통공감부장 등을 맡았고, 제20대 대선에선 직능총괄본부 종합상황실장을 맡은 바 있다. 최근에는 총선 출마 가능성에도 무게가 실렸다.

이로써 강원랜드는 낙하산 논란 인사들끼리의 불편한 동거가 한층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정부 시절 임명된 이삼걸 강원랜드 사장도 정치권 출신 인사로 낙하산 논란을 피하지 못했다. 국회의원 등에 당선된 적은 없지만, 현 야당의 험지에서 여러 차례 출마해온 인물이다.

낙하산 꼬리표를 달고 강원랜드에 재직 중인 인사는 이삼걸 사장만이 아니다. 문재인 정부 시절은 물론 현 정부 들어 취임한 상임·비상임이사들 중 낙하산 지적을 받는 인물들이 적지 않다.

여기에 상당한 입지를 자랑하는 부사장까지 현 정부 대통령실 출신 인사로 채워지면서 강원랜드 내부는 한층 더 뒤숭숭해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앞서 정권 교체 이후 여러 논란에 휩싸여온 이삼걸 사장이 반년도 채 남지 않은 임기 동안 대내외 리더십을 유지할 수 있을지 물음표가 제기된다.

한편, 강원랜드 부사장 자리는 지난해 12월 전임 부사장이 사임한 이후 1년 가까이 공석이었다. 올해 상반기 한 차례 선임 절차가 진행됐으나 최종 후보자들이 부적격 판정을 받아 무산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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