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등 지도부가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 뉴시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등 지도부가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 뉴시스

시사위크=서예진 기자  ‘김남국 코인 논란’으로 수세에 몰린 더불어민주당이 국면을 전환하기 위해 이슈 파이팅에 나섰다.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를 반대하며 장외 집회도 독려하고, 조명희 국민의힘 의원에게 제기된 의혹을 언급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기대하던 효과는 거두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1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조 의원을 언급하며 “국회의원이 직무를 이용해 사적 이익을 도모한 게 사실이면 엄정하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점에는 예외가 있을 수 없다. 조 의원 건에도 관심이 필요하지 않나 싶다”고 말했다. 

앞서 ‘뉴스타파’는 조 의원이 국회 입성 후 일가족이 주식의 95%를 보유하고 있는 회사를 홍보하는 등 이해충돌이 의심될 만한 행동을 했다고 보도했다. 지난 2021년 6월 조 의원이 자신이 주최한 세미나에서 해당 회사의 기술을 홍보했다는 것이다. 보도에 따르면 이후 국회 예산결산특위에서 같은당 동료 의원이 관련 예산을 요청하자, 조 의원의 가족회사가 해당 용역을 따냈다고 한다. 

장경태 최고위원이 회의에서 “국민의힘이 제 눈의 들보를 어떻게 처리할지 지켜보겠다”고 먼저 언급했고, 이 대표는 지도부의 발언이 모두 끝난 후에 “조 의원 건에도 관심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의 발언은 ‘여야, 혹은 진영을 가리지 않고 직무를 이용해 사적 이익을 취했으면 책임져야 한다’는 뜻으로, 정치권에서는 무소속 김남국 의원의 ‘코인 보유 논란’에 대한 국면 전환 시도로 해석했다. 

이 뿐만이 아니다. 민주당은 후쿠시마 오염수와 관련해 지속적으로 공세를 펴고 있다.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대표는 후쿠시마 오염수 시찰단과 관련해 “정부는 오염수를 검증하겠다는 것인지, 구경하겠다는 것인지 분명히 밝혀야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박찬대 최고위원은 “안전성 검증 권한이 전혀 없는 허수아비 시찰단을 보내지 않겠다고 통보하라”고 주장했다. 

서영교 최고위원도 “‘이제는 식수로 마셔도 된다’는 이야기를 국민의힘이 하겠다면, 일본이 식수로 마시고 일본 땅에 묻어놓고 처리하면 되는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장 최고위원은 “(국민의힘은) ‘후쿠시마 오염 처리수 1리터가 있다면 마실 수 있다’던 해외 교수 초청 간담회를 여는데, 차라리 국민의힘 의원들이 오염수 시음행사라도 하라”고 날을 세웠다. 

◇ ‘이슈 파이팅’에도 시선 분산 효과 낮아

이에 더해 민주당은 오는 20일 ‘일본 방사성 오염수 해양투기 저지 전국 행동의날’ 장외 집회에도 나설 예정이다. 이 대표는 전날 자신의 SNS에 “대일굴욕외교가 국민의 밥상까지 위협하고 있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마저 일본에 퍼주겠다는 망국적 오판, 민주당이 국민과 함께 바로잡겠다”며 장외 집회 홍보에 나섰다. 

이 집회는 당 차원에서 참여할 계획도 있었다. 당초 민주당은 환경운동연합 등 시민단체와 집회 공동 주최로 이름을 올렸지만, 지난 17일 주최측에서 빠졌다. 여기에 당대표, 지도부, 시·도당위원장, 국회의원, 지역위원장, 지역위원회 당원 등 총동원하려 했으나, 개별 참석으로 변경했다. ‘김남국 코인 논란’의 시선을 돌리기 위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 때문에 참여 수위를 낮춘 것으로 풀이된다. 

이외에도 민주당은 ‘5·18 정신 헌법 전문 수록’을 위한 ‘원포인트 개헌’도 꺼냈지만, 대통령실로부터 “국면전환용 꼼수”라는 비난을 당했다. 김남국 의원에 대한 국회 윤리특별위원회 제소, 국회의원 전수조사를 꺼내들어도 여당을 중심으로 김 의원의 사퇴, 제명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등 별다른 효과를 보지 못하는 모양새다. 

결국 김 의원이 자진탈당 했음에도 이 대표와 민주당의 책임론은 계속 이어지고 있어 시선 분산이 잘 이뤄지지 못한 상황으로 보인다. 민주당이 윤석열 정부의 실정을 지적하더라도 큰 반향을 얻지 못하는 것이다. 

정치권 관계자는 “윤석열 정부 1년간 정치가 실종되며 각종 논란을 중심으로 정국이 진행됐고, 긴 시간 이어지는 갈등 구도 속에서 국민이 피로감을 느낀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결국 이슈 파이팅의 프레임이 정쟁에서 민생과 경제로 옮겨가는 시점까지 민주당의 이슈 선점 노력은 큰 효과를 보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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